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집으로 65편의 시가 들어 있다. 시인은 문단에 등단한 적이 없어 이 유고집은 아들에 의해 출간되었다.
시의 주제는 대부분 님에 대한 간절한 사랑과 만나지 못함에 대한 애석함이 담겨 있다. 밤 달빛이나 별빛을 받고 혹시라도 님이 오시려나 안절부절 기다리는 마음이 애틋하게 표현 되었다.
<님이오시는지>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
달빛 먼 길 님이 오시는가
갈숲에 이는 바람 그대 발자췰까
흐르는 물소리 님의 노래인가
내 맘은 외로워 한없이 뻐돌고
새벽이 오려는지 바람만 차오네
백합화 꿈꾸는 들녘을 지나
달빛 먼 길 내 님이 오시는가
풀물에 베인 치마 끌고 오는 소리
꽃향기 헤치고 님이 오시는가
내 맘은 떨리어 끝없이 헤메고
새벽이 오려는지 바람이 이네]
바람이이네
밤을 새면서 꼬박 밖에서 들리는 소리와 냄새와 바람의 스침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님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님은 올수 없는곳에 게시기에 마음만 부산스러울 뿐이다.세월이 가고 시간이 지나면 그리움이 줄어드리라 기대 했지만 님의 자취와 추억은 혼의물결 비치는 별로 더욱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봄이 와 새로운 생명과 기쁨이 세상에 차오를때에도 시인은 싸늘한 가을의 기분이었다. 때로는 이승의 시간이 무한의 사후시간에 비추어 한순간에 불과하니 그를 위안으로 살아가려고 하였다.
<죽음과 삶>
그곳에 가 본 이가 누구인가
너와 나 아무 누구도 거기에 가 본 사람은 없다
그러나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한 사람도
거기에 가는 것을 거역하거나 더욱 지체시킬 수 없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다.
우리들의 삶은
피었다 스러지는 구름의 한순간
절대 무한의 그곳으로 가는 행력 속에
끼어들이 전 어느 한 순간에 불과하다.
저자는 종종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 하였다. 무덤이나 옛날에살던 집에 가서 옛날의아버지를 추억하며 살아 계실 적에 살뜰히 뫼시지 못했음을 후회하기도 한다.
나무와 꽃과 새와 같은 자연속의 생명체와 하늘과 땅과 서로 어울려 영향을 미치고 순환하는 모습에 인생의 관계와 삶의 순환을 견주어 노래 하였다.
시는 용어나 문체가 간결하고 압축되거나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경우가 많아 쉽게 읽혀지지 않는 특징이 있는데 이 시는 산문처럼 풀어 써서 읽기가 편하다.
시인이 어떤 감성을 이야기 하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좋은 글이 갖추어야 할 요소 중 하나가 가독성일 것이다. 이 책이 쉽게 익혀지고 의미의 이해가 용이하니 가독성이 좋다고 할 것이다.
시인이 살았던 시기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큰 변곡점이 있던 시기였기에삶이 녹록치 않았음을 시의 요소요소에서 많이 느껴볼 수 있다.
자연속에 깃들어 살면서 아름다운 꿈을 꾸는 희망을 노래하였던 시인은 자연주의 상상가였나보다.
<나무와 별>
나는 한그루 나무요
당신은 내게 깃들은 한 마리 새였소.
태양은 이 나무에 따뜻한 빛을
보내왔고
맑고 시원한 바람은
당신과 나를 즐거운 노래와
아름다운 꿈을 갖게 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