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이 암페르 강을 따라 둥둥 떠내려갔다.
한 소년이 강물에 뛰어들더니 책을 따라잡아 오른손에 움켜쥐었다.
소년은 싱긋 웃었다.
소년은 허리까지 오는, 얼음처럼 차가운 12월의 물에서
몸을 일으켰다.
"뽀뽀 한번 어때, 자우멘슈?" 소년이 말했다.
나는 책도둑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아름다움과 잔혹에 관하여.
그러나 내가 말할 수 있는 것들 가운데 그녀가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나는 내가 늘 인류를 과대평가하는 동시에 과소평가해왔다고 설명하고 싶었다.
그냥 평가만 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나는 어떻게 똑같은 일이 그렇게 추한 동시에 그렇게 찬란할 수 있냐고, 말이라는 것이 어떻게 그렇게 저주스러우면서도 반짝일 수 있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말들은 하나도 내 입에서 나오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리젤 메밍거를 돌아보며 내가 진정으로 알고 있는 진리 하나를 말하는 것뿐이었다.
나는 그것을 책도둑에게 말했고, 지금 당신에게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