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의 밤 (일본어 + 한국어)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오다윤 옮김 / 세나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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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작은 별(ツインクル, ツインクル, リトル, スター)'.  무더운 여름날 하늘을 바라보며 잠들 때까지 속삭이던 예쁜 노래가 잔잔하게 흐르듯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의 <은하철도의 밤(銀河鉄道の夜)>은 가슴 속 스며드는 이야기를 전한다.


아픈 엄마를 돌보며 언젠가 돌아올 아빠를 기다리는 조반니. '은하'가 가진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조반니는 지나치게 착한 심성으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조차 못해 또래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받기 일쑤다. 그런 조반니 옆에서 묵묵히 응원하고 지켜주는 캄파넬라는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나누는 둘도 없는 친구다.




모두가 들떠 있는 '은하 축제의 날'. 이날도 엄마를 살피던 조반니는 우유를 챙기고 캄파넬라와 축제를 즐기기 위해 나선다. 축제에서 마주친 자신을 놀리는 친구들을 피해 달리던 조반니. '은하 정거장! 은하 정거장!'을 외치는 소리에 눈을 뜬 그는 작은 열차에 몸을 싣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몰래 숨겨놓았던 다이아몬드를 누군가가 한 순간에 모조리 흩뿌려버린듯 환히 눈 앞을 가득 메운 광경'을 따라 조반니는 캄파넬라와 은하 여행을 나선다. 은하철도 차창 밖으로는 온 세상을 축약해놓은 듯 인간을 둘러싸고 있던 자연이 지나치고 대(大)학자, 새장수, 등대지기 등 여러 사람들이 조반니 일행과 대화를 나눈다.




"이건 3차원 공간에서 가지고 오신 겁니까?" 열차표를 확인하던 차장은 놀랄만한 이야기를 조반니에게 던져놓은다. "천국뿐이 아니지, 이건 어디든지 마음대로 갈 수 있는 통행권이에요. 이런 불완전한 4차원 환상 세계의 은하철도 따위가 뭐야! 어디든 갈 수 있는 걸요. 당신들, 정말 대단하군요!"


"엄마는 나를 용서해주실까?" 먼저 세상을 떠난 엄마를 떠올리던 캄파넬라는 영원히 행복한 내일을 약속하려는 조반니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다시 3차원의 세계로 돌아오게 된 조반니에게 '은하 축제의 날'이 보여준 강물은 수면 가득 은하가 커다랗게 비쳐서 마치 물이 아닌 하늘의 모습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아는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다. 세나북스가 내놓은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이 더욱 색다른 이유는 일본어 필사가 가능하도록 꾸며진 데 있다. 일본어 원문이 왼쪽 페이지를 차지하고, 아래로 번역본이 실려 있다. 원문은 한자 읽기에 참고가 되도록 후리가나(ふりがな)가 붙어 있고, 오른쪽 페이지는 필사할 수 있는 공간과 주요 단어에 대한 설명이 있어 일본어 공부에도 유익하다.(*)


*리뷰어스클럽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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