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페아 공주는 총 5편의 짧은 단편으로 구성된 책이다. 저자의 컬투PD, 문학사상에 등단했다는 대단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별 기대를 하지 않 다. 하지만 어떻게 칼 세이건의 명언을 모티브로 삼아 우주의 엄청난 공간의 낭비를 작가가 풀어갔는지 궁금했다. 첫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눈을 뗄수가 없었다. 이야기에 흡입력이 있었다.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이 될지 외계인이라 주장하는 여인과 그것을 믿지 않는 남자의 줄다리같은 이야기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장 한장 넘기게 된다. 두 사람이 과연 사랑을 이루어질지, 남자의 복수가 이루어질지 등 여러가지 기대감으로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카시오페아 공주를 통해 얻은 큰 소득(?)이라면 과거에 대한 용서, 타인을 용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또한 그것을 놓치 못해 현재의 중요한 것을 잃는 것에 대한 어리석음 배웠다. 그 외 단편, 섬집 아기와 좋은 사람을 통해 늦은 가을밤 호러의 즐거움과 사이코패스의 광기,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슬프고도 분노한 마음으로 읽게되고 레몬과 중독자의 키스는 씁쓸함과 사랑에 대한 슬픈 추억과 아련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한 각 단편에 실린 표지그림이 내용과 맞아 묘하게 오싹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카시오페아 공주의 표지그림도 자꾸 쳐다보면 공주와 대면하는 느낌이다) 5편 모두 짧은 내용이지만 굵직한 내용을 담고 있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달콤쌉싸름한 단편 영화를 보는 것처럼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