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 챈스의 외출
저지 코진스키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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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로 부자 어르신의 집에 들어가게 되어 정원사로 길러지게 된다. 그러나 그는 바깥세상을 알지 못한다. 그 어르신의 집에 들어 온 이후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다. 그에겐 오직 그의 방과 정원이 세상의 전부이다. 오직 그의 방에 놓여진 TV외엔 무엇과도 세상을 접해 본 적이 없고, 배우 적도 없다. 그런 챈스는 어르신이 돌아가시게 됨으로써, 그 집을 나와야 하는 상황이 된다. 어르신은 챈스를 데리고 와 어릴 때부터 데리고 있으면서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그는 실존하지만, 존재 않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집을 나서고 얼마 되지 않아 후진하는 차에 치이게 되고, 그는 그 집에 들어가 지내게 된다. 그러면서 그에게 매순간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생기면서 그는 유명인사가 되어간다.

 

사람들은 정말 듣고 싶은 대로 듣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챈스가 TV에 갇혀 있듯이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틀에 모두 갇혀서 딱 보고 싶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것 같다. 챈스가 어떠한 행동을 하든, 말을 하든, 사람들이이나, 매스컴은 보고 싶고,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자신의 욕구대로 해석할 뿐이다.

< 정원사 챈스의 외출 >은 그러한 점들을 꼬집으며, 주위를 주기위한 이야기 인 것 같다.

 

이 책이 계속 아마 인기 있는 이유는 출간되었던 1970년대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람들의 모습이 소설속의 인물들과 닮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제대로 된 정보보단 그저 쉽게 휘둘리고, 빈 껍데기인 채로 빠른 전달만 급급한 매스컴들도 지금 여전한 것 같고... (더 심한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이러하니 이 책이 계속 읽히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정말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되면... 참, 사람들 듣고 싶은 대로 듣고 있구나 싶다. 내가 분명 ‘아’라고 말했는데, 상대는 내가 ‘어’라고 말했다고 말하기 부지기수이고, 그렇게 이야기가 퍼져나가서 내가 처음 이야기 했던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 그려지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챈스처럼 행운적인 상황보다는 안 좋은 상황이 더 많은 것 같긴 하다. (챈스는 낙관적인 이야기를 하고, 나는 주로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기때문인걸까?) 여튼, 이러한 이유로 나 역시 말을 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말을 아끼려 애쓰는 요즘인데.... 그럴 때 이번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어쩐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나 역시 말을 아끼는 것 뿐 아니라 남의 말을 곡해하거나 내 맘대로 해석하려는 것을 경계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톰 행크스가 주연 했던 영화 < 포레스트 검프 >의 원조라고 말하는 < 정원사 챈스의 외출 >

사실 영화는 어릴 적 본 영화라 내용이 가물가물 잘 기억이 나진 않는데, 오랜만에 생각난김에 영화도 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 정원사 챈스의 외출 >의 원제는 < Being There >인데, 같은 제목으로 1979년도의 영화도 만들어 졌다. 오래된 영화라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영화도 한번 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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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의 레퀴엠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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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인 < 은수의 레퀴엠 >

 

이번 작품은 작가님이 국내의 세월호 이야기를 접한 후 이 작품을 쓰신 것일까? 부산과 시모노세키 오가는 한국 선박 ‘블루오션호’ 과적된 화물양, 그로 인해 부적절하게 개조된 선체, 배가 침몰하고 있으나 괜찮다는 방송이나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들은 나몰라라하고 먼저 탈출해 버리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건 세월호 이야기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울컥했다. 그리고 실제의 경우와 같이 침몰되고 있는 블루오션호에도 구명조끼는 인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구명조끼를 구하려 여기저기 뛰어다닌 한 남자는 여의치 않자 한 약해보이는 여자에게가 구명조끼를 빼앗기에 이른다. 반항하는 여자를 폭행까지하여 기어이 빼앗고 만다. 그의 그 행동은 긴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자 한 본능적인 인간의 죄를 매길 수 없는 행동일까....?

미코시바는 신문을 보던 중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이나미 다케오’

그는 미코시바가 어린 시절 의료소년원에 있을 당시 교관이었다. 미코시바에게 속죄의 의미를 가르쳐준 사람이었다. 그런 이나미가 사람을 살해한 용의자로 체포되었고, 미코시바는 그의 변호를 맞으려 나선다.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 아니 실제의 있었던, 이뤄지고 있는 일들이라 이야기를 읽으면서 몹시 생각이 많아지는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은혜와 원한의 진혼곡!

 

죄를 지었으나 특수한 긴급 피난 같은 특수한 경우에서 발생하는 스스로의 목숨을 지키기위한 선택은 무죄가 될 수 있는가? 스스로의 목숨을.... 혹 정당한(?) 이유 방어의 죄는 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인가?

 

이번에 역시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를 읽으면서 역시 책이 던지는 질문들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게다가 낮설다고만 할 수 없는 사건들에 어쩐지 더 많이 와 닿는 기분이었고, 늘 물어오는 속죄에 관한 의미 역시 생각해 보게 된다.

 

시리즈가 거듭되다보면 재미없어지거나 시들해지기도 하는데, 이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는 매 시리즈마다 이렇게 재밌는지 모르겠다. 점점 갈수록 작가님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도 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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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마쓰오 유미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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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이 뒤틀어져 미래에 살고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표지를 봤을 때 그저 가을과 잘 어울리는 예쁜 연애 소설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마치 아주 예전에 보았던 시월애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영화에선 집 앞 우체통으로 서로에게 연락을 할 수 있다면.... < 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는 마치 머그잔으로 막아 둔 것 같은 에어컨 구멍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재밌는 설정이다) 취미로 배우게 된 사진촬영과 필름 사진을 직접 인화하는 일 때문에 이사를 하게 되었던 시오리 - 인화하는 화학 냄새 때문에 사람들이 싫어하는 건 이해를 하지만, 그게 취미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진관에 맡기지 못하고 직접 인화할 수밖에 없는 사진은 뭐냐는 식의 사람들의 악의적 발상에 기함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 시오리가 이사를 가게 된 집은 그녀에게 딱이었다. 시오리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집을 구하기 힘든 예술가(?)들을 위한 월세를 싸게 빌려주는 집이었다. 거기다 집도 꽤 훌륭했다. 같은 건물에 시오리를 포함해 4명이 거주 중인데, 그 중 여의사, 첼로 연주자는 이야기를 나누거나, 보았지만.... 마주치는 일도 거의 없고, 인사를 건네기도 힘든, 그리고 그는 어떠한 사정으로 이곳에 입성했는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시오리의 옆방의 인물! 히라노! 그런 그가 에어컨 구멍을 통해서 인기척을 느끼게 되고, 대화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 구멍은 히라노 방 쪽으로 난 구멍이 아니다. 게다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 사람은... 현재의 히라노가 아니라 1년이나 미래에 있는 히라노라고? 한데, 이 사람.... 자신이 미래의 사람임을 증명하고 난 후 시오리에게 묘한 부탁을 하게 되는데....


그저 잔잔하고, 예쁜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에게 벌어지는 기묘하고, 미스터리한 사건들로 인해서 책장을 처음 펼쳐드는 순간 덮지 못하게 만들었다. 무척 재미있었고, 국내외에서 등장하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나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들을 접한 바 있겠지만, 그런 이야기와는 또 다른!! 좀 가벼운(?) 연애 소설을 생각했는데, 짜임새도 좋고, 무척 재미있었다. 여러 면에서 두근두근한 흥미롭고, 재밌었던 로맨스 소설이었다.


내년에 영화로도 개봉한다고 해서 내가 읽어가며 상상했던 이야기가 과연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질지 궁금하다. 한국에서도 개봉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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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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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왕자 >를 다시 읽었다.

뭐, < 어린 왕자 >를 다시 읽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역시 < 어린 왕자 >는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접할 때의 나이에 따라도 느낌이 달라지는 것 같다. 더불어 < 어린 왕자 >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명작이기 때문에 여러버전으로 번역본도 참 많아서 다양한 번역가의 번역본으로 읽는 것도 꽤 흥미롭고, 다양한 느낌이 다른 것 같다. (능력이 된다면 원서로도 읽어 보고 싶지만, 그것까지는 안되겠지만...)

 

 

“만약 네가, 예를 들어, 오후 4시에 온다면, 3시부터 나는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더욱 행복할 거야. 4시, 이전에, 나는 흥분하고 불안해할 거야. 나는 행복의 대가를 발견하겠지! 그러나 만약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나는 마음의 옷을 입을 시간을 결코 없을 거야. 관례가 필요해.” (p.106)

 

오랜만에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문장을 만나니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뭐, 이 밖에도 좋고, 뜨끔하게 다가오는 문구들이 많은 책이다. 책 대부분에 인덱스를 붙여야 할만큼!!

 

앞전에 만난 < 홀리데이 로맨스 >와 다른 성향과 느낌의 소설이긴 하지만, 순수한 아이의 시선에서 어른들의 모습과 잊고 있는 것을 따끔하게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 어린 왕자 >는 잊고 있는 것을 되찾게 해주고, 나이듬에 <어린 왕자>속에 표현된 나는 나이가 먹어도 되고 싶지 않던 어른이 되어 있는 내 모습에 씁쓸해하며 다시 일깨우고, 배워가는 시간이 되기도 하지만, 꽤 지친 타이밍마다 다시 펼쳐들게 되는 < 어린 왕자 >는 내게 힐링의 시간을 선물하기도 하는 것 같다. 언제나 이래저래 나에겐 고마운 < 어린 왕자 >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알고, 잃지 않는 어른이 되어 가고 싶다. 자꾸 그런 것들을 놓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은 없는 걸로 치부해버리지 않도록... 더 자주 < 어린 왕자 >와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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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새움 세계문학전집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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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나기 전까지 책의 제목이 왜 ‘사양’일까? 생각했다. ‘사양’이란 의미는 겸손한 의미로 남에게 양보할 때 쓰는 그런 뜻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제목인 < 사양 >은 석양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새로운 것에 몰려 점점 몰락해가는 것을 거기에 비유한 말이다. 이야기는 일본의 전후의 한 귀족가의 몰락을 그리고 있다. 여리고, 고고하고, 아름다운... 전쟁 후 세상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귀족 같은 면모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어머니. 어머니를 사랑하고, 부양하는 것에 삶의 이어가는 이유인 것 가즈코는 사실 동생 때문에 딱 한번 만난 적이 우에하라를 사랑하고 있고, 그를 다시 만나는 것, 그의 아이를 갖는 것이 그녀의 삶의 목표이며, 그녀를 살게 하게하는 이유이다. 그녀의 삶은 무척 힘들었다. 그녀는 이혼녀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마약에 빠져 있던 동생은 약값을 그녀에게 끊임없이 요구했고, 그녀는 옷가지며, 장신구를 팔아 동생에게 건네야했다. 그 돈들은 동생에게 직접 전해지지 않고, 우에하라를 통해 전해졌는데... 딱 한번 가즈코는 우에하라를 만나게 되고, 그 이후 그를 마음에 품게 된다. 그리고 남편과는 이혼을 하고 임신한 아이까지 사산된다. 동생은 전쟁으로 징용 당하고 어머니와 둘이 힘들게 살고 있었으나, 후에 늦게 다시 돌아온 동생은 군대에서 역시 마약을 하고, 정신을 못 차린 상태이다.

 

가즈코에겐 정말 버거운 삶이 아닐 수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쇠해가는 집안과 그걸 혼자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 유일하게 기댈 곳이라고는 그저 단 한번 만남으로 마음에 품은 한 남자라니... 어쩐지 마음이 무겁고 씁쓸하다. 제목에서 의미하는 것처럼 이야기는 한 집안... 그러니까 일본의 귀족가가 몰락해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일본의 역사나 분위기를 좀 더 알면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꽤 잘 읽히고, 어렴풋 변화된 세상에서의 퇴색되고, 몰락되어 가는 귀족들의 이야기로만 들여다봤을 때도 그들의 모습과 사람들의 모습, 사람들의 각자의 살아가는 의미 등을 생각 해 볼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도 후에 다시 읽어본다면 느낌이 또 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역자님이 알려주신 바에 따르면 < 사양 >의 가즈코는 실제 모델이 있다고 했다. 디자이 오사무의 팬이자, 소설가 지망생인 오타 시즈코. 그리고 그때 디자이 오사무는 처자식이 있는 상태였으니 < 사양 >의 가즈코와 우에하라의 관계와 같은... 그러니까 어쩌면 그들의 이야기가 소설화 된 게 아닌가 싶어진다. 실제로 시즈코의 일기를 읽고, 디자이 오사무는 < 사양 >을 떠올렸다고 하니 말이다. 그러니까 앞전에 읽은 < 인간 실격 >과 같이 < 사양 >에서도 자전적 소설이지 싶다.

 

사람이 살아감에 관한 의미나, 지금보다 더 여성에게 자유롭지도 않고, 암담했던 시대에 낡은 도덕과 끝까지 싸우며 태양처럼 살아가려한 그녀의 모습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것 같았다. < 사양 >한 귀족가의 몰락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가즈코를 통해 희망을 그리고 있기도 한 것 같다. 읽으면서 정신 못 차리는 동생에 갑갑증을 불러일으켰는데, 나오지는 후에 그의 모습에서 어느 정도 시대가 변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그가 적응치 못하고 매번 선택해야했던 좋지 못한 행동들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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