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라면 유대인처럼 - 유대 5천 년, ‘탈무드 유머 에센스!’
박정례 편역 / 스마트비즈니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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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가 엷은 미소와 함께 번져 나간다. 유대인의 오랜 유머로 엮어진 <유머라면 유대인처럼>은 100편이 넘는 소위 '뼈를 때리는' 진리가 담겨 있다. 짧은 유머들은 억지로 기억하지 않아도 가슴에는 묵직한 경구로 새겨진다. 유대인의 스승격인 랍비(rabbi)가 던지는 날카로운 한마디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다가온다.


모든 사람이 당연히 꿈꾸며 살아가는 '성공'에 대한 글이다. 한 부자는 보통의 성공을 넘어 '가장 큰 성공'이라는 상품을 매장에서 구입하기 위해 들어선다.그런데 상품에 붙어있는 가격표는 그 부자를 돌아서게 만든다. 가장 큰 성공을 위해 지불해야할 가격은 '자신의 남은 생에서 편안함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처럼 <유머라면 유대인처럼>은 자기계발을 위한 지침이 된다.



비뚤어진 교육열에 대한 일화는 우리 나라 현실에도 적잖은 시사점을 준다. 한 과부는 아들에게 모든 것을 바치리라 다짐하고 자식에게 눈곱만한 불편함도 없도록 애지중지 키운다. 그러나 과부가 사랑을 쏟아부을수록 이상하게도 아들은 생기를 잃어가고, 웃음은 사라져버렸다. 결국 과부는 아들의 교육에 남편이 남긴 재산을 모두 탕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정교사들마저 모두 돌려보낸 과부는 결국 귀하디 귀한 자식을 보통 아이처럼 학교에 보내게 된다.


개구쟁이 친구들로부터 짓궂은 장난을 당하면서 학교로 향하는 아들의 모습에 과부는 걱정이 컸다.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아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몰라보게 잘 웃고 씩씩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또래 친구들과의 틈바구니에서 비로소 인생의 단맛, 쓴맛, 매운맛을 골고루 맛보며 행복의 문을 발견해낸 것이다. 아들의 행복을 가로막은 것이 바로 자신임을 과부는 깨닫는다.


<유머라면 유대인처럼>은 '희망과 절망'역시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려있음을 가르친다. 사막을 여행하던 아버지와 아들이 더위에 지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즈음 저멀리 공동묘지를 발견하게 된다. 이에 아들은 절망한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죽었나봐요!" 그러나 아버지는 달랐다. "힘을 내거라. 묘지가 있으니 가까운 곳에 사람들의 마을이 있겠구나." 아버지는 절망이 아닌 희망을 본 것이다. '요람과 무덤은 항상 사람 가까이에 있다. 희망과 절망은 항상 당신 가까이에 있다.' 편역자가 각 편마다 짧은 문장으로 정리한 메모(insight)는 유머를 더욱 쉽게 즐기게 해준다.



토라에 박식해 랍비라고 불릴 정도였지만 행색이 초라해 늘 잔치에 뒷자리에 앉게 됐던 남자가 아버지의 친구로부터 고급 코트를 얻어 입고 나타나자 당장 앞자리로 배정된다. 코트 주머니에 나머지 음식을 우겨넣으며 남자는 이렇게 노래부른다.


"내 코트여! 마음껏 마셔라. 너의 배를 맛있는 요리와 포도주로 가득 채워라. 나는 너의 주인이 아니다. 네가 나의 주인이다. 이 명예는 모두 너의 것이다." 남자의 노래는 한낱 껍데기에 집중하는 세태에 대한 풍자를 담았다. 물질의 노예가 되어야하는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이 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진리는 어디에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진리가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돌처럼 흔한 것입니까?"

"그렇다. 그러므로 누구라도 주울 수가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사람들은 그걸 줍지 않는 걸까요?"


진리를 구하는 제자와 랍비의 대화다. 랍비의 답은 뭘까. 지극히 간단하다. '진리라는 돌'을 줍기 위해서 사람은 몸을 굽히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사람들에게 그 몸을 굽히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는 현답에 다시 한 번 고개끄덕일 수밖에 없다.


<유머라면 유대인처럼>에는 욕심많은 부자와 가난한 자, 권력을 지닌 자와 순수한 자, 가식가득한 자와 지혜로운 자가 자주 등장한다. 그들이 주고 받는 대화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올바른 길잡이가 돼준다. '멋진 오늘보다 더 멋진 내일을 응원하는'이라는 부제는 <유머라면 유대인처럼>의 성격을 선명히 한다. 거실, 침실, 욕실 어디건 가까운 곳에 두고 한 편 한 편 음미할 가볍고도 유쾌한 유머다.(*)


* 리뷰어스클럽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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