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새 - 상 - 나무를 죽이는 화랑 Nobless Club 8
김근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때 는 삼국시대 비스무리한 판타지 시대. 성격 괴팍하기로 유명한 서야의 화랑 가람에게는 피리새라는 이름의 어린 몸종이 한 명 있다. 말이 몸종이지 가족이고 여동생 같은 피래새를 어느날 왕궁에서 부르더니, 그녀가 서야의 일곱번째 공주이고, 세상에 일어나는 괴상한 일을 해결하기 위하여 서역에 무당으로 가야된다고 한다. 피리새가 귀신을 보는 재주를 갖고 있음은 알고 있으나, 아직 어린 그녀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는 서야의 사람들도 이해가 안 되고, 가란다고 대뜸 '네 갈께요~'라고 답하는 피리새도 이해가 안 되고, 뭣보다 자기가 왜 나무를 계속 베야하는지 고민하는 가람은 어쩌다보니 피리새의 서역행에 따라가게 되는데, 과연 그들은 제대로 서역에 도착할 수 있을까? (덤으로 이해력 딸리는 가람은 주변 사건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라고 적어놓은 줄거리를 올커니! 하고 믿는 분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줄거리는 인터넷 서점을 참고해주세요~♡

화 랑이 나오고, 처용과 주몽이 등장하며 무당이 귀신과 소통하는 이야기이지만 피리새는 분명 판타지입니다. 한국인이라면 한 번은 들어보았을 낯익은 단어를 모은 뒤에, 그 단어가 가지는 직관적인 이미지는 살리고 세세한 설정은 완전히 새로 잡아 피리새라는 글 안에서 잘 버무려놓았습니다. 한국사의 세세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 저로서는 재해석이라기보다는 새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교과서에서만 존재하던 단어들이 활동적이고 살아있는 느낌으로 다가와서 좋았습니다.

책은 피리새가 서역으로 떠나기 전의 이야기를 다룬 상권과, 서역으로의 여정등을 그린 하권으로 나뉩니다. 상권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특히 서역으로 떠나기 직전에, 피리새는 가람과 가람을 통해서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자신의 관계를 한 마디로 정의하는데, 그 한마디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하권에서는 이야기가 좀 급히 진행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김근우님의 후기를 읽어보니 분량을 줄이느라 이야기를 많이 압축했다고 합니다.

저는 운명을 믿지 않는 편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더 믿어요. 한 발 물러서서 피리새가 귀신을 보는 눈을 갖고 태어나고, 가람이 귀신 붙은 나무를 베는 집안에서 태어난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쳐도, 그 후에 일어난 일은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리새가 가람에게 말을 걸고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한 것은 피리새가 바라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가람의 말처럼 바오가문이 3대째 나무를 베는 것도 그들이 나무를 베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까요.

(그리고 이번에도 꼬랑지 잔뜩)
+ 분량도 팍 줄이셨다는데 설정에 관한 이야기도 쬐끔만 줄여주시지 ㅠㅠ;; 설명이 많이 필요한 소설이긴하나 피리새와 미리왕비와의 관계나 배경으로 사용된 설화에 대한 설명은 한 번이면 족하지 않았나 싶다. 사람을 바꿔가며 계속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주실 필요까지야...
+ 등장 인물 하나하나가 역동적인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이 나오는데도 겹치는 성격 하나 없이 위치와 상황에 맞는 말투와 행동을 보여주어서 좋았다. 피리새도 귀엽고 //ㅁ//
+ 가람과 피리새의 연애소설로 끝나지 않아서 좋더라.
+ 디자인하는 분이 바뀌었나? 노블~ 에서 나온 책 중 표지가 가장 멋있었다.
+ 잘 쓴 글도 좋아하지만 할 얘기 많은 소설도 좋아하기에 재미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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