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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분 1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놈을 죽이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걸 이루지 못했어요.”
“그럼 넌 누굴 죽이려고 했던 건데?”
“나요” 1권 334p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순간부터 주인공 피터는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학교에선 피터는 그저 호모새끼, 병신, 변태새끼에 불과했다.
아무나 발로 차버려도 상관없는 길가의 쓰레기 같은 취급을 받는 아이…
그러던 어느 날 거울 속을 보았는데 이해가 되었다. 나는 냐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내가 싫어졌다.
그날. 나는 그들이 옳을지도 모른다고 믿기 시작했다. 1권 277p
365일 가운데 360일쯤 되는 평범한 날
피터의 팽팽하던 인내심의 끈이 탁…끊어진 날
19분 동안 가슴 아픈 비극이 시작된다.
쌍둥이별에 이어 파격적인 주재의 소설로 돌아온 그녀
고등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을 죽이다니!
어린 살인마, 사이코패스를 상상하지 말길…
조디 피콜트의 책의 주인공들은 줄거리만 보고 짐작할 수가 없다.
그녀의 이야기는 항상 상상 그 이상의 것들을 들려주니까…
19분은 사건이 일어난 날에 시작한 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형식이다.
과거는 17년 전, 피터가 태어날 무렵부터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가 오가면서 치밀한 구성이 돋보인다.
어디하나 어색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없고
인물들 간의 감정 선도 잘 연결되어 있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의 손길을 기다리지만 겉으론 거부하는 아이들
손을 내밀고 싶지만 거부당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부모
계속되는 엇갈림 끝에 자식도 부모도 외로워질 뿐이다.
이 안타까운 엇갈림이 언제나 끝이 날까?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백한 사건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과연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를 계속 고민하게 만들었다.
“차이가 항상 존중받는 것은 아닙니다. 10대 때는 더 그렇죠.
청소년기는 튀지 않고 맞춰 살아야 하는 때죠.” 2권 290p
부모님이 원하는 자식의 모습이 되기 위해 운동부에 들고 공부를 했지만
아무도 그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학교에서 인기 있는 집단(왕따를 주도하는)에 낄 기회가 있었지만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을 그대로 돌려줄 순 없었던, 여리지만 강했던 피터…
가족과 친구에게 거부당하는 외로움을 내가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평범하지 못해 소외당하고 상처투성이인 아이들에게,
망가져버리고 싶어 하는, 모든 걸 부셔버리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복수의 여행길에 두 개의 무덤을 파게 되는데 하나는 적의 무덤,
또 하나는 자신의 무덤이라는 책에 실린 중국 속담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상처받고 울고 있는 아이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말길…
아이들이 포기하지 하지 않게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