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진명이 결국 천기누설을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내 모임 '더 좋은 미래' 주최 강연회에서 원내대표 우상호 등 현역 의원 15명을 상대로 그들의 내년 대선에 관해, 아니 이 땅의 정치에 대해 차마 못 할 소리를 입밖에 내버리고 말았다. 우선 들어보자.
새누리당의 분당 가능성도 정권교체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붙어있으면 민주당에 매우 유리하지만 새누리당이 찢어져 나가면서 비박이 반 총장 등 쪽으로 가면 (판세가) 민주당에 쉽지만은 않다”며 “민주당에서 새누리당이 쪼개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사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한국일보>, 2016년 12월 19일.
"민주당에서 새누리당이 쪼개지지 않게 관리"? 자신들의 집권을 위해서? 나는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적대적 공생'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면서도 이렇게까지 대놓고 막나갈 줄은 몰랐다. '더 좋은 미래'라고? 새누리당과 적대적으로 공생하는 미래가 지금보다 더 좋은 미래인가?
나는 새누리당이 해체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성찰하는 세력이 밖으로 나와 쪼개지기를 바란다. 나온 세력은 자신들의 성찰적 입장에 따라 새 정당을 만들든, 다른 당과 연대를 하든, 지지자들이 미래지향적으로 승인할 경우 다른 당과 통합을 하든, 개별적으로 다른 당에 입당을 하든, 다방면으로 활로를 모색하기 바란다. 그리고 남아 있는 세력은 시간과 함께 새누리당을 안고 고사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영남 있는 민주화'를 바라고 촉구하는 것이 개혁적인 생각이 일말이라도 있는 사람의 정상적인 사고 아닌가?
다음은 국민의당 천정배의 발언이다. 김진명의 '적대적 공생' 발언과 비교해보기 바란다.
이제 새누리당의 합리적 개혁적 인사들은 정말로 결단을 내려 새누리당을 나와야 한다. 이제껏 저질러온 잘못에 대해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고 한시라도 빨리 새누리당과 의절해야한다. https://twitter.com/jb_1000, 2016년 12월 16일.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의 집권을 위해서, '적대적 공생'이 필요하므로, 새누리당이 온전히 보존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백주대낮에 이런 소리를 듣고 앉아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란 사람들이 한심하다. 그들이 '개혁성향의 모임'이라고? 이 나라의 개혁성향이란 게 부끄럽다.
나는 친노에게도 인간의 양심이란 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스스로 친노라고 생각하는 자가 있다면 누구라도 대답해보기 바란다. 바로 그런 탐욕적 꼼수 때문에 친노세력은 새누리당 해체가 아니라면 하다못해 성찰적 세력이 새누리당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을 그렇게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건가? 그래서 걸핏하면 밑도 끝도 없이 아무데(한테)나 대고 '새누리당 2중대'라는 노래를 불렀는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상호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으니 이에 대해 반드시 해명하기 바란다. '적대적 공생'론은 노무현의 '양대산맥'론을 계승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입장인가? 대놓고 말하는 공식 입장은 아니어도 굳이 감출 것 없는 자랑스러운 이데올로기인가? 자랑은 못 해도 세상을 속이면서 집권하기 위한 부끄러운 이데올로기인가? 그게 아니면 김진명 개인적인, 아니 친노라면 누구나 함께 공감하는 위선적 정치공학인가?
만약 '적대적 공생'론이 부끄러운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새누리당의 해체, 최소한 분열을 촉구하기 바란다. 그리고 탈 새누리당 의원들이, 즉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영남인들이 새로운 정치를 모색하기를 촉구하기 바란다.
작가 김진명도 그런 3류소설 같은 하질의 정치공학만을 늘어놓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박수를 받으며 좋아할 일이 아니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 생각이 닿는데까지 뭐가 잘못됐는지 한번 성찰해보기 바란다.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을 위해 온전한 새누리당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역겹다!
김욱, http://blog.aladin.co.kr/kimwook/, 2016.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