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성두
식물집사, 식물이야기를 글로 쓰다가 생명과 섭리, 그리고 소망, 소명에 대해 관심을 두고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800년대 중반인 구한말부터 1900년대 후반까지의 3대에 걸친 여인들의 이야기를 마지막 여인인 유화의 시각에서 집필하였다. 시간대의 폭이 넓은 만큼 시대적 대형 사건사고도 많았고 그러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살며 사랑하며 배우는 가족사의 형식으로 전개 된다. 사건사고가 많으니 책을 읽으면서 긴박감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이끌어 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사건의 전개와 해결의 과정들이 연결되어 있어 내용의 이해가 쉽다.
간고등어 간잽이 엄마와 옹기상인 아버지를 둔 성원은 옹기를 만드는 초향의 집으로 옹기를 사러 오가다 초향에 반해 결혼을 하게 해달라고 아버지와 초향의 어머니에게 간청하게 되는데 문제는 성원은 무신론자였고 초향은 예수쟁이라는 이름으로 박해를 당하던 시기여서 은둔지에 숨어 지내던 천주교 신자였기에 간잽이 마당댁은 아들 신세 걱정에, 초향의 부모는 이교도와의 결혼 불허라는 교리를 어길 수 없어 허락되지 않았던데서 비롯 되었다. 초향을 흠모하던 성원의 고집을 이기지 못하여 마침내 신자가 된다는 조건부 성혼이 되고 혼인날이 다가오던 중 성원의 어미 마당댁은 당시 이교도라고 불문체포령이 떨어진 초향네와 그곳에 숨어지내던 신도들을 고발하여 체포되고 죽임을 당하게하였다. 이러한 사실도 모른 채 초향은 군졸들의 포위망을 뚫고 성원네로 도피하여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받던 초향의 부모가 처형까지 당하게 되었고 그 시신이라도 수습하려던 중 이렇게 부모가 체포되어 처형까지 된 모든 원인이 시어머니인 간잽이 마당댁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게 된 초향은 마침 임신 중이던 원의 아이의 유산과 함께 성원을 떠나게 된다.
시댁인 최성원의 집을 떠나 무작정 부모님의 고향인 청송을 향해 길을걷다가 죽음의 문턱에서 구사일생 옹기쟁이 박춤삼에 의해 목숨을 건지게 된다. 초향의 손에서 놓지 않고 쥐고 있던 십자가를 보고 박춘삼은 심각함을 즉시 이해 하였고 초향의 원대로 별처를 마련하여 외부인에 알려지지 않도록 장장 14년이라는 세월동안 지극정성으로 부양을 하고 다시한번 초향을 동사의 문턱에서 구해내는 은덕을 베풀게 된다. 첫번째 신랑에 원에 대한 의무감과 교리의 준수라는 굴레에서 고민하던 초향은 마침내 두번씩이나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춘삼에 몸을 열게 되고 혼인하여 송이를 낳는다. 춘삼은 초향의 신심에 감동하게 되어 스스로 천주교를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아 온전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밀고나가려 한다. 초향의 산약재에 대한 풍부한 지식은 옹기쟁이 춘삼의 새로운 사업영역을 자극하여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가기도 하였으나 약재상인연합이라는 세력의 잇권싸움에 말려 벌금까지 내고는 다시 옹기쟁이로 살게 되었다. 이미 고령이 된 춘삼은 늘어난 가족의 부양이 점점 힘들어졌고 지병도 얻게 되어 삶은 다시 고난의 기로에 빠졌다.
며느리를 떠나보낸 의리의 시아버지 최서봉은 약재상인연합의 고발서류에서 초향의 거처를 확인하였으나 나서지 못하고 초향을 찾아 전국을 거렁뱅이처럼 떠돌다 호열자에 걸려 죽음을 눈앞에 둔 자식을 보고 또 마당댁이 중풍이 들어 죽을날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자 마음을 바꾸어 환자 원을 동행하여 초향을 찾아가게 된다. .초향은 성원이 약혼식때 했던 약속을 지켜줬다고 확인해준다.
"세상 끝날 때 까지 미카엘은 베스티나를 사랑할 것을 천주님깨 맹세 합니다"
초향은 성원의 임종을 받아들이고 장례식을 치루고 마침내 지난했던 의무의 고리를 끊었다. 하지만 성원은 그녀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부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