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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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야마현 가사오카시의 중학생 3명이 어른 몰래 배를 타고 밤낚시에 나선 장면으로 책은 시작된다. 그들이 목격하게되는 기이한 경험-바다에서 사람이 솟구쳐 오른 뒤 다시 낙하하는-은 무려 23년 뒤 벌어지는 '비탈섬'에서의 사건을 알리는 서막이다.


히가시가와 도쿠야(東川篤哉)의 <속임수의 섬(仕掛島)>은 한 출판기업이 소유한 '비탈섬'에 자리한 거대한 저택 '화강장'에서 벌어진 사건을 그린 미스터리다. 잘 알려진 대로 긴박한 상황 속에서 어김없이 터져나오는 유머는 책이 가진 강력한 무기다.


<속임수의 섬> 표지 그림대로 마치 스키 점프대를 연상케하는 모양새를 가진 '비탈섬'이 배경이다. 급경사라기보다 오히려 수직이거나, 보기에 따라 벼랑 위쪽이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듯 보이는 섬의 모습은 그야말로 바다에 솟은 바위 병풍, 단애와 절벽을 합친 단애절벽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기괴한 섬, 그리고 기괴한 저택은 사건을 풀어가는 열쇠가 된다. 다시 말해 책은 건물이나 배경 자체가 미스터리를 안고 있는 류의 소설이다.


 "날 너무 무시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당신들도 잘 알잖아. 내가 그 비밀을 까발리면 어떻게 될지 정도는."


사망한 출판기업 사장의 유언에 따라 '화강장'에 모인 유족들. 겉으로 보기엔 막대한 유산의 분배가 그들의 목적이겠지만, 그들이 숨겨온 과거와 인연은 새로운 사건을 불러오게 된다. 소심한 고문변호사 아버지 덕에 대신 '비탈'으로 향하게 된 변호사 사야카, 유명 탐정의 아들로 등장하는 다카오. 이들 듀오는 '유머로 뭉친' 원팀으로 활약한다.


"범인은 이 책을 읽는 독자라는 뜻이지. 야, 거기 너 말이야, 너!" 책을 소개하면서 등장하는 느닷없는 대사는 독자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역시 하나의 트릭일 수도. 말 그대로 '속임수'가 난무하는 <속임수의 섬>에 같힌 독자는 '화강장'만큼이나 복잡한 상황을 겪게 된다. 참으로 다양한 트릭과 반전, 그리고 언제 터질지 모를 웃음을 <속임수의 섬>은 선사한다.(*)



*문화충전200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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