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테러리스트 - 소년은 왜 테러리스트가 되었나?
마츠무라 료야 지음, 김난주 옮김 / 할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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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작은 테러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신상을 모두 공개하면서 신주쿠역을 폭파하겠다고 선언하며 등장한 열다섯 살의 테러리스트를 둘러싼 미스터리. 마츠무라 료야(松村涼哉)의 <15세 테러리스트(15歳のテロリスト)>는 촉법소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형사처분을 할 수 없는 나이(14세 미만)에 해당하는 촉법소년에 관한 사회적 논의는 우리 현실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흉악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검찰이 관여할 수도 없고, 그에 대한 처벌이 형사재판에 비해 현저히 낮게 주어지는 촉법소년. 책은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서 다뤄졌던 여러 사건과 유사한 문제를 던진다.




'국가는 가해자만 보호한다. 피해자는 스스로 복수하는 수밖에 없다'는 측과 '소년은 미숙하니 어쩔 수 없이 보호해야 한다'는 맞은 편의 논리가 맞선다. 주인공 와타나베 아쓰토는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뒤 할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살며 힘들지만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이어간다. 어느날 닥친 방화사건으로 모든 가족을 잃어버린 아쓰토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단 한 가지에만 몰두하며 복수를 실천한다.



"내가 내 삶의 모두를 잃은 것처럼, 그 사람들의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다." 아쓰토의 분노는 그를 응원하는-엄밀히 말하면 촉법소년의 흉악범죄와 그에 비해 가벼운 책임을 비난하는- 익명의 '목소리'와 함께 점점 커져간다. 상처를 잊는 것도, 삶을 되찾는 것도 그에게는 필요없다. 오직 원하는 것은 가족의 상실을 메울 수 있는 대가 뿐.




가해자와 가해자의 가족,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이 묘한 운명으로 엇갈리면서 <15세 테러리스트>는 어린 아이가 품에 안고 있던 분노의 근원을, 그리고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소년범죄를 전담하는 기자 안도는 '작은 테러리스트'가 벌이고 있는 테러 사건의 본질을 찾아 아쓰토와 주변을 파헤친다.



야쓰토가 지닌 것은 여동생이 생을 마감한 날 생일선물로 남긴 마른 스노드롭 꽃을 간직한 카드와 할머니의 낡은 칼이 전부다. "원래 무색이었던 눈이 색을 나눠 달라고 꽃들에게 부탁했데. 다른 꽃들은 모두 거절했는데, 스노드롭만 자기 색을 줬어. 그래서 그날부터 눈이 하얘진 거야." 야쓰토에게 들려준 스노드롭의 전설은 무색투명한 인생에 색을 더하게 되고, 테러 사건의 본질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복수에도, 용서에도 반드시 진실이 있어야 한다." 열다섯 살의 테러리스트의 처절한 외침 속에 '진실'이 들어 있다. 책 <15세 테러리스트>가 전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바로 이 지점이다.(*)




* 컬처블룸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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