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 슈퍼!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9
에를렌 루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스물다섯의 청년이 주인공이다.
이 청년은 인생의 모든 게 허무해졌고 더 이상의 공부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뒤
대학을 휴학하고 소심한 방황을 하고는 중이다.
책을 읽고 공 던지기, 망치 놀이 등을 하면서
내가 있는 이곳이 어디인지,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지,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부터 꼬인 것인지 모든 게 다 엉망으로 뒤엉켜버린 실 뭉치 같은
자신의 삶을 겨우 겨우 붙들고 안절부절 못하는 그를 보면서
어쩜 딱 지금 날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청소년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왔지만
아직도 절대 방황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없는 내가 답답했다.
책 속의 주인공의 조용한 일상을 지켜보며 어찌나 절실하게 공감이 되는 지 놀랍기도 했다.  


‘내가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동이 트기 시작 할 무렵까지 그 자리에 앉아 계속 생각했다.
다른 모든 것이야 어쨌든 상관없다는 생각을,’121~123p 

나도 저렇게 어쨌든 상관없다는 생각까지 가봤다.
그렇게 생각하면 맘은 편하다. 하지만 부작용은 다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노력도, 꿈을 이루겠다는 희망도 포기하게 되었다.
어쨌든 상관없는 삶인데 노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주인공도 하루 만에 자신의 생각을 바꾼다.
비록 모든 것이 덧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최대한의 의미를 찾아가며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게 삶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과 고민을 거듭하다.
미국 여행을 마치면서 그는 자신의 삶이 끝이 좋을 것이라는 자신도 확신도 없지만  

모든 일에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한다는 걸 믿기 시작했다.
엄청난 사건과 모험, 두근거리는 로맨스, 스릴과 반전 같은 효과는 전혀 없는 책이지만
콕콕 핵심을 찌르는 듯한 글들에 반해버렸다.
청소년 문학의 새로운 발견! 기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13월의 미오카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작품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평범한 대학생인 타이치는 사랑하는 연인 마오카를 잃고
그녀와 함께 한 13개월을 회상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타이치의 시선으로 쭉 그려져 있는 이 책은 너무 슬프고 아픈 사랑이야기입니다.
처음 책 소개를 읽고 마오카라는 자유분방한 여자의 죽기 전 몇 개월간의 기록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시작부터 내 예상을 완전 뒤집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오카는 알가? 내 가슴이 너의 무덤이라는 걸, 나는 세계를 여행하며 너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줄 거야...
지금은 불가능하겠지만 언젠가 사랑을 하면 남자의 아픈 마음과 두근거림도 가르쳐줄 거야..
이제부터 모든 걸 우리 둘이서 하는 거야...’ 7p
그녀에게 그는, 그에게 그녀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그들의 사랑은 어떤 사랑이었을까요.  

 
여주인공이 불치병으로 죽어간다는 줄거리만 보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위치다’ 어른 버전이라도 해도 될 만큼 비슷하지만
‘세상의 중심에서...’의 아키는 서서히 꺼져가는 생명이었다면
‘아름다운 13개월의...’의 마오카의 생명은 폭발할 듯 피어올랐다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사람을 그 사람답게 해주던 여러 가지 능력이 사라져도, 같은 사람일 수 있을까?’ 245p 

병으로 점점 마오카는 변해가지만 그들은 언제까지나 함께하기로 합니다.
내가 언제까지 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불안해하지 않고 언제나 곁에 있어 주는 사랑으로 인해
마오카는 자신의 꺼져가는 생명을 붙들고 있으면서도 그 사랑이 있기에
자신은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합니다.
죽어가지만 그로인해 행복하다는 여자, 그녀가 어떻게 변해도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남자...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참 오랜만에 읽어보았습니다.
남자의 사랑도 이렇게 애절할 수 있구나, 이렇게 아플 수도 있구나.
아... 오랫동안 그들의 사랑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작가 로버트 풀검은 책 속에서 아주 귀여운 할아버지, 철학적인 작가님의 모습을 오가면서
사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아름다운 것인지 이야기 해줍니다.
이 책을 읽을 때 차례를 보고 확 끌리는 제목부터 읽어도 된다는 게 참 좋았습니다.
외출 할 때 들고 가는 책을 무척 신중하게 고르는 편인데
조건은 일단 가벼울 것, 심각하지 않을 것,
아무래도 집밖이니 집중이 잘 되지 않을 테니까 소설책은 안 되고,
너무 웃기는 책도 곤란하고, 재미있을 것~!
오랜만에 저의 이런 까다로운 조건에 딱 맞는 책이었습니다.
짧은 이야기들이니 지루하지 않게 술술 넘어가고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쏙쏙 잘 들어와 기분 좋게 읽은 책입니다.
손녀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다 어께가 축 처진 체 집으로 돌아온 작가의 모습과
한 아이가 그네를 타고 있는 작가에게 다가와 아저씨는 아이가 아니니 그네에서 비켜달라고 했지만 작가는 ‘나도 아이야’하면서 굳세게 그네를 탔다고 합니다.
그 모습들이 눈앞에 그려져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얼마나 귀여운 할아버지 인가요~ 전 한번도 이런 어른을 만나본적이 없어서
더욱 이런 조부모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습니다.

아이들과 친구들을 보며,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심지어 동물들 에게도 배울 점이나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쳐버린 사실들을 찾아내는 작가의 시선을 날카롭기도 합니다.
자신이 바보취급을 당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잠시 접고 사람들에게 웃음으로 다가서는 작가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가시 세우지 않고, 상처받지 않을까 불안해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선뜻 다가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웃음은 그 무엇도 이길 수 있는 강한 것이란 점을 잘 이야기 해주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와일라잇 -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 트와일라잇
마크 코타 바즈 지음 / 북폴리오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첫장을 열면 빨간 표지에 한번 놀라고 벨라와 에드워드의 사진에 한번 더 놀란다~
 
영화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주제의 책은 처음이었다.
잡지책 크기의 올컬러의 책~ 어떤 내용일지 기대가 되었다.
트와일라잇을 책으로 보고 영화도 바로 보았다.
이런 소녀 취향의 영화는 이미 입맛에 맞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했었지만...
한동안 에드워드의 환영에 시달릴만큼 팬이 되어 버렸다.
독자에게 뱀파이어가 주인공인 영화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기 위해서 인지 책의 매인색을 빨간색으로 선택한 듯 하다.
첫 표지도 그렇고 6개의 차례의 제목도 빨간색이고 한가지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 글씨도 빨간색에 글씨체는 피를 연상시키는 모양이다.
무척 컨셉에 딱! 맞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또 어떻게 보면 조금 고급스럽지 못한 느낌? 이랄까 가볍다는 느낌이랄까?
딱히 뭐다 라고 설명하긴 어려운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영화 속 배우와 스태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 한편이 만들어지기까지 그 뒤에 숨은 스탭들의 고생들을 잘 알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소품이나 의상들, 
뱀파이어의 동물적인 모습을 어떻게 화면상으로 표현할지 연구하기 위해
야생 동물들의 사냥 장면 비디오를 보며 연구 했다는 감독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런 세세한 장면 하나까지 연구를 하는구나 이젠 영화를 볼때마다 저 장면을 위해 스탭들이 얼마나 고생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될 것 같다.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감독만의 감성과 해석이 더해서 감동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책도 영화도 무척 만족스러웠던건 감독의 작품해석 능력과 원작을 많이 바꾸지 않았던 각색의 힘이 아닐까 생각했다.

 

영화라면 그냥 완성작을 보기만 했기 때문에 촬영기법이라던지 효과나 그래픽 등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었는데
'뱀파이어 야구 시합' 장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한 페이지를 읽고 '이런 기술도 있구나...' 새로운 지식도 얻었다.
영화 트와일라잇의 팬이라면 이 책으로 그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배우와 스태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 화보집을 추천하고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소담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밥을 먹고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외출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익숙해져버린 일상들,
과연 그녀가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가오리의 열렬한 팬인 나는 책을 읽기 전부터 설래 이기 시작한다.
제목부터 무척 멋지다고 생각했다... 부족하지 않은.. 충분한 것들이라고 해도 되었을 텐데...
부족하지 않다. 와 충분하다는 말의 미묘한 차이를 생각해보니
역시 부족하지 않다. 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모자람이 맘에 들었다.
아주 좋아서 혹은 너무 싫어서 나를 취하게 하는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꽃비, 하늘, 별, 바람, 적당한 높이의 베게, 따끈한 어묵... 언뜻 생각나는 것은 많았지만
그것들이 왜 좋은지 어떤 느낌이라 싫은지 말로 설명하라면 난 막막해질 것 같은데...
그녀는 어쩜 그렇게 조근 조근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느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는지.. 어떻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독자에게 전할 수 있는지...
역시 나는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리본은 반듯하게 꼭 묶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꽉 매도 안 된다.
자유로우면서도 예의 바르고, 유쾌하면서도 얌전한 느낌으로 묶어야 한다,’ 리본-174p

나도 리본을 참 좋아한다.
가끔 파스텔 톤의 공단 느낌의 리본 끈을 보면 사고 싶어 몸이 간질간질 할 만큼 좋아한다,
하지만 리본이라는 이미지에서 저런 느낌을 발견하다니 놀랍다,
예의 바르고 유쾌한 느낌의 리본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60가지 그녀가 편애하는 것들을 읽다보면
내가 무심코 지나쳐버린 일상들을 천천히 떠올려보고
나만의 느낌을 찾아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