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그저 어느 유명하신 분이 회심한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관심이 없었고 놀라지도 않았다.
기독교내에서 유명한 무신론자가 회심한 충격적인(?) 사건이 한,두건이어야지하는 생각에
이어령 교수의 회심은 있을수도 있는 일이라고만 여겼다.
그러다 그의 저서 ’지성에서 영성으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그의 딸때문이었다.

딸의 기도로 높은 문지방을 넘게 했다는 이어령 교수의 고백이 왜 이리 아름답게 들리던지.
아버지의 회심을 위해 쉬지않고 기도한 딸의 열심을 배우고 싶었던지 서둘러 책을 열었다.
잠시 착각을 했다. 이 책은 이어령 교수의 솔직 담백한 고백임을 잊고 있었다. 
이어령 교수가 어떻게 기독교인이 되었는지에 대한 그 과정이 군살없이 기록되어 있었다.

전 문화부장관, 대학교수, 평론가라는 휘양찬란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이어령이 아닌
인간 이어령이 책 속에 있었다. 외롭고, 지치고, 깊은 고독에 쌓여 방황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지낸채.
덤덤하게 때로는 문학적 깊이가 묻어나는 글 속에서 만나는 이어령 교수의 인간적인 모습이 정감이 가기도 했다. 
(가끔은 머리의 한계로 그 문학적 표현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회심의 계기는 평범하고 일상적이었지만 가랑비에 옷자락이 젖듯 그렇게 스며든 회심의 과정이
과장되지 않아 읽기에 편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절제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격한 감정도, 기쁨도, 고통도 절제되어 조심스레 드러내는 내면적인 이야기가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졌다.
(나중에 그 답(이유)을 출판사의 책을 마치며..라는 부분에서 알게 되었다)

책 끝부분에 이민아씨의 간증이 들어있다. 책 중간 중간 민아씨 고통에 대한 내용이 있었지만 
그리 큰 일이 아닌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민아씨의 고통이 이루말할 수 없었음을, 그 짐이 무거웠음을 알게되었다.
이어령 교수는 풍파없이 잔잔하게 바다를 항해하는데 그 딸만 폭풍속에서 항해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딸이었기에 이어령 교수가 문지방을 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에서 서있다는 이어령 교수의 고백에 나또한 문지방에서 얼마나 서성거리고 있었던지
깨닫게된다.  온전하게 항복하지 않은 내 모습을 또한 이민아씨의 간증이 그동안 나의 신앙을 돌아보게 만든다. 

갓 문지방을 넘었다는 이어령 교수의 내적 고백이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우리 모두 온전히 그 문지방을 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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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1-01-08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