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다섯시의 외계인 Nobless Club 10
김이환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한 학기 다닌 대학을 휴학하던 날, 성우는 기묘한 일을 겪는다. 우연히 찾아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고, 외계인과 친구가 되어 그가 잃어버린 선물을 찾는 일을 돕기로 한다. 카페에서 괴상한 사람들과 만나고, 외계인이 잃어버린 선물을 하나씩 찾는 과정에서 성우가 조금씩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며 변해가는 이야기.

해외 작가 중에는 이름만 보고 덜컥 책을 사는 경우가 꽤 많은데, 국내 작가는 참 드뭅니다. 죽은 소설가를 더 좋아하다보니 그런걸지도 모르죠. 고등학교때부터 꾸준히 읽어온 이외수님 (그것도 소설만), 그나마 최근엔 윤현승님과 김보영님~♡, 그리고 앞으론 길지 않은 목록에 김이환님의 이름도 살짝 끼워넣어볼까 합니다.

글 의 서술법부터 시작해서 소재의 사용법등 다양한 면에서 <오후 다섯시~>는 전작인 <양말 줍는 소년>과 닮았습니다. <양말 줍는 소년>만큼이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고, 또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양말 줍는 소년>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이제는 귀엽게 기억되는 사춘기 시절의 혼란을 털어놓은 <양말 줍는 소년>이 좀 더 공감하기 쉬웠기도 하고, '환상세계에서 살던 사람'이라는 면책부가 사라진 <오후 다섯시~>의 등장인물은 현실에서 지나치게 떠버린 느낌이라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김이환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제게는 잘 전달이 되지 않은 것 같아요 ㅠ_ㅠ 용관이가 말하는, 슬픈 일이 있으면 일억 년 후의 바다를 상상한다는 말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런데 언젠가는 흘러가버릴 감정을 생각하며 슬픔을 넘기는 모습이 오히려 더 쓸쓸해보여서, 이걸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난감했습니다.

친 숙하고 작은 소재를 외계인이 받은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특색있게 바꾸어 내는 것은 김이환님이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괜히 어려운 말을 섞지 않고 읽기 쉽게 문장을 쓰는 것도,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그냥 흘러가고 잊혀질 기억과 감정을 잘 끄집어 내어 묘사하는 것도 김이환님이 가진 장점이구요. 조금은 정신없었던 오후 다섯시보다 조금은 다듬어질 다음 책을 기대해봅니다 :)

+ 북금곰은 진짜 좀 뜬금없었다.
+ 포지 + 내부 디자인 하신 분께 백점 주고 싶다
+ 용관이 너무 귀엽다 ㅠㅠ 이름도 멋져 전용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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