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세트 - 전2권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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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출판사의 신간, 이외수 작가님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카카오페이지 채널로 연재되었던 웹소설이 종이책으로 출간된 책인데요.

이외수 작가님 특유의 개성적 문체와 독특한 세계가 친밀하게 구현되어 있기에 쉽고 재밌게 읽히더라고요.

자신의 친할아버지가 골수 친일파라는 부끄러운 사실에 극심한 열등감과 수치심을 안고 살아가는 한 남자. 그는 그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막대한 재산, 그리고 자신의 특별한 능력과 시간을 활용해 수목원을 조성하고 보복대행전문회사를 설립합니다.

그에게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죠. 그건 바로 식물과 소통이 가능한 채널러라는 점!

동물과 식물과 사람의 억울한 사례를 주로 식물을 통해 신고를 받고, 철두철미하게 사실 확인을 선행한 다음, 그 억울함이 규명되면 용의주도하게 보복을 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보복 수행 후 대가를 받지 않아요.

 

 

지난 6/28(수) 저녁, 한남동 블루스퀘어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진행되었던 이외수 북잼콘서트 [속 시원한 사이다 토크쇼]에도 다녀왔어요.

그 현장에서 직접 들었던 작가님의 좋은 말씀들 중에 제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야 겠다고 다짐했었던 것이 있어요.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인간은 만물을 사랑할 수 있는 가슴을 지녔다는 것을 늘 기억하고, 물질이 아닌 정신과 영혼의 풍요를 추구해야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말씀인데요.

그걸 되새기며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그리고 자꾸 망각할 테지만 꼭 기억하며 실천하리라 다짐했어요.

 

 

더불어,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 속 구절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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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이 책을 이유는."

"사랑이 가득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지요."

"사랑이 가득한 존재로 살아가면."

"존재 자체가 행복이 되는 삶을 살 수가 있는 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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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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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이 말하는 사랑은 절대어에요."

"절대어라니."

"반대말이 없다는 뜻이에요."

사랑은 반대말이 없는 절대어.

.

.

 

 

이 소설의 주인공이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통해 병들어 있는 세상을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모두 더불어 다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의 가능성, 그리고 그 의미와 가치를 고민해봤습니다. 사랑과 행복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보기도 했고요.

 

진짜 가치있는 것들이

그 진짜의 자리에서 굳건하게 존재하며 아름답게 발할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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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이웃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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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모았던 <뿌리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그 원작소설을 집필하신 이정명 작가님의 4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선한 이웃>.

 

부끄러운 고백입니다만.. 사실 저는 정치에 무관심한데다 시대의식에도 어두운 편이에요.

다만 문학을 좋아하고,

작가가 구축해놓은 새로운 세계에 입장해 공감하고 감탄하는 일종의 여행을 즐길 뿐이죠.

'이건 정말 ​기막힌 타이밍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적기에 책에서 도움을 얻기도 하고,

소소한 일상의 풍요를 만끽할 수 있도록 예민한 관찰력과 표현을 키워주는

'섬세한 시선과 시적 문체'에 열광하기도 합니다.

책속에 펼쳐지는 가상공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주어진 문제(화두)와 갈등에 대해 탐구했던 것들은 현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힘을 지니게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힘의 작용에 있어, 방향과 크기의 문제 때문에 글의 완성도나 작가의 성향(가치관,철학)을 감안하여 고르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작가마다 고유한 문체와 개성을 지녔기에,
독자의 입장에서 그런 반짝반짝한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떤 작품이든 설레고 경이롭죠. 

 

 

이 작품의 배경은 1980년대인데요.
책을 읽는 내내, 약 30년이 흐른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식과 인간 세상은

과연 그 시간의 값만큼 진보했는 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대가 변했다, 세상이 달라졌다는 진부한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기도 했고요.
'​정말 변한 게 맞나, 진짜 달라졌나.. 근데 무엇이? 혁명이라 할만큼 기술이 발전하고, 공급 과잉으로 과소비가 팽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을 덮으면서 가장 강하게 들었던 생각은​
​딱 요즘, 이 시기에 우리가 읽어보면 좋을 주제가 제시되어 있다는 거예요.
​요근래 읽었던 모든 책 중에서

이 책은 압도적으로 - 약 300쪽에 달하는 분량 중 밑줄을 긋지 않고 넘긴 페이지가 드물 정도로 - 

좋았습니다.
작가님의 깊이 있는 통찰과 탐구를 토대로 놀라운 해석과 던져진 상징들,

게다가 시적인 묘사와 참신한 표현까지!

저와 같이 소설을 사랑하는 일반인 독자라면,  아마 놀라움에 놀라움을 거듭하며 읽으셨으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소설에 바라는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 주옥같은 작품이라고.
완독하고 나니, 뭔가 인상적이고 알찬 여행을 한 기분이에요.
내용과 필치에 번갈아 감탄하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널리 추천하고 싶은 신간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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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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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 방한하기도 했고,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외국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작품 행보를 늘 응원하고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는 팬들 중 한 사람으로써,
이번 신간 장편소설에 대한 설렘으로 두근거리며 출간을 기다렸습니다.
(무려 4년 만의 장편소설이니까요. ^^)
줄거리를 읽어보니 글의 소재가 일단 흥미로웠고,
이번 작품이 기존의 그가 발표한 작품들과 어떠한 연결고리를 맺고 있을 지도 매우 궁금했습니다.​
그의 창의적인 발상과 의미부여(상징들)에 늘 감탄하는데,
이번 소설 <잠>에서는 두 권에 걸쳐 어떤 이야기를 담아냈을 지 매우 기대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저는 비록 싱글이고, 미혼이지만..​
​'내가 나의 아이에게, 세상의 이치와 자연의 섭리를 이렇게 알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멋지고 지혜로운 글귀가 책속에 참 많이 있습니다.
​청소년기의 친구들이 읽는다면, 훌륭한 지침이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은 좋은 스승의 역할이 되기도 하고,
한 사람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하니까요. ^^

 

이 책은 ​일단 재밌습니다!
​그리고 유익한 내용이 가득합니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비록 성과 관련된 일부 내용이 좀 거슬리는 면도 있지만..​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이런 내용들로 가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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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을 때 하지 않으면 정작 하고 싶을 때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소설과 시, 그림, 그리고 음악은 너 자신만의 꿈을 요리하기 위해 필요한 최상의 재료들이다.'
'약한 사람은 복수를 하고 강한 사람은 용서를 하지만 더 강한 사람은 무시를 하지.'
'믿음은 꿈의 반대야. 믿음은 닫고, 꿈은 열어 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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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반짝반짝하게 다가왔던 내용은 바로 이 부분이에요.
'우리의 뇌는 우리가 하라는 대로 한다.'
뇌한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이 곧 현실로, '믿는다는 것은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쓰고 있지 않을 뿐인 우리 뇌의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그래서 믿음의 능력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상상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현실이 된다는.
말을 통해 심상이 만들어지는 순간 그 이미지는 존재하기 시작한다.(암시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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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늘 가르침을 주며 응원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엄마 클라인.
그런 엄마를 둔 자크도 부럽고, 아들에게 그런 가르심을 줄 수 있는 엄마 클라인도 부러웠어요.
아들의 편안해진 얼굴을 보며 새로 만나는 여자친구가 생겼느냐고 묻는 장면에서
가만히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건네는 이 문장도 참 멋지더라고요.​
'그렇게 특별한 애라는 생각이 들면 망설일 필요가 없지. 마음을 주렴.'​
철학 전공자 ​쥐스틴이 자크에게 한 이야기 중에
'단 하나의 진정한 철학은 사랑하는 걸 배우는 거야.'라는 문장도 참 멋지죠? ^^;
가족과 타인과 자연을 존중하라는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는 세노이 부족의 아이들은
엄격한 교육보다는 '알면 알수록 세상살이가 편해진다'는 큰 원칙에 기초해 기성세대에게 정보를 구하곤 하고.
부부관계와 결혼이 존재하지만 지나치게 규격화돼 있지 않고,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을 토대로 서로에게 구속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접하면서
참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자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각 가정의 집들이 원처럼 둥그렇게 연결돼 있어 부족이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하고,
마을 가운데 커다란 아궁이를 놓아 불을 피우는 것은 우주가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는
세노이 부족의 아름다운 도덕적인 관습.​
관용과 존중이라는 두 가지 개념이 가장 중요한 그들의 사회는
활자의 묘사보다도 더 즐겁고 평화롭고 안정적인 공동체일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끝으로,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 중 핵심 키워드를 열거해볼까 합니다.
.
.​
'모든 것은 인식의 문을 여는 데 달렸다'
감정조절과 암시의 중요성
꿈의 연료
잠의 비밀
​.
.​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가르침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해봤어요.
자신감과 용기는 자유의지로부터 ​만들어진다는 것을 명심하자고.
무의식의 자유로운 영역에 접속해 여유를 갖고,
현실에서는 '의식이 깨어 있는 삶'을 추구하자는 다짐을 하게 됐어요.
또한 '벤조디아제핀' 성분의 위험성,
숙면의 중요성,
수면의 질을 높여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맨 앞장의 내용, 바로 이 질문을 여러분께도 던져보고 싶네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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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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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작가 '피터 스완슨'의 신작소설 <아낌없이 뺏는 사랑>.

이번 달 22일에 출간될 예정인데,

푸른숲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이 책의 가제본을 받았어요.

 _

이 소설은 흥미진진한 내용과 읽기 쉬운 문체로, 술술 읽혀요.

저는 이틀 걸려 완독했는데, 하루만에 다 읽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_

'의미있는 존재'이기를 갈망하는, 카멜레온 같은 치명적 매력의 여인 리아나.

일탈을 꿈꾸는 무채색 같은 느낌의 평범한 남자 조지.

 _

안쓰러운 감정을 갖고 지켜봐서 그런지

저는 리아나의 입장에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타고난 불우한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욕망을 이뤄나가려고 갖은 짓을 다하는 그녀.

여러모로 분명 위험한 캐릭터인데

특유의 아찔한 매력이 느껴졌기 때문인지 뭔가 자연스럽게 마음이 동하더라고요.

_

그리고 글의 중심이 되는 남자 주인공 조지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마치 평범한 사람의 대표주자 격인 그의 평온하지만 다소 따분한 일상이 그려지는데요.

_

첫사랑을 추억을 무려 20년 동안이나 간직하며 살아가는 그는

일상 속에서 그녀의 모습 일부를 발견하기라도 하면 회상에 젖어 그리워하는

일종의 집착을 보이기도 하고요.

순수와 열정이 가득했던 시기에 처음으로 사랑을 경험한 상대,

심지어 그녀가 아름답고 매력적인데다 위험한 인물이라

그에게 더욱 인상적이고 강렬한 사랑의 추억으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지난 20년의 세월동안 그의 기억 속에서 더 미화되고 각색되는 바람에

아무래도 더 그리워하고 집착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대사처럼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다고 하지만,

이미 끝나버린 사랑이라 해도 아직 미련을 못 버리고 추억이나 감상에 젖곤 하니까들

조지가 왜 그러는지 충분히 공감해요.

_

그렇게 옛사랑을 추억하며 일상 속의 어떤 작은 일탈을 바라던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첫사랑의 그녀가 짠하고 등장해서는 함정같은 유혹을 부리는데요.

그 덫에 휘말려 삶의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끼는 것들이 많았어요.

조지를 보고 있노라면,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 연상되니까..

비록 소설은 끝났지만, 그 이후로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도 매우 궁금하고요.

작가가 만든 이 세계는 분명 아찔한 매력이 있습니다. ^^

 _

전반부는 조지의 입장, 후반부는 리아나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방식이었다면

왠지 더 재미있고 소설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사실 저는 리아나의 목소리가, 그녀의 마음이 더 궁금했거든요.

 _

이 책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글귀, 밑줄을 그어가며 몇 번을 되뇌이던 문장도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느끼기에

가장 인상적이고 글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리아나가 조지를 향해 마치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 같았어요.

"무의미한 것들에 마음을 쓴다는 건, 결국 위험한 미혹에 지나지 않아."라고.

이 대화를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면서

짠한 슬픔과 함께 '의미'라는 단어에 오랫동안 생각을 하게 됐어요.

특히 의미있는 존재, 그리고 관계에 대해서.

어쩌면 리아나가 갈망하는 것은 오로지

의미있는 존재이고 싶다는 것 하나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정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었던 그녀의 진짜 삶이 무의미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그저 그 무의미한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던

그녀의 진짜 마음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대목이라

짠한 마음이 들었어요.

_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추천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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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로소의 분홍 벽
에쿠니 가오리 지음, 아라이 료지 그림, 김난주 옮김 / 예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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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일본 여류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글과 '아라이 료지'의 그림이 만나 <몬테로소의 분홍벽> 라는 이름의 사랑스러운 그림책이 탄생했어요. ^^

 

책 표지의 예쁜 분홍색 벽면 주위로 아기자기한 요소가 배치된 그림을 딱 보자마자 느낌이 왔죠. '아! 이책은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내용의 예쁜 그림책이겠구나!'하고.

 

커버의 부드러운 촉감과 선명한 색감에 "아, 예쁘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는 그림책.

도톰하면서 밀도 높은 내지는 빳빳하면서 보드라운 질감이라 참 좋아요. ♡

침대 곁에 두고 자주 꺼내볼 요량이라, 보드랍고 예쁜 이 그림책의 재질과 색감이 이야기보다 먼저 제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허구한 날 잠만 자는 바람에 게으르다는 빈축을 사는 연갈색 고양이 '하스카프'의 꿈속에 매번 등장하는 분홍 벽. 하스카프는 그 분홍 벽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현실에서 직접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 지를 궁금해하죠. 그곳이 바로 몬테로소에 있다는 걸 알게 된 하스카프가 바로 그 분홍 벽을 찾아 몬테로소로 떠나는 여행 이야기에요.

 

나이 든 부인과 함께 평온한 생활 - 그래서 다소 지루하다고 여겨질만큼 안정적인 - 을 하고 있는 수컷 고양이 하스카프가 현재의 보장된 편안함과 안전함을 모두 포기하고, 부인과의 이별을 결심하는 용기를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한 모험의 길을 나서요.

그렇게 무작정 그곳을 찾아가기로 작정한 하스카프는 여행길에 어려움도 겪고 유혹도 느끼고 추억에 휩싸여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도 마주치지만 결국 이 모든 것들을 지혜롭게 극복해내며 꿈속에서 만났던 그 분홍 벽 앞에 서게 됩니다. 꿈속의 아름다움이 바로 현실 앞에 펼쳐지는 황홀한 순간을 만끽하며 꿈만 같은 행복을 경험하지요. (박수 짝짝짝)

 

이책의 마지막 페이지, 바로 이 한 문장이 제 마음을 두드리네요.

"​흔치는 않지만, 세상에는 몬테로소의 분홍 벽을 꼭 찾아가야 하는 고양이가 있다."

20대 때는, 사람들과 꿈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꽤 많았는데요.

대학 졸업하며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동안, 오히려 삶에서 가장 의미있고 중요한 '나의 꿈'은 점차 잊혀지고 불필요한 것으로 소거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

아님, 내가 현실에 순응하고 타협하며 살아가는 유형의 용기없는 사람이라 느꼈기 때문인지.

하스카프의 용기와 결단이 부러웠고, 정말 행복한 고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흔치는 않지만, 꿈을 찾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네요.

 

이책에 담긴 몬테로소의 풍경을 보면서, 일전에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못 들렀던 몬테로소를 포함한 첸퀘테레의 5개 마을도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어요. 이렇게 꿈 하나 살포시 추가해봅니다.^^

 

저는 이책을 위즈덤하우스 서평단 이벤트로 만났는데요. 침대 머리 맡에 두고 자주 읽고 싶은 예쁜 책이랍니다. 초등학생 여조카와 함께 읽기도 했는데, 좋아하더라고요.

널리 추천하고 싶은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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