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의 햇빛 일기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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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위로가 필요한 아픈 이들을 위하여

'오늘도 조용히 그 자리에서 피어나느라고 수고했어요"


이해인 수녀(클라우디아·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게는 1968년에 첫 서원을, 1976년에 종신서원을 하였다. 첫시집 『민들에의 영토』를 펴낸 이래 수도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기도와 시로써 따뜻한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2008년 암이 발병된 이후 아픔, 고통, 이별을 많이 쓰면서 '위로시인', '치유시인'이란 칭호가 생겼다.

이 책 1부와 2부는 새로 쓴 시로엮었고 3부와 4부는 기존의 시로 구성 하였다. 새로운 시 대부분이 암과의 투병생활중에 씌여졌으며 자연을 소재로 한 글이 많다. 햇빛, 계절, 비, 새소리, 바람, 꽃밭, 노랑나비, 태풍, 흰구름, 숲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시인의 마음에 들어와 시가 되었다. 그와 더불어 아픔의 고통이 격심해지면서 고인이 된 친지, 가족, 친구, 선배에 대한 그리움이나 천국가는길, 꿈 등이 시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아픔 속에서도 조그마한 행복을 찾고 감사의 마음을 가지려 무던히 노력한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간식, 파김치, 얼음, 맛동산, 어묵 같은 것에서 감사와 행복을 찾을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하지만 많이 아플 때를 표현한 시에는 앉지도 못하고 눕지도 못하고 서있기도 힘들만큼 온몸에 통증이 느껴지는 그런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기도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였던 것처럼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받았다고 표현한다.

이모든 통증이 깊어질 때면 생과사의 기로에서 죽은이들을 회상하거나, 치매로 투병중인 선배수녀들을 떠올리거나 하였다.


저자 본인이 환자가 되면서 그동안 병문안가서 위로하던 입장에서 주의해야할 사항들을, 겉치레보다는 진실이 담긴 위로가 소중함을 많이 강조 하기도 하였다.

전반적인 내용이 쉬운말로 꾸밈 없이 소박한 언어로 쓰여져 쉽게 읽힌다. 직접 아프니 아픈사람의 속내를 알수 있어 감사하다고 하였다.공감 없는 위로와 지나친 관심마져 오히려 독이 된다고도 하였다.실제로 아무런 도움이 될수 없으면서 아는 척 하는 게 부질없고 무의미 하다고 절실히 느꼈다고도 하였다.그럼에도 아픔이는 외로움과 고독감에 빠져 있으니 찾아보고 함께 있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도 하였다. 아픈ㄴ이들을 통하여 그들의 이햐와 그들 사고의세상에 대한 지평의 확대가 자신이 할일-세상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에 대해 더 잘 알게 해주니 감사하다는 마음 , 그러한 마음이 한줄기 햇살과도 같다고 책의 제목이 햇빛일기이다.



나 자의 고통보다 다른사람의 고통을 덜어 주려는 마음은 전체 글을 관통하면서 계속 드러나는 데 당장 현실은 평생을 기도하며 살아온 저자마저 기도를 망각할 정도로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었다. 가끔은 건강한 사람들이 자신과 무관하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화가 치밀 정도로 보통 사람이다가 그 고통의 시간이 흘러 고통의 강도가 옅어지거나 약기운으로 마비되어 이성이 돌아오면 여지없이 약한 자신을 책망하며 신께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자신의 아픔을 견디어 나가는 과정이 다른이들의 아픔에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역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햇살'로 표현 한 것이다 암 투병 기간동안 쓴 글이어서 환자의 내면, 고통스러움을 견디어내느라 지쳐가는 인간다움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환자를 돌보고 있거나 본인이 환자이거나 아니면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이거나 꾸밈 없는 진실한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고통을 혼자 짊어지고 갈 필요는 없다. 때로는 약에 의지하면서 때로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화로 풀어내면서 그렇게 나누어 가지는 방법도 고통의 시간을 이겨 나가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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