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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달나라에 착륙하다 ㅣ 디딤돌 주제학습 초등과학 1
고래발자국 지음, 이루다 그림 / 디딤돌(단행본)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책표지에서부터 호기심이 일었다. 그림에서부터 타이포그라피, 보기 드문 뛰어난 감각이다. 재미있는 것은 머리말이었다. 다른 책에서 누구도 읽지 않는 ‘머리말’을 달아두는데, 이 책에서는 누구나 읽게 만드는 머리말을 달았다. 사람들이 머리말이라고 하면 읽지 않으니까, 아예 머리말이라고 이름을 달지도 않고 스리슬쩍 머리말을 달았다. 나도 읽은 뒤에 머리말인 줄 알았다. 머리말은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상대로 크게 이긴 울둘목대첩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게 다 달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글로 시작한 책, 멋있지 않은가.
지은이는 고래발자국이라고 하는데, 대학에서 과학을 공부한 사람들 모임이라고 한다. 모임 이름이 멋지다. 그런데 지은이 소개에 모임에 대한 소개만 하다 보니까 그 속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개가 빠졌다. 다른 주제도 아니고, 과학 책이라면 그 글을 쓴 사람이 어떤 것을 전문적으로 공부했는지 꼼꼼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쉽다.
책 얼개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무척 좋았다. 달과 이어진 많은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꾸며져 있다. 갈릴레오가 토성에 귀가 달렸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는 참 재미있었는데, 딱 하나밖에 없었다. 뒤로 갈수록 내용을 너무 알차게 꾸민 것 아닌가 싶었다. ‘너무’에 밑줄을 그어두기 바란다. 자칫 어른들, 전문가들은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은 좀 넘치게 많은 ‘공부 내용’을 담기 쉽다. 일흔쪽 남짓한 얇은 책에 ‘어려운 것까지’ 좀더 알려주고 싶어한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된다.
그림이나 편집 꽤 잘 된,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