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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루민
오카베 에쓰 지음, 최현영 옮김 / 리드비 / 2025년 12월
평점 :
* 컬처블룸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금부터 저는 어느 '친구'에 관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는 조사를 시작합니다.
'좋은 사람', '악마', 증언이 엇갈립니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친구의 실체는 대체 무엇일까요?"
누군가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그와 관계가 있는 16명과의 인터뷰, 그리고 그가 직접 작성한 에세이를 통해 독자의 판단을 요구하는 독특한 구조의 작품이다. 한 사람을 놓고 극명히 갈리는 사람들의 평가 속에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인간 근저에 깔려 있는 본성' 등을 짚어볼 수 있다.
오카베 에쓰(岡部えつ)의 <내가 아는 루민>은 인기 에세이 작가 나카이 루민이라는 인물의 본질에 대한 독자의 추리를 요하는 흥미로운 미스터리물이다. 원제는 '무서운 친구( 怖いトモダチ)'다. '다 같이 행복하자'는 슬로건을 내건 온라인 살롱-아마 카페나 밴드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의미하는 듯하다-을 운영하는 나카이 루민에 대한 16명의 증언이 이어진다. 누구에게는 삶의 희망같은 천사로, 다른 누구에게는 삶을 망치게 한 악마로 소개되는 루민.

자신이 신원을 철저히 숨기며 작가로서 생성된 자신의 캐릭터 '루민'을 보호하고 집중하려는 그녀. 인터뷰를 진행하는 이는 그녀의 지지자이건, 비판자이건 증언 그대로를 기록한다. 그리고 루민이 작성한 에세이를 붙여 상황의 실제를 독자가 이해하게끔 도와준다. 추리와 판단은 독자의 몫. 오카베 에쓰는 루민에 관한 결정적 정보는 주지 않는다. 다만, 그녀의 절대적 지지자였던 이의 마지막 증언은 루민을 알게 되는 주요한 단서가 된다. 혹시 16명의 증언이 자신의 상황, 즉 유불리에 따라 달라지는 건 아닌지도 의심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아는 루민>를 읽는 동안 집중을 게을리 할 수가 없다. 루민은 천사일까, 악마일까 거듭 따져보게 된다.
또 <내가 아는 루민>은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인물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게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그런 사람과는 관계를 맺지 마세요.", "그 애는 인간이 아닌 것 같아." 그저 싫은 존재가 아니라, 두렵기까지 한 존재에 대한 설명이다.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끊임없이 타인을 통해 채우려 남을 무시하고, 기분을 내색해 주위 사람이 자기 눈치를 보게 하고, 타인이 주인공이 되면 심사가 뒤틀리며, 사과하지 않고 잘못을 지적받으면 상대방 탓으로 돌리는 성질을 가진 이들. 항상 자신이 피해자, 상처받는 입장이라 여기며 상대를 집요하게 괴롭힌다.
혹시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둘러보자. 만약 없다면 대단한 행운임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그런 이들은 '바뀔 수가 없고, 답이 없기 때문'이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