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가 불과 7년전만해도 수십억원의 부채를 안고 도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모든 재산은 이미 채권단에 의해 산산히 조각나 버렸으며 살고 있던 집마져도 가구와 집기는 몽땅 압류표찰이 붙었고 집 또한 경매로 처분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회사의 대표와 부인은 아이들을 피신 시키고 둘이서 자살을 논의하기까지 이르렀다.
설상 가상으로 대표의 몸에 대장암말기라는 무서운 선고까지 내려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것을 회생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암진단보험금을 종잣돈으로 사업을 부활시키기로 한것이다. 기존의 사업은 이미 건질게 없어 깨긋히 포기하고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아이템으로 다시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사업 아이템은 기존의 아이템보다 설비와 인력 투입이 소규모인 기존 아이템을 만드는 전단계까지의 반제품을 제조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지방공장을 임차하고 중고기계를 고르고 골라 제2의창업을 하게 되었다.
기업운영은 말그대로 하루살이처럼 살았다. 원자재 공급은 기존 거래처의 지원과 협력하에 외상구매가 가능하였고 반제품을 출고와 동시에 결제받는 형태로 운영하였고 배달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물류시스템을 직접 운영하는 등 극한의 비용절감을 추구하였다. 그렇게 3년이 지나니 새업체의 신용도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자금융통의 숨통이 트기 시작 했다. 중진공 대출은 물론 은행의 대출이 순조로와지면서 원자재의 선결제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든 자재값이 급등하기 시작하였고 이는 국내조달품뿐 아니라 반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핵심소재인 PVB가격도 폭등하게 되었는데 이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이어서 물류대란까지 터지게되면서 하루에한번씩 단가가 인상될만큼 국내 재고량이 바닥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기존에 선결제 물량의 사전확보와 지속적인 한템포 앞선 구매로 원가경쟁력은 최고의 수준이 되었고 이때부터 새로운 거래처들이 거래를 트기 원하였으며 급기야 선결제 후출고라는 제조업체 사상 처음으로 우대를 받으며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코로나19 경제는 전세계적인 불황을 야기하였으나 우리회사만큼은 펄펄나는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그결과 부도 7년만인 올해 연간매출액은 당토 3배수준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매출기반인 굴지의 거래처가 100여곳이 더 늘어나는 쾌거를 달성하게 되었다.
이렇게 환골탈태하는 동안 내적 고민도 적지 않았다.
완제품 업체의 요구사항 증가 ( 클레임 및 납기의 단축, A/S의 무리한 요구), 과거사업 청산과정에서의 검찰, 법원출석, 몇몇 부실기업에 의한 미수금 증가, 생산인력부족에 따른 업무과중 증가, 새로운 거래처의 시스템 이해부족으로 발생하는 혼란등은 익숙했던 것과의 철저한 결별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많은 고통이 따랐다. 하지만 차츰 좋아지는 재무상황이나 회사의위상은 부도상태에서 이미 바닥을 경험했던 처지여서인지 그렇게 어려웠던 기억이 별로 없는 것 또한사실이다.
이 책에서 논하는 모든 내용이 담긴 기적과같은 성공을 이룬 경험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어 너무 공감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