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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사이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8월
평점 :
"그 사람들은 이상해요."
숲 사이 좁은 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곳에 자리잡고 있는 히메가미코(姫神湖) 호숫가 별장 지대. 네 쌍의 가족이 동일한 목적을 갖고 이곳에 모였다. 바로 아이의 명문중학교 진학을 위한 합숙 과외를 위해서다. 이 별장에 어울리지 않는 단 한 명, 슌스케는 아이가 입시의 고통에서 자유롭길 바라지만 나머지 사람들로부터 '그저 평균적이고, 표준적인 생각'으로 치부될 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의 <레이크사이드(レイクサイド)>는 자식의 입시에 과몰입하고 있는 모습에서 출발한다. 아이의 진로는 어느 정도 부모에 따라야 하고, 특히 어떤 교육을 받게 할 지는 부모가 결정해야 한다고 여기는 학부모들과 그들의 아이들, 그리고 학원 강사. 슌스케역시 그들의 합숙에 뒤늦게 참여했지만, 그의 아내 미나코와는 여전히 생각이 다르다.
아이의 진로를 두고 대립선이 그어질 때 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찾아오면서 <레이크사이드>는 순식간 기묘한 사건에 휘말린다. 슌스케의 불륜상대 에리코가 아내로부터 살해당한 것이다. "내가 죽였어." 순수히 자신의 범행을 고백하는 아내. 미나코가 살인범이 되지 않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바로 사건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하는 것뿐이다.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범이 되는 네 가족의 모습에서 슌스케는 강한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그들의 계획에 합류한다.

"당신들은 뭔가 특별한 인연으로 묶여 있는 것처럼 보여."
"무슨 뜻이야?"
"비밀스러운 유대감 같은 게 있는 듯해."
"그럴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모르는 무언가로 얽혀 있지."
슌스케와 아내 미나코의 이 대화는 책을 관통한다. 살인 사건을 은폐할 정도의 동기는 무엇인가. <레이크사이드>는 범인 찾기보다 사건의 동기에 더욱 주목한다.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슌스케는 숱한 선택과 결정 앞에 놓이고, 그때마다 읽는이는 '나라면?'이라는 자문을 거듭하게 된다. 선뜻 '상식적인 결론과 행동'을 지지할 수 없는 물음앞에 말이다.

이 때문에 역자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영 찜찜함과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는 점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미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야미스(嫌ミス)'는 '싫다'는 뜻의 '이야'와 '미스터리'를 조합한 말로, 불쾌한 결말 등으로 인해 '싫은' 기분을 독자에게 남기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매력이 되는 장르다. 마리 유키코(真梨幸子)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는 독자를 쉽게 집중하게 만든다. <레이크사이드>는 '호숫가 산장 살인사건(2002년)'을 원제를 살려 재출간한 것이라고 한다.(*)
*컬처블룸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