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철학 이것이다 -상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1998년 10월
평점 :
절판


김용옥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먼저 그의 해박함에 대해 놀라게 된다. 다음으로는 그의 저작들이 철학서적이라기보다는 인문학의 총체를 모두 전시해놓은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옛날 중국에서는 문학과 역사학 철학이 독립된 학문영역이었다기 보다는 명백한 경계와 구분이 없었다 한다. 아마 김용옥의 글들이 그런 경향을 띠고 있는 이유도, 중국의 고전에 너무 심취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그의 지적 해박함을 의심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첫 페이지부터 근 100페이지 가량의 분량은 자신의 과거사이자 신변잡기에 할애되고 있다. 특히 교수시절 자신의 입장과 상반된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에 대해 실랄히 공격하고 있는데,저자 특유의 거침없는 성격이 책을 통해 그대로 재현되는 것같아 생생한 감이 없지 않았다. 이러한 글들을 읽고 느낀 건 학자의 겸손한 자세가 학문적 성과에도 과연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사실 주위의 훌륭한 교수들을 볼 것 같으면, 학문적으로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분은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이 대다수였던 것 같다. 물론 모든 경우가 그러하지는 않겠지만...... 아마 김용의 경우는 지적 자만심에 의해 수많은 적을 만들어내고 심지어는 일반인들의 반감을 유발시킴으로써 수준이하의 평가와 대접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학문과 인품의 상관관계에 대한 사색이 물밀듯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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