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사라졌다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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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죽이기 위해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미나가타 구마쿠스. 가네시로 가즈키(金城一紀)가 13년 만에 선보인 더 좀비즈 시리즈((ザ・ゾンビ-ズ・シリ-ズ) <친구가 사라졌다(원제:友が、消えた)>의 주인공이다. 엄청난 추리와 트릭, 반전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그 이야기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은 주인공 미나가타와 그가 도와준 사람들이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 때문일 것이다.


"너희들은 곤란에 빠진 사람을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다고 들었어. 곤경에 빠진 사람을 위해서 몇 번이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고."


복수형이다. '너희들'. <친구가 사라졌다>를 덮고 난 후에 다시 '좀비즈 시리즈'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죽여도 죽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로 '좀비'라고 스스로 칭한 고등학생 친구들의 대활약이 전제에 깔려 있다. 뿔뿔이 흩어진 멤버 가운데 한 명인 미나가타 앞에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갑자기 사라진 친구 찾기를 위한 도움을 청한다.


"내가 할 만한 일이면 힘을 보탤게." 화려한 고교 시절의 사건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미나카타지만 당시의 행동을 미화하거나 정당화 하지 않는다. 그저 덤덤하게 지난 일로 여길 뿐. 그래서 스스로 '정의의 사도'라 불리는 것은 더욱 거부한다. 하지만 맡게 된 일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온몸을 던진다.


학교를 주름잡고 있는 동아리 탐문을 시작으로 사라진 친구를 추적해 나가는 미나가타는 헐리우드 영화에서 나올 법한 무적의 영웅일 수도, 과거를 잊고 은둔하며 살아가는 협객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친구 찾기에 나선 미나가타가 요구한 대가는 캔 커피 하나다. 그럼에도 추적하고 싸운다. <친구가 사라졌다>는 미나가타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일주일을 그리고 있다.



"나도 힘낼게. 반드시 개똥같은 현실을 바꿀 거야." 미나가타와 친구들은 아마도 누군가의 삷에 그저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는 스위치를 간접적으로 눌러 주는가 보다. 그에게 고급 승용차 배달을 주문하는 노배우, 현실의 부조리에 용감하게 맞서는 미모의 아나운서, 살인병기로 키워주는 전쟁무술의 달인 람보 등과의 인연이 궁금점으로 남아 있다.


그저 아무것도 아닌 일인 듯 무심하게 흘러가는 문체는 <친구가 사라졌다>를 읽는 또 다른 재미다.이야기가 끝날 즈음 따분한 캠퍼스로 돌아온 미나가타 앞에 등장한 비쩍마른 체구의 학생. 그는 미나가타를 찾아온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힘든 일이 있으면 네가 도와줄 거라고 해서." 아직 할 일이 많다.


옮긴이는 미나가타의 활약을 '오지랖'으로 설명했다. 아무런 보상을 요구하지도 않고, 우월감이나 지배의 욕심도 없는 그냥 '오지랖'. <친구가 사라졌다>를 통해 이 오지랖을 경험하는 재미가 놀랍다.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는 북한 국적이었다가 대한민국으로, 다시 일본인이 됐다고 한다. 그의 경험이 평탄치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나가타의 다음 활약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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