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왕릉비문 연구 - 북한의 우리 역사 연구 알기 3
손영종 지음 / 중심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광개토대왕릉비만큼 한국과 일본의 역사학계에서 많은 논쟁을 남긴 것도 없을 것이다. '신묘년조'의 해석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에서 일본은 자국이 고대의 가야를 경영했다는 소위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했고, 여기에 맞서 한국은 터무니없는 근거라고 맞섰다. 사실 비문의 해석만으로 볼 때, 일본측의 해석이 매끄럽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에선지 과거 한국의 사학자들은 논리적 반박보다 감정적 반박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임으로써 제3자의 입장에서 많은 의혹의 여지를 남긴 바 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로 접어들면서 한국의 뛰어난 학자들이 기존의 경향에서 탈피해 논리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많은 수확을 얻기도 했다. 그들의 논리는 비록 일본측의 해석이 부분적으로는 매끄러울 망정 전체적 맥락에서 보면 매우 불합리하고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그러한 소장학자들의 논리는 임나일본부설을 요체로하는 일본측의 견해에 효과적인 대응책이었음이 입증되었고 타국의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도 그 논리성이 인정되고 있다. 물론 '신묘년조'를 둘러싼 양측의 견해대립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의 고고학적 발굴 등 여러 성과과 분명 양측 중 누군가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문제는 쇼비니즘적 민족주의를 떨쳐버리지 못함으로써, 과거 한국의 많은 학자들이 역사의 객관성을 포기하는 우를 범하였다는 점에 있다. 그것은 물론 식민사학의 잔재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대두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역사학의 발전에 상당한 장애가 되었다. 이 책은 광개토대왕릉비에 대한 비문의 해석과 이를 둘러싼 논쟁 등을 소개함으로써 역사학에 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끔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