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토호 - 모두가 사라진다
니이나 사토시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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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괴담과 현실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이야기. 무엇이 실제인지,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헷갈리다 못해 그저 이야기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게 만드는 매력의 작품이다. 니이나 사토시(新名智)의 <아사토호(あさとほ)>는 그동안 접해왔던 평행이론이나 시간여행 같은 류의 구성은 아니며, 외계의 개입이나 이세계(異世界)류의 소설은 더더욱 아니다. 등장인물이나 속한 환경과 경험까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매력을 발산한다.


'모두가 사라진다'라는 부제를 안고 있는 <아사토호>. 책 제목인 '아사토호'역시 실제 있는 말인지, 무슨무슨 뜻을 가진 단어의 조합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소리일 뿐인지 조차 알 수 없다. 바로 여기에 작가가 던지는 핵심이 담겨 있지 않을까 추측해볼 수밖에.


"그거야 원래 그런 이야기니까..."


<아사토호> 서두에 작가는 주인공의 생각을 통해 결말의 힌트를 미리 던져 준다. "내가 원하는 결말은 이미 있고, 그저 그렇게 흘러가길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정말로 그렇다면 지금부터 내가 할 이야기도 나 자신이 바라는 결말이 처음부터 준비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자각을 못 할 뿐이지, 나는 이미 이 이야기의 가장 아름다운 결말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는 나가노현의 작은 마을에서 비롯된다. 쌍둥이 자매와 전학온 남학생의 애틋한 시간이 시작되는가 싶던 즈음이다. 셋이서 함께 놀러간 산, 의문의 폐가에서 쌍둥이 동생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런데 그녀를 기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심지어 부모나 마을 사람 모두에게 그런 아이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그 자리에 있었던 단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사토호>는 나(나쓰히)와 사라진 아오바, 그리고 소년이던 아키토 등 세 사람의 관계에서 출발한다.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된 나쓰히, 그리고 사라진 아오바를 찾겠다고 약속했던 아키토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고 그들은 그들이 겪었던 일에 대한 '납득할 만한 답'을 찾기 위해 함께 나선다.


여기까지는 미스터리물이 흘러가는 대로라고 해두자. <아사토호>의 진짜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 '어느날 갑자기' 동생을 잃어버렸지만, 그 사실 조차 함께 상실해버린 나쓰히. "책장이 빠진 책처럼 덩그러니 만들어진 공백. 그곳에는 분명 뭔가 중요한 문장이 적혀 있을 텐데도 그걸 읽을 수 없는 탓에 나는 아직도 내 인생의 다음 이야기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그녀의 독백이 지독한 갈증을 충분히 설명해준다. 나쓰히와 아키토의 <아사토호> 본질에 관한 추적은 결국 '본질적인 존재'에 대한 모험과 궤를 같이 한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이야기에 빠져 있는 동안 읽는 이는 수많은 물음표 속에 갇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흥미와 공포가 복잡하게 섞여 있는 상태로. <아사토호>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에도 질문은 남는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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