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서울대 형법교수 조국의 페이스북 일부 주장에 대한 해명이다. 그나마 이 기사를 발견했기에 망정이다. 나는 앞으로 일어날 정국변화를 감안하면 조국의 다음 주장이 가장 중요한 핵심문제일 수 있다고 본다.

 

김용태 의원이 공개한 '새누리, 국민의당 합당 프로젝트'에 대해 국민의당 일부가 동조하고 있을 수 있다. 과거 김욱 교수, 이태규 의원 등이 유사한 발상을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도도한 촛불민심 앞에서 이런 '프로젝트' 성사불가능이다. 국민의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호남민심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오마이뉴스>, 2016년 12월 4일.

 

할 일도 많은데 이런 해명 글까지 반복적으로 써야 하는 열악한 처지에 한숨이 나온다. 조국의 위 글은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가장 극단적인 진의 왜곡일 것이다. 조국의 인간적 성품을 감안하건대 이 왜곡이 악의적인 것이거나, 의도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왜곡이 나온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이해능력의 부족이다. 서울대 교수의 이해능력 부족? 차라리 악의적인 왜곡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스친다.

 

나는 지금까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꿈에서라도 꿈꿔본 적이 없다! 만약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한다면 그날로 국민의당은 내 안중에서 사라질 것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난 지금까지 평생동안 새누리당 후보에 단 한 번도 투표한 적이 없다. 난 새누리당이 전두환의 광주학살 업보를 정치적으로 담아낸 피 묻은 그릇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내 인생의 소망이 있다면 태어나선 안 될 정당이었지만 태어나 영남의 지지 속에 승승장구한 새누리당의 정치적 궤멸을 보고 죽는 것이다. 자, 새누리당에 대한 내 생각이 더 필요한가?

 

그렇다면 조국은 나의 무슨 주장이 어려워 이해를 못하고 그런 심각한 왜곡을 했을까? 혹시 지난 11월 27일 광주에서 열린 자구구국 포럼 운영위원 워크숍 강연원고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그가 그 글을 읽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그 글은 조국의 왜곡과 관련해 내 생각을 가장 일목요연하게 표현하고 있다. 난 앞으로 수도 없이 등장할 '조국들'을 이렇게 예언했다.

 

그런데 반영남패권주의 투쟁을 해온 호남과 영남패권주의 과거사를 성찰하는 영남의 연대를 야합이라고 모략하는 세력이 반드시 부상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음해를 통해 누가 영남패권주의 본당 새누리당과 함께하는 구질서를 원하고, 누가 정계개편을 통한 신민주헌정질서를 원하는지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그런 세력은 북한체제의 소멸보다는 그 존재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과 다를 바 없다. 우리는 영남패권주의 세력과 그것을 적대적 겁박의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친노세력을 제하고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성찰적으로 새누리당과 절연하는 영남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호남의 연대는 역사의 퇴행이 아니라 진보다.

 

자, 위 주장이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합당 주장으로 읽히는가? 내가 원하는 건 '성찰적으로 새누리당과 절연하는 영남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호남의 연대'다! '절연'(!)이란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인연이나 관계를 완전히 끊음"이다. 나는 그렇게 대한민국이 새출발하기를 원할 뿐이다. 이런 새출발을 부정하는 친노의 의도는 오직 한 가지다. 새누리당을 겁박의 수단으로 활용해 호남을 인질로 묶어두겠다는 '적대적 공생'의 속셈말고 뭐가 있겠는가?!

 

나는 고의든 과실이든, 이런 식의 왜곡에 세세하게 대응할 기력이 없다. 보통의 독자들이 내 글을 어렵다며, 환상 속의 노무현을 반대한다며, 호남 근본주의자라며 외면하고 비하하는 것도 지치는데, 성품 좋다는 조국까지 나서 극단적으로 내 주장의 취지를 이런 식으로 왜곡하는 것에 어떻게 일일이 대응해야 한단 말인가?

 

방문자조차 많지 않은 이 서재글을 조국이 읽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 속엔 조국이 내 주장의 심각한 왜곡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정당한 요구가 있다. 그것이 고의적이었거나, 악의적인 왜곡이었다면 사과 안 해도 좋다.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해능력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었다면, 그래서 내 주장의 진의를 정확히 알았다면 사과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 진의대로 반론하기 바란다. 원하는 바다.

 

독자들 중엔 이런 반문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잠깐! 새누리당과의 '절연'이라고? 흥분할 필요 없다. 그 절연의 수준이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는 호남이 결정할 것이다. 호남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면 새출발이 가능할 것이고, 호남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에서 정치인들이 정략적 음모를 꾸민다면 국민의당은 당연히 궤멸할 것이다. 결국 호남정치인이 아니라 호남유권자가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다. 자, 이런 사실을 조국이 나보다 더 잘 알아서 충고하는가?

 

조국을 위해 다시 상기시킨다. 노무현은 영남패권주의 역사를 부정하고, 영남에 정의를 구걸하는 방식으로 새누리[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대산맥'이 지속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나는 영남의 영남패권주의에 대한 성찰을 통해 새누리당이 장차 궤멸되기를, 그리고 새누리당과 절연하는 영남세력은 호남과 함께 정당하게 (필요하다면 과도적으로 적당한 연대방식을 거쳐) 새출발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 과정을 고려하면 비박세력에겐 탄핵이 그 성찰의 작은 징표가 될 것이다.

 

자, 이제 조국에게 묻는다. 정말 이런 취지의 얘기인지 몰랐는가? 진심으로 이런 얘기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합당' 얘기로 들리는가? 아니면 내가 그런 '모지리' 같은 주장을 했으면 하고 원하는 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모든 논리는 사라지고, 오직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만 남아 있는 건가? 학자의 유일한 관심이 오직 그런 것 뿐인가?!

 

김욱, http://blog.aladin.co.kr/kimwook/, 2016.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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