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이웃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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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모았던 <뿌리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그 원작소설을 집필하신 이정명 작가님의 4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선한 이웃>.

 

부끄러운 고백입니다만.. 사실 저는 정치에 무관심한데다 시대의식에도 어두운 편이에요.

다만 문학을 좋아하고,

작가가 구축해놓은 새로운 세계에 입장해 공감하고 감탄하는 일종의 여행을 즐길 뿐이죠.

'이건 정말 ​기막힌 타이밍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적기에 책에서 도움을 얻기도 하고,

소소한 일상의 풍요를 만끽할 수 있도록 예민한 관찰력과 표현을 키워주는

'섬세한 시선과 시적 문체'에 열광하기도 합니다.

책속에 펼쳐지는 가상공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주어진 문제(화두)와 갈등에 대해 탐구했던 것들은 현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힘을 지니게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힘의 작용에 있어, 방향과 크기의 문제 때문에 글의 완성도나 작가의 성향(가치관,철학)을 감안하여 고르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작가마다 고유한 문체와 개성을 지녔기에,
독자의 입장에서 그런 반짝반짝한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떤 작품이든 설레고 경이롭죠. 

 

 

이 작품의 배경은 1980년대인데요.
책을 읽는 내내, 약 30년이 흐른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식과 인간 세상은

과연 그 시간의 값만큼 진보했는 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대가 변했다, 세상이 달라졌다는 진부한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기도 했고요.
'​정말 변한 게 맞나, 진짜 달라졌나.. 근데 무엇이? 혁명이라 할만큼 기술이 발전하고, 공급 과잉으로 과소비가 팽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을 덮으면서 가장 강하게 들었던 생각은​
​딱 요즘, 이 시기에 우리가 읽어보면 좋을 주제가 제시되어 있다는 거예요.
​요근래 읽었던 모든 책 중에서

이 책은 압도적으로 - 약 300쪽에 달하는 분량 중 밑줄을 긋지 않고 넘긴 페이지가 드물 정도로 - 

좋았습니다.
작가님의 깊이 있는 통찰과 탐구를 토대로 놀라운 해석과 던져진 상징들,

게다가 시적인 묘사와 참신한 표현까지!

저와 같이 소설을 사랑하는 일반인 독자라면,  아마 놀라움에 놀라움을 거듭하며 읽으셨으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소설에 바라는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 주옥같은 작품이라고.
완독하고 나니, 뭔가 인상적이고 알찬 여행을 한 기분이에요.
내용과 필치에 번갈아 감탄하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널리 추천하고 싶은 신간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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