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세상 도도하게 양심을 내세우며 파렴치와 비윤리에 맞서온 이태하 변호사에 대한 대단한 기대가 목마르게 차올랐다.
적어도 1권에서 계류된 사건들을 철저하게 승리로 이끌어내고 돈으로 모든 악행을 저지르던 사람들이 저지른 악행에 걸맞게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 내용을 2권에서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는기대로 끝난 느낌이다.
2권에서는 돈으로 온갖 부당한 행세와 권력을 휘두르던 못마땅했던 사람들이 그들의 욕심 채우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 그들의 돈줄을 서서히 옥죄어 돈을 사라지게 하고 마침내 욕심의 대부분을 채우지 못하고 정의에 굴복하거나 스스로 망해버리는결말을 이끌어 내기는 했다. 하지만 그 뒷맛은 씁쓸하기 짝이 없다. 돈에 지배를받던 사람들이 더많은 돈을 갈망하다가 폭망하여 자살을 택하는 사람, 죽을때까지 쓰고도 남을 전재산을 자기가 키우던 개에게 물려 주겠다던 반신불수의 인간본분 망각, 홀로된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길까 재혼을 반대하는 자식들, 건물임대료를 한순간에 4배나 올려 달라고 하던 사람의 횡포, 돈을 수단으로 자신의 무식을 합리화 하려던 재벌2세의 우격다짐들이 그들의 의지대로 되지 않고 불행의 결과를 맞이하는 것이 마냥 통쾌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불공정에 대한 법의 처분은 너무 가벼웠디 때문이다.
한 때 운동권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군벌독재가 물러나면서 대거 정치권에 득세를 하였고 국민들은 그들에게 무한한 신뢰와 기대를 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권에 널린 기득권층의 부조리에 순식간에 물들었고 변절을 일삼았다. 그리고 정절을 지키는 몇몇 사람들을 사회부적응자, 다혈질, 고집불통, 이상성격, 독불장군, 안하무인, 미숙아라를 말로 매도하였다. 그들은 권력을 좇아 당을 가리지 않았고 변절은 그칠 줄 몰랐다. 국가가 혹은 정치가가 나서서 난국을 헤쳐나가기에는 너무도 심각한 곯병이 들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