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노래
미야시타 나츠 지음, 최미혜 옮김 / 이덴슬리벨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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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노래의 힘과, 젊은 꿈이 만날 때 절대 끝나지 않는 내일이 펼쳐 진다.


스무살 다섯 청춘이 짊어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의 고민이 우정과 노래를 타고 흐른다. 미야시타 나츠(宮下奈都)의 <끝나지 않은 노래>는 음악을 배경으로 펼쳐 지는 순수한 젊음에 대한 소설이다. 동인의 전작 <기쁨의 노래>에서 치열한 사춘기를 겪은 소녀들이 이제 대학생과 직장인으로 다시 등장한다. 속편의 느낌을 주지만 굳이 연결짓지 않아도 충분하다.



미야시타 나츠는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엄마를 둔 노래하는 레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뮤지컬 배우로 꿈을 키워 나가는 치나츠,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인한 아픔을 이겨내며 자아를 키워내는 사키, 순수한 첫 사랑에 가슴앓는 문학소녀 요시코, 새로운 고향을 만들어 가는 입양아 아야 등 다섯 청춘을 중심으로 한 편의 뮤지컬과 같은 작품을 그려 낸다.


"우리는 꿈이다. 희망이다. 어떤 미래가 기다리는지 몰라도. 적어도 부모나 가족의 꿈이며 희망으로. 그래서 꿈과 희망이 아니게 되었을 때 괴로운 것이다. 눈부시게 빛나야 할 미래는 우리가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것인지도 모른다." - 레이, '시온의 딸'에서


"몸과 마음을 다한 경기에서 몸을 다치고 그 경기를 미워하기까지 된, 예전의 나 같은 사람을 한 명이라도 줄이고 싶었다. 그러나 열정이 생기지 않았다." - 사키, '슬라이더스믹스에서


"나는 다빈치도 아니고 라이트 형제도 아니다. 달에 로켓 같은 건 쏘아 올릴 수도 없다. 그때도 지금도.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뿐이고 어디를 향해 걷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친구들이 있다. 누군가는 다빈치고 누군가는 라이트 형제일지도 모른다."-요시코, '바움쿠헨, 또 다시'에서


자신의 꿈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청춘들의 독백은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따뜻하게 읽는이를 파고 든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지나쳐온 시절이거나 지금 겪고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끝나지 않은 노래>, 원제(終わらない歌) 역시 같다. '시온의 딸', '슬라이더스믹스', '바움쿠헨, 또 다시', '코스모스', 'Joy to the World' 등 다섯 편의 이야기는 책 제목과 동일한 마지막 장 '끝나지 않은 노래'로 마무리 된다.



레이와 치나츠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공연 '끝나지 않은 노래'는 가수를 꿈꾸는 여자아이가 라이벌을 만나고,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잃고, 머지않아 우정을 얻고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스토리다. 지극히 단순할 그 이야기 속에 각자 하나하나의 별로서 존재하는 청춘이 깃들어 어우러지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청춘소설이자 음악소설인 <끝나지 않은 노래>는 세심하고도 솔직한 내면의 울림을 가졌다. 지금도 저 먼 어딘가에서,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이서, 분명 서로 울려 퍼질 끝나지 않은 노래에 귀기울여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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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왔구나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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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으로 유명한 무레 요코(群ようこ)가 담담하게 그려낸 <결국 왔구나>. 치매라는 피할 수 없는 질병을 맞닥뜨린 아들, 딸, 사위, 며느리, 조카 등 가족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과 공감을 불러 온다. 과거와 다른 부모님의 모습을 <결국 왔구나>에서 발견할 즈음 누구에게라도 찾아올 수 있는 현실임을 절감하면서 '나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원제 <츠이니, 키타?(ついに、来た?)>를 직역하면 '마침내 온 건가?', 혹은 역자가 말하듯 '드디어 왔는가?' 정도가 될 수 있겠다. 한번쯤 찾아올 일, 담담히 마주쳐야할 일임을 무레 요코는 제목을 통해 지나가듯 툭 던져 놓았다.



부모님 아래에서 성장하고, 사회에 진출해 가정을 꾸리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문득 발견하게 될 부모님의 낯선 모습을 상상하면 가슴이 시려 온다. '제발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를'하는 바람이야 누구나 갖겠지만, 능력이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결국 왔구나>는 여덟개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다. 각기의 제목이 당사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란 것이 더욱 현실감을 준다. 아버지와 사별한 후 새로운 애인을 따라 나섰지만, 치매로 인해 버림받아 다시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의 이야기('엄마, 돌아왔어?')에서 딸은 인생이란 결국 자기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절실하게 느끼며 현실에 충실한다.


'아버님, 뭐 찾으세요?'편은 어느 정도 사회적 명예를 누렸던 시아버지에 대한 며느리의 치매 일기다.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아침밥은 언제 먹느냐'는 시아버지의 공격을 받으며 며느리는 다짐한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데다 안타깝게도 성장하지 않는 아이와 다름 없으니. 아버님 옆에서 잘 돌봐드릴테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그리고 현실을 회피하는 남편에 대해서는 "각오 단단히 하라"는 경고까지.


친정 어머니를 모시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역할극을 남편과 함께 벌여야 하는 딸의 이야기('엄마, 노래 불러요?'), 고지식하고 독선적인 큰 아주버님과의 갈등 속에서 치매가 걱정되는 시어머니를 일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며느리와 가족의 이야기('형, 뭐가 잘났는데?') 등이 이어진다.​


"혹시 간병을 하게 되더라도 (시부모님, 부모님 가운데) 적어도 한 사람씩 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딸이자 며느리의 기도 장면이나, "돌아가며 하루씩 모시기를 하든, 매달 요양원 비용을 나눠내든 결정하라"는 동생들을 향한 집안 장남의 주문은 마치 우리 실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이어 '엄마, 괜찮아요?', '이모들, 안싸워요?', '엄마, 뭐가 보여요?', '아버지, 왜 왔다갔다해요?' 등 각자의 형편에서 치매를 대하는 다양한 자세를 바라볼 수 있다.


"드디어 올 게 왔나봐."

"저렇게 건강하신데?"

"겉모습은 건강해 보여도 머릿속은 알 수 없는 거니까."


아무리 돈이 많아도, 최신 의학이 발달해 수명이 연장되고 온갖 기술로 노화를 방지한다 해도, 사람은 나이들고 수명이 다하면 저 세상으로 간다.('엄마, 괜찮아요?' 중에서) 치매는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 사회가 나서서 함께 치유해야하는 기본적인 인권의 일부라는데 인식한다. 그럼에도 이미 늙고 낯설어진 부모님을 마주치기 전에 새겨봐야할 각자의 마음가짐을 <결국 왔구나>는 요구한다.


어느날 갑자기 "그런 적 없는데?"를 연발하는 부모님. 그 앞에서 우리는 "아,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고 외치면서도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남은 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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