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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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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내용을 주워듣고는 읽지 말아야겠다고 밀어둔 책이었는데, 어떤 책 소개에서 SF라는 말에 혹해서 집어들고 읽었다가 후회만 했다. 역시 읽지 않아도 좋을 책이었어... 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어떤 책이냐고 물으면 분명 '좋은 책이야' 라고 답하고 우울한 책도 괜찮다고 얘기하면 추천해 줄 수도 있겠지.

문제는 독자인 내 쪽인데, 나는 1. 미국 소설에 좀 질렸고, 2. 서부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 좀 더 질렸고, 3. 1인칭 시점으로 한없이 땅만 파는 글에는 많이 질렸다. 끝으로 이 책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재앙 후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로는 오래전에 읽은 어떤 소설 하나가 마음을 휘어잡고 놓아주질 않는 덕에, 딱히 새롭지도 않았다.

소설에는 수많은 매력이 있다. 직전에 읽었던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을 무척 좋아하며 읽었던 것이, 노인이 소설을 이유가 내가 소설을 읽는 큰 이유중 하나와 무척 닮았기 때문이었다. 글을 읽으며 등장인물의 감정에 공감하며 즐거워하고 슬퍼하는 것이야말로 소설의 큰 매력중 하나가 아닐까.. <로드>에서 말하는 아픔과 상처, 삶에 대한 시선은 나에게는 이미 한 번 지나간 뒤의 어떤 것이다. 지나간 감정을, 그것도 딱히 반갑지도 다시 고민하고 싶지도 않은 어떤 것을 되돌리며 볼 여력은 없기에, <로드>는 차라리 읽지 않아도 좋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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