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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나의 사랑
지연리 지음 / 창해 / 2026년 9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따라 발견한 더 많은 이야기

어린 왕자를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조금 애매한 대답을 하게 된다.
분명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인생 최고의 책으로 꼽을 만큼 사랑하는 작품은 아니다. (대체적으론 취향 문제...)
그래서 지연리작가님의 '어린 왕자 나의 사랑'라는 책은 조금 특별한 마음으로 읽었다.
나와는 달리 '어린 왕자'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같은 책을 읽었는데도 이렇게나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고,
하나의 이야기에서 이토록 많은 생각을 꺼낼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감탄스러웠다.
나는 그동안 이 책을 너무 일차원적으로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책을 읽는 데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문장을 읽어도 각자가 살아온 시간과 경험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독서의 재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작가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는 한 권의 책을 읽고 이만큼 생각을 넓혀본 적이 있었나 싶어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책 속의 문장과 인물에서 시작해 자신의 경험과 생각으로 이어지고, 그곳에서 다시 또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좋았다.
나 역시 앞으로는 무언가를 읽을 때 좋았다거나 슬펐다는 감정에서 그치지 않고,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고 조금 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무엇보다 '어린 왕자 나의 사랑'은 단순히 '어린 왕자'라는 책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었다.
어린 왕자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어느새 작가님의 삶과 경험으로 이어지고,
그 안에서 책과 사람, 관계와 삶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린 왕자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어린 왕자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나에게 어린 왕자는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필독서에 가깝고,
가장 사랑하는 책을 꼽으라면 아마 앞으로도 다른 책의 이름을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나와는 전혀 다른 마음으로 한 권의 책을 사랑해 온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며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
같은 것을 바라보더라도 누군가는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을 보고, 그곳에서 또 다른 생각을 시작한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함께 따라 걷고, 그 안에서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고 즐거운 시간이다.
어린 왕자 나의 사랑을 읽으며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도 바로 그것이었다.
어린 왕자로 시작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하나의 이야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다양한 곳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감히 내가 이 책에 대해 몇 마디 말로 더 설명하거나 정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보다는 직접 읽으며 작가의 시선을 함께 따라가 보았으면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나처럼 어린 왕자를 그토록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기꺼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