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유혹 - 열혈 여행자 12인의 짜릿한 가출 일기
김진아 외 글 사진 / 좋은생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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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행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낯이 익은 이름들이 많이 보인다.

그들의 이야기 한토막 한토막을 이리저리 엮은 책.

아주 특별한 카테고리를 구성한 것도, 지역별로 구성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갑자기 가슴 찡한 이야기가 나왔다가 어이없는 에피소드도 나왔다가

아프리카의 이야기가 나왔다가 유럽 한복판의 이야기도 나오고 아시아의 오지가 나온다.

 

사진이 실린 이미지가 흐르는 글도 있고

그저 감상이 묻어나는 상상하게 만드는 글도 있으며

아주 자유롭게 쓴 글도 있고 약간은 격식을 차려 쓴 글도 있다.

 

이러한 자유로운 구성은 바로

이 책의 저자들이 전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며 누리고 싶어했고 또 누렸던

그러한 자유스러움과 어우러진다.

부제로 표현된 '가출 일기'라는 재미있는 표현이 보여주듯

일반적이고 닫힌 느낌의 일상에서 벗어나

그들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것을 찾아 떠난던지 간에

용기로부터 얻어진 '자유'에서 그들의 여행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여행을 꿈꾸며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살짝 꿈을 꿔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그러한 자유를 너무나도 부러워 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당장이라도 배낭을 싸고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싶은 충동에 빠지게 된다.

이 책의 제목에 들어있는 '유혹'이라는 단어는 그래서 너무도 치명적이다.

 

나는 패키지 여행은 죽도록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처럼 살갑고 때로는 무모하게 여행하지는 못하는,

소심한 초보 여행자이다.

그러나 이들의 유혹에 맘이 끌려 그들이 다닌 곳을 또 지도에서 찾아보게 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글에서 보여준 수많은 나라와 도시 중에 가본 곳은 아직도 불과 서너 곳.

다시 꿈을 꾸고 짐을 싸본다.

한달 뒤에 떠날 나의 또 다른 여행에서 나 또한 자유를 느끼고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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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폴리 레인보우 북클럽 17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김선희 옮김, 박지애 그림 / 을파소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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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소녀 폴리가 돌아왔다.

어리지만 당차고 사랑스러우며, 주변의 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던 소녀 폴리.

6년이 지나 숙녀가 되어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소공녀를 연상시키는 플롯이다.

당차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현실을 당당하게 헤쳐나가는 폴리의 모습과

철없는 생활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가난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파니와 톰의 식구들,

그리고 그들이 가난을 딛고 다시금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깨달으며 당차게 살아가는 모습은

소공녀의 세라의 모습과 중첩된다.

 

다만 다른 점은,

딱히 악역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등장한다기 보다

그들이 겪어나가고 극복해야 할 것은 오직 현실 뿐이라는 것이다.

녹록하지 않고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크게 반영하지 못하던 한계점을 가진 채

많은 소설이 쓰여지던 시절에

자세한 묘사는 없으나 빈부의 격차라던가 어려움을 겪는 모습들이 반영되는 것은

작가인 올콧이 현실감과 의식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 와중에 살짝 드러나는 남을 돕기 위한 복지 정신을 가진 사람들,

단순한 선의를 넘어서 사회적 제도로 정착화하여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전 단계로서의

의식을 가진 이들이 소설의 구석구석에 드러나고,

그러한 깨인 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당시까지는 많은 권리와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또한 여성주의 소설의 선구자적 의미도 지닐 수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면서도

또한 이 책이 훌륭한 성장 소설이자 로맨스 소설이 되는 것은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이에서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 필연적인 사랑과 로맨스가

적절히 나타나고 자세하지 않지만 빼어난 묘사 덕에 그 사랑을 느끼면서 성장하는 소녀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치한 신파나 소녀적 감성만을 내세운 것이 아니라

폴리와 파니와 톰 모두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그 감정들이 참 이쁘고 아름답다.

때문에 결말에 이르러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는 것은 작가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이 책이 쓰여진 지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을 살고 있는 이들은 참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이러한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성장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산다면

마냥 힘든 세상만은 아닐 터.

'함께' 즐겁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게 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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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퍼러 1 - 로마의 문
콘 이굴던 지음, 변경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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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가장 가까이 갔었던 인간.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러시아의 차르나 독일의 카이저 라는 단어의 모태를 그 자신의 이름에서 빌려준 사람.

존경과 사랑과 두려움을 함께 받았던 정치가 이자 지배자.

이렇듯 여러 가지 수식어로 불리우며 아직도 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여러 드라마나 소설의 주인공, 혹은 역사서의 주된 소재로 계속 쓰이고 있는 인물.

율리우스 카이사르.

 

그를 소재로 한 또 다른 수작 역사 소설이 출간되었다기에

로마사를 좋아하고

로마를 다룬 역사 소설을 특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카이사르가 아직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 받지 못한 가이우스 였던 소년의 시기부터,

그의 아버지가 죽고 아버지의 이름을 받고 영지의 주인이 되어

당시 로마 권력의 정점에서 술라와 투쟁을 벌이고 있었던 외삼촌 마리우스의 휘하에서

잠시 동안 영욕을 맛보다가 결국 이집트로 떠나게 되기 까지의 어린 시기를 우선 그리고 있다.

 

역사 소설을 읽을 때 눈여겨 보게 되는 점은 픽션과 팩트가 어떻게 어우러졌는가 이다.

소설적 재미를 주기 위해 지나치게 역사를 왜곡하거나 허구를 집어 넣다가 보면

그 왜곡성이 심해져 '역사' 소설이라고 하기 보다

그냥 픽션이 되어 버리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정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허구를 사실로 믿게 하는 부작용까지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아슬아슬한 간극을 잘 조절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나 사건을 소재로 할 때는 따라서 아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책 역시 허구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거나

주요한 역사적 사실을 극적 구성을 살리기 위해 실제 사실과 다르게 기술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여 극적 재미를 아주 높여 놓았다.

500페이지가 넘으며 상당히 두툼하며 많은 부분을 알고 있었던 내용임에도

아주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구성력이 상당함을 보이는 것이다.

마치 카이사르가 주인공임을 잊고 하나의 영웅 서사시를 읽는 듯하게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된다.

로맨스 소설, 성장 소설, 모험 소설, 전쟁 소설.. 의 요소를 조금씩 다 지니고 있기 때문.

 

이후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다만, 로마사를 잘 모르는 독자는 팩트와 픽션을 구분하기 위한 공부가

읽은 후, 혹은 읽기 전 조금은 필요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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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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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격(格)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어떤 점이 인간이 인간답게 하는 것일까?

 

전후 일본 젊은이들을 매료시키고 흔들었던 데카당스 문학의 다자이 오사무.

최근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다시 내놓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작가 중 하나.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자, 마지막 작품인 "인간 실격"과 중기 작품인 "직소"를 만났다.

 

부잣집의 아들로 태어나

그리 부족함이 없는 가운데에서 생활하는 '인간실격'의 주인공은 그러한 덕분에

물질적인 삶보다, 보다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면에 침착한다.

또래답지 않은 정신 세계를 가지고 자신의 본 생각과 모습을 숨긴 채

항상 뭔가 억누르고 그러면서도 자신을 잡아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헤메는데,

이러한 점이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지 않나 싶다.

 

끝없이 자살을 시도하거나

여인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자신을 비하하면서도 결국 여인들의 품으로 돌아가 거기에 머무를 수 밖에 없고

가족들에게서도 절연 당하면서도 자신의 생활 태도를 버리지 못하면서 그들을 그리워하는 등의

이중적인 생각과 태도를 끝내 버리지 못하는 모습은

 

결국 정체성이 뭔지 답을 알아내지 못하거나, 미래의 불확실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마는,

어딘가 퇴폐적인 것을 동경하면서도 현실감을 떨어내지 못하는 젊은 세대의 모습과 닮았다.

주인공의 극중 나이가 이러저러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서도 20대라는 것은

그의 사진 속의 얼굴이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도 결국 이러한 방황이 그때가 절정이 아닌가 한다.

 

나 역시 20대 때에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술도 참 많이 마시면서 친구들과 밤을 지샜었다.

그 시간들이 지나왔음에도,

결국 다자이 오사무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삶을 살아가지 않고

평범한 한 사람으로 살아오고 있음에도

그의 문학이 다만 치기어린 작품으로 읽히지 않는 것은 다만 20대에 대한 추억만은 아닐 것이다.

 

그의 작품 속에 나타나는 작중 인물의 모습은

시대와 세대와 관계없이 한번쯤 더 바라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어떠한 보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그의 작품이 널리 읽히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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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 In the Blue 3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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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만나는 가치창조의 '번짐' 시리즈이다.

요즘 쏟아져 나오는 숱한 여행기와 여행 안내서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이 시리즈의 특징은  

 

우선 아주 일반적이지는 않은 여행지를 택한다는 것.

크로아티아, 벨기에, 불가리아 등

이제 제법 한국 여행자들도 찾고 있거나 좀 다녀온 곳이지만

그곳을 데스티네이션으로 한 본격 여행지라고 하기 보다는

긴 여행의 여정 중에서 한 걸음 들러가고는 했던 여행지를 보여준다.  

 

두번째로는 예쁜 사진과 그보다 더 예쁜 수채화로 책장을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짤막한 글귀들을 읽기 전에 먼저 눈에 들어오게 되는 이 삽화들과 사진들은

비단 그 나라를 가보지 않았어도 그 나라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 있게 하고

홀딱 반해버리게끔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세번째로는 각 나라마다 꼭 가보아야만 할 곳 네 곳만을 정하여 보여줌으로써

나같은 직장인들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일정에 그 나라 만을 돌아본다고 했을 때

가장 이상적이라 할 만한 루트를 짜준다는 것이다.

 

위 세 가지 특징은 어느 것 하나 나로서는 버릴 만한 것이 없이 좋아할 만한 것이라

이 시리즈가 한권 한권 나오는 것이 너무 즐겁다

 

이번에 만나는 불가리아는 '불가리스'라는 요구르트와 그 CF에서도 나오듯이 장수의 나라로 유명하며

때로는 루마니아 하고도 헛길리기도 하고,

장미의 나라로 생각나기도 하는 곳이다.

동유럽의 많은 나라가 그러하듯이,

화려함은 없고 어찌 보면 충충할 것도 같으면서도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어우러진 전원 소도시 같은 곳에서

소박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나라로 비친다.

 

너무도 낯선 문자인 키릴 문자로 쓰여진 많은 간판들이 마냥 낯설어

내가 간다고 했을 때 당혹스럽게 만들 것도 같지만

이 책의  저자도 경험했듯이 친절한 사람들의 미소와 도움을 얻는다면

정말로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벨기에 편에서 초콜렛 향기가 묻어나오는 것 같은 느낌에 제목도 달콤함이 번졌다면

그러한 행복과 즐거움에 절로 사랑이 우러나오는 나라이기에 이번에는 사랑이 번지지 않았을까.

 

언젠가 떠나게 될 나의 미래의 여행의 또 하나의 행선지를 추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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