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9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10월
구판절판


'배고파야~옹'
'냥더플!'
..
그 여주인은 고양이가 귀여운 게 아니라, 고양이를 귀여워하는 자기 모습을 귀여워하는 걸 거야. 분명...

"무슨 뜻입니가?"
"서장의 불알을 쥘 수 있다는 얘기야. 쥐어봤자 좋을 일 하나도 없을 거란 얘기이기도 하지만."

"원래 영업이라는 게 좋은 것만 말하는 법이잖아요. 맛있기만 한 얘기는 절대로 이 세상에 없다는 걸 부모가 잘 가르쳐주면 좋은데. 이런 시대이다 보니 우리 집 아이들이 시기심 많고 의심 많은 아이로 자라준 게 참 다행이에요."
"아이들이 부모를 닮았군."
"사람을 보면 도둑이라고 생각해라. 잘하면 공적을 세울 수 있으니까, 하고 키웠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선생님이나 부모가 하는 말은 물론 교과서에 쓰여 있는 것까지 의심하려 드는 아주 좋은 아이들로 자랐어요."

"요즘 여자들은 모두 비슷한 화장을 해서 노인인 난 누가 누군지 전혀 알 수가 없거든."

"죄송해요, 늦어서.. 에... 남자 이름은 야마다 타로, 여자 이름은 야마다 하나코에요."

DC는 할 수만 있다면 이 발견을 그 젊은 경찰관에게 가르쳐주고 싶다.
문제는 인간이란 생물은 너무 멍청해서 고양이의 말을 알아들을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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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8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구판절판


한 번 보자마자, 아무리 봐도, 라니. 아마추어는 부러워.

혼자 갑갑한 것 정도면 다행이겠는데 처치곤란한 문제도 일어난다.
하자키로 근무지를 옮긴 후 맨 처음 받은 전화는 이웃 아주머니가 교통위반을 봐달라며 걸어온 전화였다.
안 된다고 거절하자 버럭 화를 내며, 네 기저귀를 간 게 누군데, 하며 목청을 키웠다.
똥구멍까지 다 봤나 하고 생각하니 그만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어머니에게 확인하니 기저귀를 갈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었다.

마코토는 눈을 깜빡였다.
처음에는 '폭풍의 언덕'인가 하고 생각했으나, 순정적이고 무구한 소녀라는 점이 다르다.
조금 생각한 후에 깨달았다.
카운터 뒤에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오래된 양서, 그건.
"핏빛 어제일리어(진달래)"
베니코는 소리 내어 웃으며 친근함을 담아 마코토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가계를 닫아야지. 내가 커피 한잔 사지."

뭐에요, 날 의심하는 거예요?
나는요, 그 죽은 사람을 본 적도 없어요. 얼굴도 몰라요.
게다가 난 죽었다면 저쪽 카테고리 로멘스 앞에서 죽였을 거에요. 그쪽 책은 싸니까.

들리는 바에 의하면 돈가스 덮밥을 시켜달라고 해서 우적우적 다 먹어치운 후에 코 고는 소리도 요란하게 잠을 잤다고 한다.
덕분에 옆방에 있던 속옷 도둑이 수면이 부족이다.
인권위원회에 호소하겠다.하고 씩씩거린 모양이다.
간이 엄청나게 큰 건지 머리에서 나사가 하나 빠진 건지.
그런데 들어가는 게 익숙하지 않고서야 유치장에서 숙면을 했다는 건 거리낄 게 없다. 즉 무죄라는 얘긴데,
하지만 그게 무죄의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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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7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7월
구판절판


그러니까 미리 의자에 묶어둘 거야. 어때, 응? 고용살이하는자, 꿈은 크게 가져야지.

아키라가 그러더라고,
내가 공룡같이 둔하다고, 아파도 아픔을 인식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그 말이 맞아.
더군다나 한 번 느낀 아픔을 잊는 데도 시간이 걸려.
하지만 난 남들 이상으로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어쨌든 아픔이 있으면 그것을 분명히 느끼고 또한 그것을 분명히 잊을 수 있어.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뭐랄까 그러니까 난 바보 같지만.

아이쿠야.. 설마 그거 일고 운 건 아니겠죠?
그건요.
아이는 순진한 채로 죽으라는 얘기에요.
우리를 바보로 취급하는 것도 유분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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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2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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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떠나지 않는 인간들에게 시달린다... 마지막 말이 사라지지 않네요...
근래 읽은 책들 중에서 너무 감동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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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2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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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이 암페르 강을 따라 둥둥 떠내려갔다.
한 소년이 강물에 뛰어들더니 책을 따라잡아 오른손에 움켜쥐었다.
소년은 싱긋 웃었다.
소년은 허리까지 오는, 얼음처럼 차가운 12월의 물에서
몸을 일으켰다.
"뽀뽀 한번 어때, 자우멘슈?" 소년이 말했다.


나는 책도둑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아름다움과 잔혹에 관하여.
그러나 내가 말할 수 있는 것들 가운데 그녀가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나는 내가 늘 인류를 과대평가하는 동시에 과소평가해왔다고 설명하고 싶었다.
그냥 평가만 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나는 어떻게 똑같은 일이 그렇게 추한 동시에 그렇게 찬란할 수 있냐고, 말이라는 것이 어떻게 그렇게 저주스러우면서도 반짝일 수 있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말들은 하나도 내 입에서 나오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리젤 메밍거를 돌아보며 내가 진정으로 알고 있는 진리 하나를 말하는 것뿐이었다.
나는 그것을 책도둑에게 말했고, 지금 당신에게도 말한다.

나는 나를 떠나지 않는 인간들에게 시달린다.

오늘밤에는 아빠가 나와 함께 앉아 있었다.
아코디언을 가지고 내려와
막스가 앉곤 하던 자리 가까운 곳에 앉았다.
나는 아빠가 연주할 때면 손가락과 얼굴을 자주 본다.
아코디언은 숨을 쉰다.
뺨에는 주름이 있다.
주름은 잡아당겨놓은 것 같다.
왠일인지 그 주름을 보면 울고 싶어진다.
슬프거나 자랑스러워서 그런 건 아니다.
그냥 주름이 움직이고 바뀌는 모습이 좋다.
가끔 아빠가 아코디언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아빠가 나를 보고 웃고 숨을 쉬면 음악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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