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서는 힘 플랜 B
피트 윌슨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12월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한달만 지나면 한 살을 더 먹는다. 왠지 서러움이 밀려든다. 
나이 앞자리 숫자의 변화, 결코 유괘하지 않지만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길었던 십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어찌 평탄하기만 했을까! 때론 심한 굴곡과 패배, 좌절. 솔직히 삼십대 중반까지의 넘어지는 회복도 빠르고 넘어져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삼십대 후반의 넘어짐은 너무 버거웠다. 그 버거움에 손들고 '하나님, 저 항복이에요'라고 백기를 들고 있는 나. 

 그 백기의 의미를 아셨던지 하나님은 나에게 쉼을 허락하셨고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으면 살 수 없는 하루 하루를 보냈다. 다친 마음도 회복되고 다시 일어설려고보니 아뿔싸, 세상에서 내 자리를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계획했던 모든 것이 무산, 내 뜻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는 현실.  현실 앞에서 약해지려는 내 마음을 다잡아 준 것이 다시 일어서는 힘 플랜B였다.  

  플랜B는 차선책을 뜻하는 말이다. 나의 계획이 플랜A, 하나님의 계획이 플랜B.
가만히 생각해니 플랜A와 플랜B의 주인이 바뀐것 같다. 아마 그건 세상은 내 중심, 내 계획이 먼저라는 인간의 죄성이 만들어낸 이기적인 모습이 아닐지. 죄성에 의해 내 자아가 먼저, 하나님은 나중. 하지만 여러번의 좌절과 패배, 고통을 통해 플랜A,B의 주인이 바뀌게 된다. 하나님의 플랜B는 플랜A가 무참히, 때론 처절하게, 때론 하나님은 내 곁에 없다라는 절망감, 무력감을 온 몸으로 느껴야 만날 수 있다. 

 

  플랜A가 깨어졌을때의 심정, 그건 당한(?) 사람만, 느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고통의 상황에서 우리는 수도없이 하나님께 질문을 던지지만 때론 그분은 응답하지 않으신다. 물론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만 저 멀리 계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이 훨씬 더 많다. 이때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는 것은 공동체라고 피터 월슨(저자)는 말한다. 공동체를 통해 위로와 사랑을 공급받고,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얻는다는 글에 공감이 갔다. 공동체의 중요성을 여기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개인적으로 플랜A가 깨져 힘들고 아플때 공동체의 위로를 받지 못했던 것 같다. 내 상처를 남 앞에 꺼내기 꺼려했던 모습 공동체를 믿지 못했던 내 모습을 잠시 회개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플랜A가 깨져 아무것도 할 수 없을때 플랜B는 시작되고 우리는 인내와 기다림을 배우게 된다. 플랜A에서 플랜B로 전환하며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나님을 기다리는 시간에 우리는 어떤 태도,  어떤 마음으로 그분을 기다릴까?  이미 하나님 앞에서 백기를 들었다고했지만 그건 100% 백기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분을 기다리며 그분의 타이밍까지 받아들여하는 괴로움. 기다림은 정말 싫지만 그 끝은 정해져 있고 기다림의 목적은 영적인 변화. 기다림은 마치 쓴 약과 같다는 생각이든다. 먹기 싫지만 먹어야하는 그런 약.

 
  난  이책의 결말과 그 솔직함이 마음에 든다. 명쾌하고 깔끔한 매듭같은 답을 내놓고 싶지만 자신을 답을 내놓을 수 없다는 저자. 그 답은 오직 십자가에 있다며 인생의 편집권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으라는 저자의 충고가 따스하게 느껴진다. 결국 인생의 고난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믿음을 선택하는 것뿐. 

  참, 책 속에서 가지각색으로 자신의 계획이 틀어져 아프고 절망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위로가 되었고 고난을 넘긴 그들의 선택에 감동도 받았다. 다시 내 자신을 다독거리며 플랜B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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