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이웃에 맞서는 실리적 사고방식

위험한 이웃 - 왜곡된 정의감으로 타인을 지배하려는 사람
우메타니 가오루 지음, 이수형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7년 6월

세창미디어에서 출간한 <위험한 이웃>.

도서명과 소제목 '왜곡된 정의감으로 타인을 지배하려는 사람'이라는 문구에 흥미가 생겨

서평단 이벤트에 신청하였고, 선정되어 도서를 증정받았어요. ^^

지은이 '우메타니 가오루'는 내과 및 신경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며

<독이 되는 말, 약이 되는 말>, <자신의 감정을 독으로 만들지 않는 삶> 등을 집필한 바 있어요.

그럼 이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볼게요.

1~5장까지는 그가 정의한 위험한 이웃 - 우리의 인생을 자기 생각대로 조종하려는 사람들 - 에

총 다섯 가지의 관계나 상황에 대한 섹션(직장/주택/주변 갈등/괴롭힘/스쿨 카스트)을 나눠

해당 사례를 소개하고 현상의 원인과 배경 심리를 분석하면서 관련된 이론을 설명하고

통계나 실험 결과를 근거로 꽤 설득력 있는 실리적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어요.

간단히 말해, 궁극적인 해결책은 바로 우리들 자신의 '자립'과 '자유'에 달려 있다는 내용이에요.

사이코패스, 질투 심리, 인지 왜곡, 스토커, 괴롭힘(harassment), 유전자 생존 전략에 대한 소개와 분석이 특히 흥미로웠어요.

6장에서는 '왜곡된 정의감이 악의를 낳는다'는 주제를 다룹니다.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판단을 크게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은 감정(화, 불안, 공포 등)은 그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왜곡된 정의감' 혹은 '인지 왜곡'을 내놓게 될지 모른다고요.

그럴 때에는 잠시 멈춰 생각해보면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가(혹은 이해관계가 없는 타인)에게 충고를 구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타인의 의견에 경청하는 자세와 자신과 다른 생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과

다양한 시행착오를 스스롤 겪어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어요.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지적한 '악의 탄생과 거대화'. 그것이 '선과 악'에 대한 풍부한 시사점을 제공한 데서 촉발되어

그녀의 지적을 증명하기 위해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가 기획한 '스탠포드 감옥 실험(The Stanford Prison Experioment)'. 그 실험 결과를 통해 '사람은 어떤 역할이 주어진 것만으로도 쉽게 흉폭해질 수 있는 존재'이고 역할이 사안을 보는 관점과 행동 요령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요.

'밀그램 실험(The Milgram Experiment)' - 속칭 '아이히만 실험'이라 불리우는 - 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간단히 사회의 룰이나 권위에 굴복해 버릴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인지 왜곡'을 시정하기 위해, 우리 뇌에 '공감'이란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며 이는 우리 마음을 치유하는 힘을 갖고 있고 공감의 연쇄는 우리 마음을 안정시킨다는 내용이 신선했어요. 귀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의 저서 <군중심리>, 야마모토 시치헤의 저서 <공기의 연구> 중 일부 내용을 연관지어 설명한 부분도 공감했고요.

7장에서는 '위험한 이웃에 어떻게 맞설까'라는 주제로

위험한 이웃의 타입별 대처법과 직면한 문제의 어려움을 분할 처리하는 것의 중요성,

그리고 가족 간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과 '용기'라고,

스스로 소중하고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반드시 자각하여

위험한 이웃으로부터 절대 '자존심'과 '자유'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내용과 함께

'내 안의 행동 기준'을 떠올려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걷고 있는지 재차 자문해 보자고 제안하죠.

우리가 일회성 만남이나 지속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 사람들 중에서

'위험한 이웃'을 만나게 될 확률이 적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타자의 성격적인 다양성을 이해하는 노력을 하다보면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운 극단적인 인격도 존재할 수 있다는 인지가 가능해지게 마련이니까.

그에 대한 선악과 시비를 구분하기보다는 되도록 삶에 유익한 방향으로 차단과 적절한 노출을 조절할 수 있어 균형을 유지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진짜 '자유로운 인생'을 살길 바라는 뜻을 담아 이 책을 집필했다는 지은이의 의도처럼

나의 인생을 온전히 내 것으로 여기며 살아가도록,

그리고 나를 적대시하며 공격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도록,

그렇게 '진정한 자유'를 기반으로 진짜 '자유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되기를 바라 봅니다.

세창미디어 덕분에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책에서 얻은 위험한 이웃에 맞서는 실리적 사고방식을 상기하며

'진정 자유로운 인생'을 추구하렵니다! ☆

역사의 발전은 자유와 평등을 균형있게 확대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어린이 대학 : 역사 - 어린이가 묻고 석학이 답하다 ㅣ 어린이 대학
이만열.이광희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창비에서 <어린이 대학> 시리즈가 출간되었습니다.

'어린이가 묻고 석학이 답하다'라는 소제목이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초등학교 5, 6학년에 재학 중인 15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물학, 역사학, 물리학, 경제학에 대해 무엇이 궁금한지 설문조사를 하였고

그렇게 수집한 다채로운 질문 중에서

각 학문을 이해하는 데 주효한 질문을 추려낸 다음

그 물음에 대해 각 분야 석학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책입니다.

제게 초등학교 5학년 조카가 있기에 관심 있는 주제의 책이라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했고

서평단에 선정되어 <어린이 대학 : 역사> 책 한 권을 받았습니다. ^^

역사학에 관한 어린이들의 질문에 역사학자 이만열 선생님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어린이 역사책입니다.

책의 앞부분에 수록된 기획의 말에서

"어린이들이 하는 질문은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매우 현실적입니다."라는 문장이 등장하는데요.

이건 매우 공감되는 내용이에요.

제가 평소에 조카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한 번씩 깜짝깜짝 놀라곤 하거든요.

어린이의 순수하고 단순한 말들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핵심적이어서

경이로울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기초 학문의 기본 지식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다루고 있는 책이라

매우 필수적인 학습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하여 이해와 습득에 수월하겠다는 생각에

기대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어요.

​'역사'란 단순한 과거와 비교해 무엇이 어떻게 다른 건지,

우리가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 지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을 비롯해

역사의 발전 과정에서 '인간의 행복 추구'에 대한 이슈를 제시하면서

자유와 평등을 균형있게 확대시켜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비중있게 언급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고 좋았습니다.

역사학자와 한국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신선했고요.

또한 책에서 소개된 '대통령기록관'과 '국사편찬위원회' 등 정부 기관에서 정리한 역사 자료를

열람해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역사학자 이만열 선생님이 맺음말에서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두 가지 부탁을 하셨는데요.

첫 번째는 어릴 때부터 일기 등을 써서 나만의 기록을 남기자는 것.

두 번째는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하여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남기기 위해 역사가 주는 교훈을 잘 살피고 실천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어요.

이건 비단 어린이들에게만 해당되는 당부사항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습관과 요구되는 의식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린이 대학> 경제, 물리, 생물 편에서는 어떤 내용을 다뤘는 지 궁금하네요.

창비 덕분에 좋은 책을 만나고, 조카에게 선물할 수 있어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

문학에 흥미를 갖고 가까이 하며 살아간다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ㅣ 소설의 첫 만남 2
성석제 지음, 교은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초등학교 5학년인 여조카가 있다보니,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출간된 신간도서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가더라고요.

시리즈 도서 <소설의 첫 만남> 출간 소식을 창비 블로그를 통해 접했을 때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바로 제 조카였어요.

평소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은 조카를 보면서

'책과 좀 친하게 지낼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라는 아쉬운 마음이 컸거든요.

이모로써 그런 고민을 하던 중이라,<소설의 첫 만남>출간 소식이 참으로 반가웠어요.

문학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짧은 분량의 단편소설과 멋진 일러스트를 함께 담아낸 아홉 권의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문학을 좋아하게 될 기회를 제공하고 동화에서 소설로 나가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을 기대한다는 출간의도와 목표에 크게 공감하며

저 또한 '우리 조카가 문학에 흥미를 갖게 되어 앞으로 더 많은 책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했어요.

그리고 서평단에 선정되어,

'소설의 첫 만남 : 독서력' 시리즈 중 한 권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을 증정 받았어요.

일단 무게가 가볍고 작은 크기의 두께도 얇은 책이라

'책'에 대한 어떤 막연한 부담과 압박을 느끼는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기에 좋게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어보니,

일단 글씨가 큼직큼직해서 눈이 편하고, 삽화도 많은 편이라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무엇보다 책의 내용이 진로와 선택을 테마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와 청소년이 특히 공감하며 읽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진로, 재능, 흥미, 내적갈등, 꿈, 부모님의 기대와 관심, 계기, 욕심, 비밀, 오해, 의심, 좌절, 기회, 발견, 선택 등의 단어가 떠올랐어요.

'만약 나였다면 어땠을까?'라고

주인공이 처해진 상황과 입장에 자기 자신을 대입해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책속 구절 중에서 '몰라서 잘못한 게 잘한 게 되지는 않아.'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고요.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

이런 내용 - 이 책을 마중물 삼아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이 수록된 소설집 <라일락 피면>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이 등장하는데요.

조만간 조카가 제게 <라일락 피면>을 읽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

이 책의 끝부분에 실린 '추천의 말'에서,

'독서에 흥미를 붙이면 삶을 아름답게 꾸며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라는 자문위원의 이야기에

'아, 나도 우리 조카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이건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이 혹은 청소년 시기부터 문학에 흥미를 갖고 가까이 하며 살아간다면,

더 나은 안목을 갖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며 좋은 길을 향해 즐겁게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창비의 <소설의 첫 만남>의 출간은 더 반갑고 고맙습니다. ♥

기억과 망각은 모두 뇌의 생화학적 과정에 의한 것

망각의 기술
이반 안토니오 이스쿠이에르두 지음, 김영선 옮김 / 심심 / 2017년 6월

푸른숲의 인문•심리 브랜드 심심에서 출간한 신간도서 <망각의 기술>을 서평단 이벤트로 제공받아 필사하며 완독했어요.

'망각의 기술'이라는 제목과 '우리가 잊는 것이 우리 자신을 만든다'는 소제목을 보자마자 호기심이 발동했었는데요.
저의 기대가 한껏 부풀어있던 까닭인지, 망각을 돕는 획기적인 비법을 직접적으로 제공받거나 뭔가 결정적인 비밀을 알게된 것이 아니라,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만. ㅎㅎ

기억을 저장하고 인출하는 뇌의 활동과 과정을 이해하는 데 몇 가지 결정적 기여를 한 저자 '이반 안토니오 이스쿠이에르두'. 학습과 기억을 연구한 신경생물학분야 선구자로 과학자인 그가 이 책을 집필한 주된 목표를,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이해하고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제 나름의 어떤 팁을 얻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는 점은 꼭 밝혀두고 싶어요.

기대 수명이 100세로 전망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고령의 나이에도 활동적이고 생산적인 정신을 유지하며 지적 활동을 추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독서가 기억력을 단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질병이나 사고가 생기지 않는 이상 나이 든 사람의 뇌라도 매일 점점 더 많은 기억을 저장할 수 있고 충분히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읽고 앞으로도 꾸준히 독서를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

스마트폰과 컴퓨터와 같은 주변 장치를 적절히 잘 활용하는 것이, 우리 뇌의 저장 부담을 덜고 여유 공간을 확보하면서 정보를 더 안전하게 잘 다룰 수 있다는 것에 뭔가 안심이 되었고요. ㅎㅎ 그렇게 확보된 영역은 우리가 언제든지 생존, 생각, 사랑, 그리고 현실을 이해하는 일 같은 가장 긴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이기 위해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멋진 설명에 크게 공감해요.

무엇보다 읽기는 모든 뇌 영역과 기억 형태를 사용하고 실행하는 유일한 활동으로써 기억을 훈련해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온갖 종류의 기억과 기억의 연관을 훈련시키는 데에도 역시 읽기만큼 완전하고 유용한 지적 훈련이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됩니다.

기억력 상실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읽기, 학습, 신체 운동, 균형잡힌 식습관, 우리 주변의 삶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언급됐고요.

이 책에서 소개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자서전 <살아남기>를 꼭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했는데요. "(우리의) 삶은 우리가 산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는 것이고, 우리가 그것을 기억해서 이야기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라는 책의 첫 구절부터 확 당기더라고요.

그리고 저자는 결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망각하기를 선택하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기억의 형성과 마찬가지로 그를 상실하는 것 또한 우리의 의지와 뇌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뒤따른다고요. 즉 기억과 망각 모두 사실은 뇌의 생화학적 과정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망각의 기술>을 읽고 나서 무엇이 가장 뇌리에 가장 강하게 남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저는 단연코 '읽기의 중요성'이라고 대답할 겁니다. ^^ 망각의 기술은 배우지 못했으나, 읽기가 얼마나 완전하고 유용한 지적 훈련이며 꾸준히 지속되어야 하는 가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어 기쁩니다.

[100자평] 위험한 이웃

위험한 이웃 - 왜곡된 정의감으로 타인을 지배하려는 사람
우메타니 가오루 지음, 이수형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7년 6월

기대신간이에요. 궁금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