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스드 Nobless Club 5
김장훈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이런저런 이유로 저주받아 늑대의 모습이 된 휴케는 지상에서 '더 커스드(The cursed)'라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 된다. 그런 그는 천상의 노블에게 쫓기는 한 인간을 어쩌다 우연히 구하게 된다. 자신을 세난이라 소개한 그는 지상을 노블이 망쳐놓기 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하고, 휴케는 그의 여행에 동참하게 된다. 그리하여 여행도중 다양한 인간과 커스드들;;과 노블과 기타등등을 만난 세난과 휴케가 세상을 구했다나 말았다나 하는 이야기. (이것만 읽고 줄거리를 이해한 당신은 훌륭한 사람)
이기는 한데, 무늬는 세계를 구하는 구세주 판타지, 실체는 킹왕짱(...)센 녀석이 장땡이라는 막장 무협지라는게 개인적인 의견. 앞부분은 꽤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했으나, 중간 넘어서부터는 대충대충 넘겨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아주 솔직하게 적자면 첫 몇 장을 넘기지 않고 나온 '더 커스드'라는 용어를 읽었을 때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딱히 국어를 너무 사랑해서 외래어가 싫다는게 아니다. 판타지라는 배경때문에 특별한 말이 필요하면 새로 만들던가, 의미가 필요했다면 저주받은 자 그대로 써도 될 것을 굳이 영어를 가져다 쓴 이유는 대체 뭘까. 게다가 중간부터는 한자어까지 마구;; 섞여서 등장 인물 이름만 바꾸면 무협지라고 해도 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lllorz

아는 분은 알시다시피(몰라도 별로 상관없다) 나는 판타지를 무척 좋아한다. 소설의 강점은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그 정점에 있는 것 중 하나가 현대의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시초는 중세 문학이었다 할지라도 현대의 판타지는 한참 전에 그 옛날의 '검과 마법'의 공식을 떠나 단어 그대로의 '판타지'가 되어가고 있으니까.

더 커스드의 이야기 구조는 간단하다. 세계는 잘못되어 있고, 고쳐야 하고, 구세주와 그의 기사가 등장한다. 하지만 막대한 힘을 가진 구세주는 어울리지 않게 5분만 생각하면 나올 법한 고민을 생각해는 것도 힘들어 하고, 그들이 만나는 인물도 너무 어설픈 대응만을 계속한다.

글쓴이가 만든 세계가 좋다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과 사건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 즐거운 작업인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관을 읽고 줄거리를 들으면 그럴싸해도, 막상 안에서 살아 숨쉬어야 할 인물의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를 풀어놓지 못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로크미디어의 단권을 계속 읽고 있다. 노블레스시리즈의 003까지는 읽을만했는데, 004, 005는 적어도 나한테는 진짜 별로였다. 권수가 좀 적더라도 초심 그대로 좋은 책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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