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번째로 알라딘과 가깝게 지낸 독자라고 하네요. 그만큼 많이 알라딘과 만났다는 것에 대해 놀라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가깝게 지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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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돔 1 밀리언셀러 클럽 111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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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도 나오듯 어렸을 때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학적인 놀이를 한 기억이 한번쯤은 있게 마련이다.

돋보기로 개미 태우기. 개구리 입에 화약 넣고 터뜨리기. 개미집에 물 붓기. 잠자리 날개 뜯기.

나 역시 어렸을 때는 시골에서 자라서 이러한 장난을 치곤 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왜 그렇게 잔인함을 보이는 지 궁금하기도 한데,

어쨌든 갑자기 한 시골 마을에 결코 뚫을 수 없는 돔이 내려와 사람들이 갇히면서

그 안에서 다양한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피학적인 상황이 이 책의 설정이다.

누구인지 모르는 전능한 존재의 아이들의 장난으로..

 

인간이 가장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터져나오는 본성에 대한 묘사는 여러 책에서 시도된 바 있다.

어릴 적 읽었던 <15소년 표류기>가 다소 모험적인 요소가 강했다면

<파리 대왕>과 같은 책은 섬뜩하기도 했고..

현재 미국에서 벌어진 일을 묘사하여, 보다 리얼하면서도 영화같은 극적 구성의 이 책은

17-800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스릴도 계속 쫀쫀하게 이어지고

새로운 사건들이 이어져 계속하여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극화를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쓰여진 듯 (실제로 지금 미드 방영중이니) 한 구성으로

뚜렷한 악인과 그에 대항하는 안티 악인.

그리고 그 주변의 주연격인 캐릭터들과 특수한 긴장을 만드는 제3의 캐릭터들..

다양한 인물들이 극한 상황에서 어우러져 다양한 사건들을 만들어내고 긴장과 갈등을 유발한다.

미국이니 만큼 많은 죽음과 함께..

 

돔을 만들어 이 잔인한 상황을 만든 존재가 무엇이든지 간에

개구리나 개미가 아닌 인간은 그 상황에서 또 다른 공포와 잔인함을 만들어 낸다.

생존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간 끼리의 다툼 또한 해결해야 한다.

결국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채 그저 몇몇의 생존 뿐인 결말은

미약한 존재로서의 인간.

즉 평소에는 본성을 감추고 우아한 척 하지만

야생적인 상태에 이르렀을 때는 한없이 약하고 이기적인 존재인 인간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대가다운 솜씨를 이번에도 보여준 킹.

그의 작품은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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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가 불야성 시리즈 3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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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드보일드의 전설 중의 하나.

<불야성> 시리즈의 새롭게 제대로 번역되어 출간된 첫편을 만난 건 2012년 여름이었다.

아, 일본에도 이런 책이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박력있는 문체와 사건 구성과 묘사도 충격이었지만

신주쿠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일본인이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이 메인인 설정 또한 예상하지 못했던 바였다.

 

도쿄에서도 가장 번화하여 불이 꺼지지 않는 불야성의 거리인 신주쿠 한복판.

가부키초의 암흑 세계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이주민들.

일본 야쿠자와 한국인을 제외하고 그 중에서 중국계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애초에 중국계나 한국계가 일본에 이주하게 된 역사적 배경 자체가

정치사회적,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기에 그들의 현재 모습 또한 어둡다.

 

대륙계와 대만계, 그리고 홍콩으로 나뉘고

더 나아가 푸젠과 광둥 등 대륙에서도 출신 지역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뉘어 패거리지어 있다.

다른 나라에 얹혀 살아가야 했던 역사의 아픔을 딛고,

자신들 나름 대로의 세계를 구축하며 살아가는 구세대와

이제는 생존이 목적이 아니라 돈이 목적이 된 현대의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을 보고 부나방처럼 모이며

이전의 룰도 없는 신흥 세력.

 

그 혼돈의 시대에서

어느 곳에도 끼지 못하는 사내가 있다.

반반, 혼혈, 트기, 하프.

여러 이름으로 불리우나 이쪽도 저쪽도 아니기에 속할 곳이 없이

외로운 개처럼 눈치 하나로 살아남아야 하는 남자.

 

1편은 그가 어떻게 가슴 속에 아픔을 새기고

그 아픔을 토대로 개에서 삵으로 변신해 나가는 과정이다.

계속 화자를 바꾸어 진행되는 2편과 3편 역시

그와 비슷한 외로운 이들. 속할 곳 없는 사내들과 이 사내의 얽힌 이야기이며

언제나 그 가운데에는 한 여자의 죽음이 있다.

이 비정미는 서구의 하드보일드와는 또 다른 처연함이 있다.

독자를 마력처럼 빨이들이는..

 

1편을 다 읽고 얼마 후 도착했던 샌프란시스코.

차이나 타운 한복판에 있었던 호텔 창문으로 보였던 건물들의 옥상에는

중국기와 대만기가 섞여서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낮에는 관광객들로 흥청거리지만

밤에는 어둠이 접수하여 인적이 끊겼던 그 거리에서

마치 우리 나라처럼 건널 수 없는 단절을 가지고 있는 두 나라의 모습이

이 시리즈들의 주인공들처럼, 건너갈 수 없는 비정한 분열과 닮았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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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자살 노트를 쓰는 살인자,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2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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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시공사에서 출간되었던 그의 데뷔작은 인상깊었다.

잊고 있었다가 다시 랜덤하우스에서 그의 작품들이 출간되고 이곳저곳에서 좋은 평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이 작가 만큼은 제대로 정주행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단 해리 보슈 시리즈 뿐 아니라 어차피 나오게 될 그의 전작들을 순서대로 읽어 가면서

코넬리의 작품 세계관의 연동을 한번 들여다 보고 싶었던 것.

순서없이 국내 출간된 작품들 탓에 그의 초기작들이 소개되는데는 몇년 걸렸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초기작들의 출간이 완료되어 <블랙 에코>부터 달리고 있다.

 

기다린 보람이 있어 작품 하나하나에 만족하며

또한 점차 캐릭터가 잡혀가는 보슈의 모습을 차근차근 지켜보는 것에 즐거워하며 네 권을 마쳤고

코넬리의 다섯 번째 장편이자 보슈 시리즈에서 벗어난 첫번째 작품,

그리고 잭 맥커보이가 등장하는 첫번째이자 시인 3부작의 시작점인 <시인>을 만났다.

 

국내에서 비교적 일찍 소개되어 히트를 쳐서 코넬리의 팬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한 작품답게

초반부터 몰입시키며 끌어가는 흡입력이 대단한 작품이었다.

 

'죽음 담당' 기자 맥커보이의 쌍동이 형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도입부.

끔찍한 살인사건을 수사하다가 자살한 경찰.

그렇지만 그의 죽음을 납득하기 어려워했던 맥커보이는,

하나하나 사건을 들여다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이때부터 거대한 그림으로 얽히는 연쇄 사건의 전모를 600페이지가 넘게 휘몰아 전개한다.

 

보슈 시리즈의 성공과 발전, 전개로 이 작품을 쓸 무렵 코넬리는 자신감과 함께

자신의 작품들의 장기적인 얼개를 설계한 듯 싶다.

이후 계속하여 등장하는 레이철 월링과 잭 맥커보이의 데뷔.

열린 결말로 이들과 '시인'의 대결은 계속될 것의 암시.

이로써 새로운 시리즈의 그림을 그리고 또한 보슈 시리즈와 교차시킴으로,

자신의 작품들의 캐릭터들과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으로 보인다.

가히 마스터의 솜씨이며 그의 필력이 한 단계 진보하는 중요한 지점에 있는 작품이다.

 

이후 계속하여 만나게 될 코넬리의 작품들이 즐겁게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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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인간 한스 올라브 랄룸 범죄 스릴러 시리즈 1
한스 올라브 랄룸 지음, 손화수 옮김 / 책에이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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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 국내 장르 출판계에서 핫한 북유럽.

그중에서도 요 네스뵈 덕분에 부상한 노르웨이의 또 다른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네스뵈의 약력을 볼 때도 느낀 거지만

세계 최고의 부국 중의 하나로 꽤 큰 경제를 유지해야 하지만

인구가 450만 정도 밖에 안되는 나라라서

노르웨이의 국민들은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다양한 일과 직업을 동시에 가지는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인 한스 올라브 랄룸 역시 전기 작가, 인터뷰어, 정치인, 체스 선수 등의 다양한 직업을 섭렵했다.

그 중 아가사 크리스티와 코넌 도일의 작품을 읽고 영감을 받아

본격적인 미스테리 소설 장르에 도전하여 내놓은 시리즈의 첫 작품이 이 책이다.

 

고전 미스테리의 클리셰를 따라,

행동력있는 경찰과 천재적 두뇌를 가진 장애인 소녀 콤비를 등장시킨 이 책은

고전적인 추리 방식을 따라가기 위하여 배경도 1960년대이다.

현대의 첨단 수사 기법보다 탐문을 통해 얻어진 사실들을 종합 추리하여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다.

 

갑자기 살해된 피해자의 주변을 알아보니,

2차 대전 당시 유명한 레지스탕스 였으며

오래전 그의 활동에 근원한 관계들이 그가 살해된 아파트 주민들과 연계되어 있음이 밝혀진다.

천재소녀의 활약 속에 차츰차츰 과거와 현재의 진실에 조금씩 가까이 가게 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흥미로운 구상이지만

전체적으로 old-fashion한 느낌을 준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박진감있게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반전이나 복선이 치밀하게 쓰여진 것도 아니다.

적당히 버무려진 과거사의 흔적이 현재에 되살아나는 것은

오직 방 속에서 추리하는 소녀의 말들 속에서 일 뿐이다.

과거와의 연결 고리 역시 요 네스뵈의 <레드브레스트>에 비교하면 그 개연성과 연계성이 약하다.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지만

시리즈 데뷔작임을 감안하고 다음 작품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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