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박경민 옮김 / 한겨레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해보면 세상에는 정말 우스운 편견들이 즐비한다. 인종차별 역시 그 우스운 편견중에 하나이다. 피부색이 다르다는것이 인간에게 주어지는 조건들을 다르게 받아야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황당한지..인권과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워온 사람들조차도 그런 것들을 누릴 사람과 누리지 못할 사람을 나눠서 생각한다.
내가 하는 얘기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난 천만에요.라고 말할것이다.이런 대답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도 꽤 괴로운 일이지만 내눈에 비춰지는 세상은 아직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는 것 역시 사실이지만 말이다.
그런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특징은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에 있다. 진지한 성찰이나 합리적인 근거에 바탕을 둔것이아니라 밥을 먹듯 잠을 자듯 그런 행동들을 당연하다고 믿는 오만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는 그 오만함에 대해서 분노를 느낄 것이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공정한 재판은 받을 수 없는 남자를 위해서 꼬마주인공들의 정직한 아빠는 기꺼이 변호를 결심한다.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앞에서도 사람들이 굽히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있어 무죄를 주장하는 사람이 백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때문에 우리는 포기해서는 안된다. 열악한 조건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변호사의 모습은 우리가 세상의 많은 부조리들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가르쳐준다. 안정과 평안을 이유로 모든 걸 덮어 두어서는 안된다. 누군가의 희생을밟고 선 평화가 어떻게 진정한 평화일 수 있을까? 당연하다고 믿는 어떤 것에 대해 의문을 품어 보는 것이 우리가 그런 희생들을 줄이는 최소한의 방법임을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