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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우산 (양장)
류재수 지음, 신동일 작곡 / 재미마주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비가 오는 날엔 눅눅한 기온과, 질척한 분위기가 싫어서 맑은 날을 기다리곤 하는데 이 책을 읽고나면 아마도 비를 기다릴 사람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나 유치원 꼬마들처럼 제각각 표현할 수 있는 선명한 농도의 색을 가진 우산을 펼치고 거리로 나서서 빗방울들의 경쾌한 소리를 듣고도 싶어진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아파트에 사니까 가장 서글픈 일이 비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거였다. 정말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서지 않고는 모르니 그것을 서글프다고 여길만도 하다 싶었다. 노란우산을 펼쳐놓고 음악을 들으면 삭막한 아파트에서 창문을 열지 않고도 들려올까! 비소리가...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 것 같은 우산들의 행렬. 노란우산, 빨간우산, 파란우산.... 우산 쓴 아이들의 표정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학교를 향하여 종종걸음치는 경쾌한 발걸음과,반짝이며 빛나는 아이들의 눈동자를 보는 듯 했다. 빗방울들이 건반을 두들기며 소리를 내는 듯도 하고...
음악과 그림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책이다. 글자가 없음으로 더 많은 글을 쓴 책이라 여겨진다. 날이 흐린 오늘 음악을 들으며(책과 함께) 비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