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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소담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밥을 먹고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외출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익숙해져버린 일상들,
과연 그녀가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가오리의 열렬한 팬인 나는 책을 읽기 전부터 설래 이기 시작한다.
제목부터 무척 멋지다고 생각했다... 부족하지 않은.. 충분한 것들이라고 해도 되었을 텐데...
부족하지 않다. 와 충분하다는 말의 미묘한 차이를 생각해보니
역시 부족하지 않다. 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모자람이 맘에 들었다.
아주 좋아서 혹은 너무 싫어서 나를 취하게 하는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꽃비, 하늘, 별, 바람, 적당한 높이의 베게, 따끈한 어묵... 언뜻 생각나는 것은 많았지만
그것들이 왜 좋은지 어떤 느낌이라 싫은지 말로 설명하라면 난 막막해질 것 같은데...
그녀는 어쩜 그렇게 조근 조근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느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는지.. 어떻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독자에게 전할 수 있는지...
역시 나는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리본은 반듯하게 꼭 묶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꽉 매도 안 된다.
자유로우면서도 예의 바르고, 유쾌하면서도 얌전한 느낌으로 묶어야 한다,’ 리본-174p
나도 리본을 참 좋아한다.
가끔 파스텔 톤의 공단 느낌의 리본 끈을 보면 사고 싶어 몸이 간질간질 할 만큼 좋아한다,
하지만 리본이라는 이미지에서 저런 느낌을 발견하다니 놀랍다,
예의 바르고 유쾌한 느낌의 리본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60가지 그녀가 편애하는 것들을 읽다보면
내가 무심코 지나쳐버린 일상들을 천천히 떠올려보고
나만의 느낌을 찾아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