스스로 표현하는 능력과 자세를 갖춘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교육제도의 하나로 검토될 좋은 소재이다.
프랑스 고등학생은 고등학교 3학년 1년동안 필수 과목으로 철학을 배우며 매주 4시간씩 수업을 받는다. 수업에서 철학적인 주제나 개념에 대해 배우는 한편 디세르타시옹(소논문)이나 텍스트 논평에 답하는 방식을 배운다. 따라서 한문장으로 이루어진 문제의 배후에는 1년동안 받은 교육의 성과를 보여 달라는 요구가 숨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입 논술과 비교할 수 있다.
바칼로레아 시험의 종류는 3가지 이다. 보통바칼로레아, 기술바칼로레아, 직업바칼로레아이다. 대부분의 대학진학자는 보통바칼로레아를 취득한다. 시험은 6일간에 걸쳐 시행하며 긴 과목은 5시간, 짤운과목이라도 2시간이나 걸리는 무거운 과정이다.
바칼로레아 철학시험은 1년동안의 학습성과를 평가하는 시험이며 질문에 대해 임기응변을 활용한 대답이나 글쓰는 재능을 평가하지 않는다. 디세르타시옹 풀이법에 따른 사고의 틀에 맞게 답해야 한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철학교육의 목적은 '의문을 품고,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배려심과 분별력, 자립적인 사고'를 키우는 것이다. 철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생각하는 자유'를 획득하고,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다. 생각하는 힘을 익히고 표현력을 기르고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무기가 되는 논리적 사고력, 표현력을 배우는 것이다.
디세르타시옹의 구성요소는 도입-> 전개 -> 결론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평가도 첫째, 문제분석에서 문제 문장의 용어. 개념을 정의하고 분석했는지, 문제에 대해 가능한 답을 열거 했는지, 문제를 복수의 질문으로 변환시켜 무엇을 논의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밝혔는가를 평가한다.
둘째, 구성이 도입-> 전개-> 결론의 과정을 거쳐 작성되었는지, 각 부분에 필요한 내용이 서술 되었는지 평가한다.
세번째, 철학적 논거를 활용하여 의견의 당위성을 높였는지 평가한다. 이때 인용한 철학자와 인용된 내용을 정확하게 암기하고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다. 결국 문제분석 -> 논의구성 -> 인용을 통한 답안이 훌륭한 답안이 된다.
소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전개부분인데 긍정과 부정의 입장과 더불어 제3의 의견도 검토되고 이것은 정반합이라는 변증법적 구성을 나타내게 되어 소논문의 완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시험시간이 4시간이나 되는 철학시험에서 문제분석에서 구성안 작성까지 1시간30분에서 2시간정도를 소요한다고 한다. 사고의 틀을 활용한 소논문 작성법을 정리해보면
1. 문제의 주제를 분해한다
2. 문제의 형태를 분해한다
3. 문제에 '예', '아니오'로 대답한다
4. 문제를 질문의 집합으로 변환한다 ; 정.반.합 결론 도출.
5. 구성안을 만든다.
도입에서는 문제분해 결과를 토대로 어떤 논의를 해 갈지 예고한다. 전개에서는 '에', '아니오', 그리고 제3의 입장의 논거를 밝히면서 질문을 통해 각 부분의 관계성을 만들며 논의를 진행해 나간다. 이때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입장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결론 부분에서는 전개에서 논의한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문제에 답한다.
6. 소논문을 쓴다.
소논문은 읽기 쉬운 글자로 답안을 작성해야 하며 문법오류나 오탈자가 적어야 한다. 이처럼 문제분석부터 사고를 언어화 하기까지 일련의 방법이 넓 은 의미에서 사고의 틀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 틀은 단순한 시험요령을 넘어 사회생활이나 업무등의 다양한 방면에서 유효하게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