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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의 숏컷
김지운 지음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으면 느낄 수 있는 글을 쓴 사람의 분위기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김지운 감독은,
매우 유머러스하면서 예의 없는 것들에 짜증을 내고,
섬세하면서 감상적인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을 아주 잘 쓰는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처절하게 와닿은 것은 이른바 백/수/내/공이다.
백수 생활...
남들이 볼 때, 특히 가족이 볼 때 정말로 비루하고 비참하며,
하염없이 땅을 헤짚는 것 같지만 그게 찬란한 빛을 언젠가는
발한다는 것을 김지운 감독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시간을 그야말로
아무것도 안 하고 살 수는 없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먹고 생각하고 자성하고 성찰하면서
그 백수생활에서 내공이 착착착 쌓여간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김지운 감독은 <조용한 가족>으로 데뷔하기 이전에 10년을 백수로 지냈다.
아, 나도 놀구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