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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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작가 '피터 스완슨'의 신작소설 <아낌없이 뺏는 사랑>.

이번 달 22일에 출간될 예정인데,

푸른숲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이 책의 가제본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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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흥미진진한 내용과 읽기 쉬운 문체로, 술술 읽혀요.

저는 이틀 걸려 완독했는데, 하루만에 다 읽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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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존재'이기를 갈망하는, 카멜레온 같은 치명적 매력의 여인 리아나.

일탈을 꿈꾸는 무채색 같은 느낌의 평범한 남자 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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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러운 감정을 갖고 지켜봐서 그런지

저는 리아나의 입장에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타고난 불우한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욕망을 이뤄나가려고 갖은 짓을 다하는 그녀.

여러모로 분명 위험한 캐릭터인데

특유의 아찔한 매력이 느껴졌기 때문인지 뭔가 자연스럽게 마음이 동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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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글의 중심이 되는 남자 주인공 조지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마치 평범한 사람의 대표주자 격인 그의 평온하지만 다소 따분한 일상이 그려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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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추억을 무려 20년 동안이나 간직하며 살아가는 그는

일상 속에서 그녀의 모습 일부를 발견하기라도 하면 회상에 젖어 그리워하는

일종의 집착을 보이기도 하고요.

순수와 열정이 가득했던 시기에 처음으로 사랑을 경험한 상대,

심지어 그녀가 아름답고 매력적인데다 위험한 인물이라

그에게 더욱 인상적이고 강렬한 사랑의 추억으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지난 20년의 세월동안 그의 기억 속에서 더 미화되고 각색되는 바람에

아무래도 더 그리워하고 집착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대사처럼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다고 하지만,

이미 끝나버린 사랑이라 해도 아직 미련을 못 버리고 추억이나 감상에 젖곤 하니까들

조지가 왜 그러는지 충분히 공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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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옛사랑을 추억하며 일상 속의 어떤 작은 일탈을 바라던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첫사랑의 그녀가 짠하고 등장해서는 함정같은 유혹을 부리는데요.

그 덫에 휘말려 삶의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끼는 것들이 많았어요.

조지를 보고 있노라면,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 연상되니까..

비록 소설은 끝났지만, 그 이후로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도 매우 궁금하고요.

작가가 만든 이 세계는 분명 아찔한 매력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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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는 조지의 입장, 후반부는 리아나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방식이었다면

왠지 더 재미있고 소설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사실 저는 리아나의 목소리가, 그녀의 마음이 더 궁금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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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글귀, 밑줄을 그어가며 몇 번을 되뇌이던 문장도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느끼기에

가장 인상적이고 글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리아나가 조지를 향해 마치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 같았어요.

"무의미한 것들에 마음을 쓴다는 건, 결국 위험한 미혹에 지나지 않아."라고.

이 대화를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면서

짠한 슬픔과 함께 '의미'라는 단어에 오랫동안 생각을 하게 됐어요.

특히 의미있는 존재, 그리고 관계에 대해서.

어쩌면 리아나가 갈망하는 것은 오로지

의미있는 존재이고 싶다는 것 하나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정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었던 그녀의 진짜 삶이 무의미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그저 그 무의미한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던

그녀의 진짜 마음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대목이라

짠한 마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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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추천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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