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안개 거울
박종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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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비정상적인 흐름을 비판하기 위해 거울을 들이대는데 거울조차도 뿌옇게 안개가 끼어 있다.

제대로인 삶을 사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렇게 세상이 돌아간다.

주인공 홍단비는 남편이 주식으로 실패하고 생활비를 제대로 벌어오지 못하자 취업시장에 도전하여 빌딩의 미화원으로 일을 시작한다.

물론 그 전에도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일을 하기도 했지만 주책맞은 남자손님들의 불필요한 구애에 결국 일자리를 박차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렇게 소설은 성남의 모란과 성남동과 수지 광교를 무대로 사건의 흐름에 따라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이 연속극처럼 명명하며 진행 된다.

특이한 점은 다른 소설들이 대사 혹은 대화를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해 갔다면 이소설은 서술로 사건을 전개해가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대사에는 의성어가 들어가는 부분이 자주 등장하는데 실제 대사였다면 좀 어색한 의성어가 씌어졌다는 느낌이다.

안개거울이든 거울안개든 선명하지 못한 상황을 말하는 장면이다. 사람의 속을 제대로 볼수 없다는 점도 그렇고, 잠시 후의 미래 예측도 그렇고 무언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답답함이 소설 전체를 흐르고 있다.

통상적인 권선징악이라든가 개과천선이라든가 하는 내용이 아니라 그저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고 보인다.


소설의 대 반전은 수도권을 강타한 지진과 함께 순식간에 정돈이 된다. 이중인격자로 살던 소방관의 진면목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다희와 황미에 양다리를 걸치고도 모자라 호프집 여사장을 꼬드기던 소방관은 귀싸대기 세례를 받게 된다. 더이상 공무원으로 생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홍단비의 사랑은 퇴출당한 채광역와 다시 만나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어찌 되었든 세상은 제자리를 찾아 정돈하게 되고 흘러가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돈을 벌기 쉬운 일들로 음화제작및 유포라는 범죄를, 그리고 드라마에서의 히트를 달고 있는데 음화제작에는 서울대생이 꼭 끼어있다. 우리나라의 최고학부인 서울대를 굳이 범죄에 기용한 의도가 현실적 허울과 명분이 사실은 가장 추악한 진면목을 지닌 범죄집단이라는 것을 표현한 듯 하다.

작금의 정치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별법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이나라의법들이 그 얼마나 헛점과 사욕과 추태의 발로인지 밝히고 있다. 진실로 조속하게 갖추어져야할 법률은 국회에서 통과를 못하고 몇십년째 공중에 떠 있고 몇몇 이익집단의 이익을 위한 법률은 득달같이 하루만에 통과시켜버리는 우리 국회의 부조리를 <음화소지반포처단 특별법>과 <전국남녀도우미처단법>을 예로 들어 비판하였다.

물론 이러한 불합리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서민들-을 비롯하여 빌딩을 몇채씩 소유한 건물주에 이르기까지, 방송의 최 말단 신입 배우로부터 톱스타에 이르기까지 예외없이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아가도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총체적인 비극이다.

죄책감이나 명예의 실추가 두려워 자살하는 모습에서도 나약한 정신이 그대로 드러내어 비판하고 있다.

책을 다 일고 나면 나는 누구일까? 나의 진짜 인간성을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중 누구를 닮았을까? 진정한 욕구나 욕심, 성욕을 교묘히 감추고 그저 착하고 듬직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소방관 차철수는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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