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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1
윤인완 글, 양경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작가는 당당히 말한다.' 아일랜드의 주인공들은 전혀 착하지 않다.'라고, 하긴 틀린 말도 아닌듯 싶었다. '반'이라는 인간인지, 괴물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남자는 토막살인범이고 단지 돈을 위해서 위기에 몰린 여자를 돕는다. 여기까지 보면 이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가의 동기를 의심하게 한다.
그렇다면 여자 주인공은 이 '반'이라는 남자를 변화시킬만큼 착한 마음을 가졌느냐 하면, 역시 아니다.주체할 수 없이 많은 돈에 끝내주는 미모에 뛰어난 두뇌까지..가지지 못한게 없는 이여자가 착하기까지 하다면 오히려 말이 안될테니까. 오만하고, 이기적인 이여자는 '미호' - 이 둘이 이야기들을 이끌어 나간다. 사실, 이 만화책은 나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도전'같은 것이었다. 예쁘고, 멋있는 장면들 대신 피튀기고 징그러운 괴물들을 본다는 것이 재미있을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의외였다. 정말로 그랬다. 주체못할 정도로 끌리는 만화는 아니었지만, 흔하지 않은 꽤 독특한 만화였다. 그리고 읽으면서, 이 두주인공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완결이 됐지만, 뒷편을 예고하는 작가의 말처럼 아직은 수수께끼에 쌓여있는 이들의 내면이 궁금해진다. 착하지 않다고 강조하는 이들의 모든 말들이 조금씩 '역설'이었음이 느껴질때, 이 책이 재밌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