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갑갑한 것 정도면 다행이겠는데 처치곤란한 문제도 일어난다.
하자키로 근무지를 옮긴 후 맨 처음 받은 전화는 이웃 아주머니가 교통위반을 봐달라며 걸어온 전화였다.
안 된다고 거절하자 버럭 화를 내며, 네 기저귀를 간 게 누군데, 하며 목청을 키웠다.
똥구멍까지 다 봤나 하고 생각하니 그만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어머니에게 확인하니 기저귀를 갈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었다.
마코토는 눈을 깜빡였다.
처음에는 '폭풍의 언덕'인가 하고 생각했으나, 순정적이고 무구한 소녀라는 점이 다르다.
조금 생각한 후에 깨달았다.
카운터 뒤에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오래된 양서, 그건.
"핏빛 어제일리어(진달래)"
베니코는 소리 내어 웃으며 친근함을 담아 마코토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가계를 닫아야지. 내가 커피 한잔 사지."
뭐에요, 날 의심하는 거예요?
나는요, 그 죽은 사람을 본 적도 없어요. 얼굴도 몰라요.
게다가 난 죽었다면 저쪽 카테고리 로멘스 앞에서 죽였을 거에요. 그쪽 책은 싸니까.
들리는 바에 의하면 돈가스 덮밥을 시켜달라고 해서 우적우적 다 먹어치운 후에 코 고는 소리도 요란하게 잠을 잤다고 한다.
덕분에 옆방에 있던 속옷 도둑이 수면이 부족이다.
인권위원회에 호소하겠다.하고 씩씩거린 모양이다.
간이 엄청나게 큰 건지 머리에서 나사가 하나 빠진 건지.
그런데 들어가는 게 익숙하지 않고서야 유치장에서 숙면을 했다는 건 거리낄 게 없다. 즉 무죄라는 얘긴데,
하지만 그게 무죄의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