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작은 책방에 갑니다 - 일본 독립서점 탐방기
와키 마사유키 지음, 정지영 옮김 / 그린페이퍼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인문사회, 처세, 수험, 종교, 문학 등 분야별 새 책들이 가득하고 여기저기 '베스트셀러' 딱지가 붙은 책들이 순위다툼을 하며 줄지어 있는 서점이 아니다. 저마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지닌 일본의 스물 세 곳 작은 서점-책방이라는 이름이 더 정감있게 들린다-이 소개된 와키 마사유키(和氣正幸)의 <오늘도 작은 책방에 갑니다(日本の小さな本屋さん)>.




책은 '책방'의 의미를 단순히 책을 사고 파는 장소가 아니라 '찾아오는 이들에게 무언가를 전하고 싶은 것이 가득한 곳'으로 설명한다. <오늘도 작은 책방에 갑니다>에 실린 스물 세 곳의 책방의 모습은 소중한 박물관 같기도 하고, 멋진 카페처럼 보이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비밀스러운 아지트로도 충분할 것 같다.


책방을 하기 위해 서른 셋이 될 때까지 온 세계를 여행한 주인장이 운영하는 곳은 '전 세계이 공기가 깃들어 있는 보물들이 가득한 장소'가 됐고, 신문 논설위원 출신의 주인장이 꾸민 책방은 '글을 읽는 일, 쓰는 일이 진지하게 마주하게끔 해주는 책들이 늘어서 있는 공간'이 됐다.




무엇이 숨어서 찾는이를 기다릴 지 모르는 창고처럼, 오랜 활자가 지닌 무게있는 가치처럼 일본의 작은 책방이 가진 매력이 넘쳐난다. 필자도 개성있는 책방을 몇 군데 알고 있다. 충북 진천에 위치한 <이월서가>가 그렇고, 오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정신세계사 책방>이 그렇다.


"귀를 기울이면 작지만 확실하게 책의 말이 들려온다." 쓰여진 글귀만큼이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잔잔하게 울린다. '책'이라는 것이 가진 품위와 기풍은 언제나 그립고 반갑기 마련이다.




<오늘도 작은 책방에 갑니다>에 수록된 서점들의 개성은 단지 소품이나 책의 종류, 인테리어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서적, 세계서적, 고서적 등 다양한 책을 중심으로 오아이스와 같이 식물이 가득한 공간이 되기도 하고, 고양이와 함께 나른함을 즐기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까다롭게 고른 커피향이,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빵이 책과 함께 어우러지기도 한다.


책방도 도서관도 없는 작은 마을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작은 책방은 그곳의 주민에게도, 혹은 우연히 방문한 여행객에게도 그야말로 보석같은 존재겠다.작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가치를 <오늘도 작은 책방에 갑니다>는 보여 준다. 나 만의 작은 책방을.(*)


*문화충전 200%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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