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영
개인의 미시적 서사가 사회에 대한 증언으로 확장하는 이야기, 공적 주제가 한사람의 내밀한 삶으로 수렴하는이야기, 그리하여 불완전한 내가 불완전한 타자와 연결되는글 쓰기를 소망하는 논픽션 작가다.
이 책의 내용도 작가와 실제 삶을 같이한 작가의 엄마와 할머니 그리고 작가 자신으로 이어지는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실제 이야기를 회고하며 쓴 것이다. 서문에서 작가는 선언하였다.
"이글은 엄마에 대해 모름을 앎으로 바꾸기 위해시작 되었다"고
남존여비, 가부장제의 유교사상이 깊게 뿌리를 내린 조선시대와 일제식민지시절을 지나 6.25전쟁을 겪어내면서 남아선호주의는 더욱 강화 되었고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는 언감생심 입밖에 내지도 못할 정도로 정치와 사회 문화전반에 여성이 드러나는 일은 금기 시 되었던 시절에 작가의 엄마가 태어나 자라고 결혼을 하고 작가인 딸을 키우고 나이를 먹고 늙어가는 .엄마의 일대기를 회고 하고 그 사건에 대한 당시 작가의 행동과 가졌던 생각을 회고해보고 견해를 밝히는 내용이다. 더불어 작가의 가족간 내밀한 부분까지도 온전히 드러내어 기록하고 있어 책을 읽으며 조심스런 마음이 들기도 한다.
통상 엄마라는 이미지를 짚어보면 『놀라운 기적을 만드는 미라클모닝의 힘』 김프리 작가가 그렇게도 닮고싶지 않은 모습을 그려불 수 있다.
" 돈이 되는 지식이나 기술이 없으니 생활비를 벌어다 주는 남편의 말 한마디에 주눅들고, 아이들을 등교시킨 후엔 특별히 할일이 없으니 집에서 자거나 누워서 드라마만 보는 삶, 시어머니 전화 한통에 가슴 철렁함을 느끼며 명절과 김장철이면 시댁에 가서 영혼을 바쳐 일만 하는 삶. 마트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최저가 상품만 찾고, 외출 할 일이 없으니 같은 옷을 3~4일씩 입고, 피부는 푸석하고 항상 피곤해 보이며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몰라 아이들과 남편에게 무시당하는 존재"로 모성의 절대성, 무조건적인 사랑과 복종, 현모양처라는 허울에 갇힌 존재하지 않는 존재이다.
이 이미지는 어머니라는 한계를 넘어 여자라는 '족속'을 송두리째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작가는 이런 엄마가 되기 싫다고 선언했다.
즉, 이 책에서 엄마가 없다고 단언하는 것은 현실 어머니와는 무관하게 어머니라는 집단무의식인 '어머니 원형', '모성의 절대성'으로부터 자기 정체성과 대결하는 '어머니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나려는 투쟁이다. 더이상 나를 낳은 여자의 분신으로 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여성이 산업전선에 실질적으로 진출하게 된 후 여성에 관련된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기존 가부장제와 남성위주 체제의 유지를 꾀하고자 하였다고 보았다.
즉, 사회에서의 여성의 성공은 능력으로부터 비롯되는것이 아니라 외모와 성적 매력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였다.
여성이 권력구조에 진입하려는 시도를 무산시키기 위한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여성을 가정안에 묶어 놓으려는 여성성의 신화가 힘을 잃게 되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자 아름다움의 신화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할머니와 어머니와의 관게속에서 저자는 할머니를 남성을 대체하는 권력자로 표현하려 하였다. 할머니의 독선과 주장은 엄마나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할아버니나 아버지인 남성을 대리하는 위치로 표현 하였다. 하지만 그녀 또한 한 어머니였음을 한계로 보고 측은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