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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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생각만 하면서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일들이 많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있을 것.

이렇게 마음의 숙제로 남겨 놓은 것중 하나가 내 경우에는 정기 후원이다.

좀더 정확히 이야기한다면 지정 후원이 되겠다.

조금씩 기부는 하고 있지만 좀더 책임감 있게 한 아동을 지정하여 후원함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또 나의 조그마한 힘이 어떻게 쓰이는지 내 스스로 확인하며 나 자신에게도 힘을 주고 싶은 것.

 

그렇지만 의지가 부족해서 일까, 게을러서 일까.

매번 실행에 옮겨지지 않고 있기에

자극을 받기도 하고

이 지구상에 같이 살고 있는 이들의 절망과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희망을 같이 보기 위해서 이 책을 골랐다.

 

기독교 재단으로부터 출발했지만

선교보다 선의에 우선하는 국제 구호 단체인 월드비전의 홍보팀 직원과 사진가가 뭉쳐

한 번에 한 대륙의 한 나라를 가서

그곳의 비참한 실상과 월드비전의 구호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다분히 의도적인 글과 사진들이지만

그 의도를 기꺼이 받아들일 마음이기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과연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은 불가능한 것일까?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고 있는 전세계의 수억명의 사람들과

그 중에서 약자로서 더욱 살아가기 힘든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하루 1달러 씩을 함께 나누며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삶을 주는 것이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한 희망을 버리고 포기한다면 세상의 무엇에서 빛을 보고 살 것인가.

그저 나 하나만의 안위와 영화를 위해서 살아갈 수 있다면 모르겠으나,

나는 이미 그렇게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 사실에 감사한다.

내 마음 속 깊이 숨어 있는 선의와 나눔을 끄집어 내어 이제는 행동에 옮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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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걸음 - 한 번에 한 걸음씩 기적을 찾아 떠난 산티아고 길, 2010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순진 지음 / 샨티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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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때에는 당장이라도 달려 가고 싶어서 몸서리쳤었다.

아 이 세상에 이런 곳과 길이 있었다니..

참 힘들었던 때였는데 당장이라도 그곳에 달려가 걸으면 나에게 뭔가 큰 변화가 생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내 자신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후에는,

내가 그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산티아고 순례길로 나를 끌어갈 무언가가 발현하기 전까지 자신을 추스리며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그저 그곳을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끔씩 읽으며 그곳을 그려보고 있다.

 

이 책은 그런 과정에서 만난 또 하나의 산티아고 순례기이며 아마 대여섯 번째로 만나는 책인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읽었던 순례기 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다.

 

세상에 태어나 30년 정도 살다보면 누군들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겠지만

이 책을 저자 순진 씨도 굴곡과 아픔을 지니고 있는 이이다.

그리고 불현듯 스페인으로 떠났다.

다른 무엇보다도 몸이 불편하여, 그것도 걷기 순례에 가장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발목이 원인모를 통증에 수십년 동안 시달리고 있는 이가 무려 800킬로미터에 달하는 순례를 떠나기에 적합치 않으나

그저 떠나야만 했었을 만큼 그녀는 절박했는지 모르겠다.

 

가장 느린 걸음으로 걷는 순례.

보통 사람의 반도 안 되는 속력으로 천천히 걷는 그녀의 순례는

다른 이들의 그것과 조금은 달랐고,

솔직하게 울어버리고 주저앉고 언제든지 포기하고 돌아갈 거라면서

절박하게 떠난 것치고는 편안한 마음 상태로 걷는 그녀가 맘에 든다.

 

책 중간에도 나오지만

얼마나 일찍 일어나는지, 얼마나 많이 걷는지에 매달리는 이들이 태반이고

아마도 나 역시 멋모르고 갔다면 그러 했으리라.

걷는 의미도 제대로 모른 채 그저 하루의 목표치를 걷는 것은

순례가 아니라 극기 훈련이나 군대에서의 행군일 뿐.

처음에는 몸이 주는 제약 때문에 천천히 걸었으나 순례와 걷기의 의미를 차츰 알아가는 것인지

버스나 차를 타고서도 기꺼이 순례길의 천사가 되어 가는 저자의 모습이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그녀는 참으로 솔직한 성격이지만,

그녀의 솔직한 성격으로도 드러나지 않는 깊은 곳을,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가운데서 공감하고 알아주는 이들을 만나면서

그녀 역시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보다 큰 사람이 되어 간다.

 

그저 신만을 갈구하는 구도의 모습이나,

사람만을 보고 느끼는 다른 이들의 어떤 글보다도 솔직하고 깊은 공감이 있는 순례기.

산티아고에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언젠가 내가 그곳에 갈 수 있다면 순진 씨가 좀더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있기를 빌고 감사하는 마음을 놓고 오리라.

그리고 그녀 만큼 천천히 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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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마을산책 - 당신이 몰랐던 유럽의 숨은 보석들
권기왕 지음 / 리더스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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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집약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현대 사회지만,

유럽의 경우는 지역 별로 개성적으로 그곳만의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곳이 많고,

그 중심에는 대도시가 아닌 자그마한 소도시 또는 마을이 주민들의 생활의 중심지가 되어 있다.

파리니 런던이니 로마니 하는 거대한 관광 도시가 아니라

이러한 작은 마을들을 조용히 다녀 보는 것이 진정으로 깊숙히 유럽 문화를 경험하면서 다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여행가이자 사진가인 저자가 그러한 유럽의 작은 마을들을 다니며 소개한 기록이다.

 

여행이 가진 가장 큰 힘이란,

일상을 환상으로 바꾼다는 것이 아닐까.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떠난 여행자가 도착한 곳은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일상인 곳일 뿐이지만

여행자에게 그 일상은 환상과 아름다움과 추억으로 바뀐다.

 

이렇게 소소한 일상 속의 아름다움으로 들어가기에는

대도시 보다 역시 소소한 작은 마을로 가는 것이 제격이다.

능숙하게 유럽의 소도시 이곳저곳을 안내해 주는 저자의 글을 따라 다니다 보면

어느새 그곳 주민들의 일상이 가깝게 다가온다.

책의 제목과 같이 산책하는 느낌으로 천천히 가볍게 읽을 수 있다.

 

2011년이 시작된지도 5개월이 지났고 슬슬 일상에 지쳐가고 있다.

연초의 결심과 싸우며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이제 여름 휴가를 바라보면서 버텨가게 되는 시점.

아직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 책의 어느 한 마을을 산책하는 꿈을 꿔보며 책장을 덮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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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사각형 수학 오디세이 5
에드윈 A. 애벗 지음, 신경희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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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4차원'이란 수학적 의미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입체적 차원인 3차원에 시간을 결합한 차원을 말한다.

일반적인 사람의 인지력으로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기 조차 어렵기 때문에

내가 어렸을 때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통칭하여 4차원으로 가리키곤 했다.

 

4차원이 우리의 인지를 넘어선다면, 2차원의 세계는 어떠한가?

이 소설은 그런 의문에서 시작한다.

우리의 3차원을 space랜드로 명명한 다면,

2차원은 납작한 flat랜드, 선으로 이루어진 1차원은 line랜드.

차원 이전의 하나의 점은 point랜드로 명명하며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주는데.

 

플랫랜드의 세계를 설명하는 1부는 정말로 흥미롭고 재미있다.

선분의 수와 그 선분이 이루는 각으로 이루어지는 신분제.

인지력이 떨어지는 세계에서 그 인지를 둘러싸고 이루어졌던 혁명적 흐름과 사회 분위기.

성 역할 등등..

SF의 가장 큰 특장점인 상상력이 맘껏 펼쳐져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는 것을 읽는 재미는 아주 솔솔하다.

그리고 2부에서는 이 소설의 화자인 사각형의 '이야기'가 나와 소설적 구성을 완결한다.

 

무려 130년 전에 쓰여진 소설 답지 않게

수학적 공리와 소설적 이야기가 잘 어울려 하나의 멋진 세계관을 창조한 책인데

또한 이야기를 잘 살펴 보면 플랫랜드의 사회적 구조가

매우 봉건적이고 그야말로 닫힌 구조의, 변혁을 허락치 않는 사회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저자가 19세기 말의 영국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또한 훌륭한 사회 풍자 소설이 된다.

 

애드윈 애벗이 창조한 이 세계관에 입각하여

오마주 소설이 여러 권 계속하여 출간되었다고 하고

그 중에 국내 번역된 책도 있으니 다시 즐겁게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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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권 제복경관 카와쿠보 시리즈 2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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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연상시키는 배경.

하얀 눈으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인간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생겨나는 시기의 한 외딴 마을.

그곳을 배경으로 카와쿠보 순사부장을 주인공으로 하는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히간아레'라고 하는 봄이 다가올 무렵의 대 눈보라는 교통과 일상을 마비시킬 위력을 갖고 있다.

몇년 만의 큰 히간아레가 예보되어 눈의 나라라 할 수 있는 지방에서는 그 준비를 해야 할 무렵.

그저 조용히 집에서 차를 마시며 눈보라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할 것 같은 이 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계속하여 던져진다.

이름도 외우기 벅찰 만큼 많은 등장 인물의 여러 가지 상황들이 펼쳐진다.

 

불륜을 벌였던 가정 주부.

계부와의 문제로 가출하는 소녀.

직장에 불만인 초로의 중년 사내.

강도 사건을 벌인 건달 등등..

하얀 눈이 다 덮지 못할 현대 사회 곳곳의 아름답지 않은 편린들.

그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되어 결국 결말로 치닫는다.

 

폐쇄적이되 폐쇄적이지 않은 묘한 공간적 배경을 장치하고

계산된 플롯에 의해 많은 등장 인물들이 결말을 향해 갈 때까지

과연 어떻게 끝나게 될 것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구성.

아주 긴박하지는 않지만서도 계속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사건들이 하나의 겨말로 치닫는 중심에는 카와쿠보 순사가 있다.

결국 사건의 해결을 향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다음 장으로 넘어가게끔 하는 것은 경찰의 수사인 것.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만 접하고 또한 재미있었던 일본의 경찰 수사 문화가

많이는 아니나 조용히 드러나며 흥미를 끄는 것 또한

경찰 소설 전문 작가인 사사키 조의 책을 읽는 재미이다.

 

겨울이 지나 봄을 맞는 계절에 이색적으로 읽었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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