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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과학책 - 거대 괴물 · 좀비 · 뱀파이어 · 유령 · 외계인에 관한 실제적이고 이론적인 존재 증명
쿠라레 지음, 박종성 옮김 / 보누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오랜 문명이 가진 비밀과 인류의 기발한 꿈을 역사와 과학을 통해 풀이했다면, 쿠라레(くられ)의 <기묘한 과학책>은 미스터리소설이나 SF영화 때로는 현실속에도 등장하는 불가사의한 존재를 실제하는 이론으로 설명한다.
<기묘한 과학책>은 외계인과 UFO, 거대 공룡을 만나고 싶어할 많은 사람들의 환상을 때로는 무참히 깨버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더욱 상상을 키우게 하는 '기묘한' 역설적 매력을 갖고 있다. 책을 통해 작가 쿠라레는 '과학이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재미'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귀신이 진짜 있나요?"라는 질문에 보통 어떻게 답할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 아니오'로 증명하기는 누구에게나 곤란할 터. 쿠라레의 답은 이렇다. "없을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기묘한 과학책>은 귀신이 있다고 가정하면서, 그 존재의 물리적 속성을 과학적으로 풀어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공중에 떠있으려면 귀신의 무게는 약 32g 정도일 것이며, 이 정도 물체가 60kg 중량의 사람을 밀어내기 위해 얼마만한 에너지와 속도가 필요한 지 계산해 보는 식이다.
이렇듯 <기묘한 과학책>은 매우 독특한 방법으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머리말부터 본문을 넘어 부록으로 삽입된 '악마의 과학 용어 사전'까지 책을 훑다보면 심지어 당황스러운 재미를 줄 정도다.
좀비, 뱀파이어, 외계인, 심지어 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존재에 대해 이론적인 해석을 다루는가 하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냉정하고도 진지한 풀이마저 담고 있다. 영화, 만화, 소설 등 각각의 주제와 관련된 작품을 알려주는 것은 덤이다.
총 4부로 구성된 31개 주제에 대해 쿠라레는 'SF와 판타지 세계에서 만나는 과학의 재미와 경이로움'을 전한다. 일례로 11장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물이 가장 큰 공포를 선사하다'는 편은 생물학 무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화나 소설에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는 바이러스가 안타깝게도 현실 세계에도 존재하고 있음을 알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혼란을 겪고 있는 요즘 그 위험성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기묘한 과학책>은 쿠라레가 일본의 월간지 <게임라보>에 '픽션 연구센터'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기사를 다시 편집해 엮은 것이라고 한다.
작가 쿠라레의 활동이력도 흥미롭다. '과학 전문 작가이자 일탈을 꿈꾸는 과학자'로 소개된 그의 필명 '쿠라레'는 남아메리카에서 화살 끝에 바르는 독을 뜻하며, 흰 가운을 입고 여우 가면을 쓴 모습으로 알려져 있다. 쿠라레의 <그림으로 이해하는 말이 안되는 건 아닌 과학 교과서(アリエナクナイ科学ノ教科書)> 시리즈는 무려 15만 부 이상 판매됐다고 한다.
쿠라레는 "어깨에 힘을 빼고 책을 휙휙 넘겨보다가 관심 가는 주제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라"고 권한다. <기묘한 과학책>은 머리말에서 밝힌 작가의 공언대로 분명 그동안 몰랐던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한다.(*)
*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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