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일본 여류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글과 '아라이 료지'의 그림이 만나 <몬테로소의 분홍벽> 라는 이름의 사랑스러운 그림책이 탄생했어요. ^^
책 표지의 예쁜 분홍색 벽면 주위로 아기자기한 요소가 배치된 그림을 딱 보자마자 느낌이 왔죠. '아! 이책은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내용의 예쁜 그림책이겠구나!'하고.
커버의 부드러운 촉감과 선명한 색감에 "아, 예쁘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는 그림책.
도톰하면서 밀도 높은 내지는 빳빳하면서 보드라운 질감이라 참 좋아요. ♡
침대 곁에 두고 자주 꺼내볼 요량이라, 보드랍고 예쁜 이 그림책의 재질과 색감이 이야기보다 먼저 제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허구한 날 잠만 자는 바람에 게으르다는 빈축을 사는 연갈색 고양이 '하스카프'의 꿈속에 매번 등장하는 분홍 벽. 하스카프는 그 분홍 벽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현실에서 직접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 지를 궁금해하죠. 그곳이 바로 몬테로소에 있다는 걸 알게 된 하스카프가 바로 그 분홍 벽을 찾아 몬테로소로 떠나는 여행 이야기에요.
나이 든 부인과 함께 평온한 생활 - 그래서 다소 지루하다고 여겨질만큼 안정적인 - 을 하고 있는 수컷 고양이 하스카프가 현재의 보장된 편안함과 안전함을 모두 포기하고, 부인과의 이별을 결심하는 용기를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한 모험의 길을 나서요.
그렇게 무작정 그곳을 찾아가기로 작정한 하스카프는 여행길에 어려움도 겪고 유혹도 느끼고 추억에 휩싸여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도 마주치지만 결국 이 모든 것들을 지혜롭게 극복해내며 꿈속에서 만났던 그 분홍 벽 앞에 서게 됩니다. 꿈속의 아름다움이 바로 현실 앞에 펼쳐지는 황홀한 순간을 만끽하며 꿈만 같은 행복을 경험하지요. (박수 짝짝짝)
이책의 마지막 페이지, 바로 이 한 문장이 제 마음을 두드리네요.
"흔치는 않지만, 세상에는 몬테로소의 분홍 벽을 꼭 찾아가야 하는 고양이가 있다."
20대 때는, 사람들과 꿈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꽤 많았는데요.
대학 졸업하며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동안, 오히려 삶에서 가장 의미있고 중요한 '나의 꿈'은 점차 잊혀지고 불필요한 것으로 소거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
아님, 내가 현실에 순응하고 타협하며 살아가는 유형의 용기없는 사람이라 느꼈기 때문인지.
하스카프의 용기와 결단이 부러웠고, 정말 행복한 고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흔치는 않지만, 꿈을 찾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네요.
이책에 담긴 몬테로소의 풍경을 보면서, 일전에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못 들렀던 몬테로소를 포함한 첸퀘테레의 5개 마을도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어요. 이렇게 꿈 하나 살포시 추가해봅니다.^^
저는 이책을 위즈덤하우스 서평단 이벤트로 만났는데요. 침대 머리 맡에 두고 자주 읽고 싶은 예쁜 책이랍니다. 초등학생 여조카와 함께 읽기도 했는데, 좋아하더라고요.
널리 추천하고 싶은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